스테이크 보다 햄버거 조리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빨간 피가 고인 레어(rare)스테이크도 먹고, 생고기인 육회도 먹는다. 하지만 햄버거 패티의 경우는 다르다. 살짝만 덜 익어도 무서운 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돌변하기 쉽다. 같은 고기인데도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차이는 고기를 다지는 과정에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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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지 않은 햄버거 패티가 위험한 이유=물론 고기는 익혀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완전히 익히지 않는 요리일 경우 세균의 침투 영역이 어디까지 도달하느냐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진다. 스테이크의 경우 고기 겉 표면에 세균이 묻더라도 열이 가해지면서 사라진다. 그래서 겉에만 살짝 익힌 레어 조리법도 가능하다. 반면 고기를 갈거나 다져서서 반죽을 만들때는 겉표면에 붙은 세균이 고기의 안 쪽까지 침투해 전체로 퍼진다. 즉 고기가 속까지 확실하게 익지 않았다면 세균이 안에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이다. 스테이크와 달리 햄버거 조리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육류의 생산 과정에서는 살모넬라와 같은 유해 박테리아가 표면에 오염될 수도 있다. 주요 원천은 동물의 내장이다. 도륙할 때 동물의 내장에서 나온 박테리아가 고기 표면에 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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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햄버거 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발생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HUS는 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 살균되지 않은 우유 또는 세균이 오염된 야채 등을 먹으면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식중독 유형이지만 대장균의 독소 때문에 이차적으로 콩팥까지 망가진다면 HUS 질환이 유발된다.
값비싼 고기로 만든 버거나 고급 레스토랑, 가정에서 만든 요리도 안심할 수는 없다. 햄버거를 잘랐을 때 고기가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한 후 먹는 것이 안전하며, 만일 분홍색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먹지 않는다. 특히 임신부나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약한 그룹은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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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막으려면 ‘개인위생’ · ‘교차오염’ 신경써야=햄버거가 아니더라도 고기를 다져서 사용하는 모든 요리는 충분히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박테리아는 일반적으로 8°C에서 60°C 사이에서 잘 자란다. 8°C 이하에서는 성장이 중지되거나 현저히 느려지며, 60°C 이상에서는 죽기 시작한다. 시간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70°C 에서는 2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이보다 낮은 온도인 65 C에서는 10분 이상, 이보다 높은 75°C에서는 35초 이상 가열한다.
식중독 균을 막으려면 남은 음식을 다시 먹게 될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남겨진 음식은 바로 냉장고에 넣어야 하며, 냉장고 안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으므로 되도록 빠른 시간안에 섭취한다. 고기 뿐 만이 아니다. 독일에서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채소가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는 배추 절임이 문제를 일으켜 1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야채나 과일은 반드시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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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중에는 교차오염을 주의한다. 오염된 생고기와 채소를 동일한 도마나 칼을 이용해 조리하면 세균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는 다른 음식과 구별되도록 냉장고 하단 선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개인 위생은 기본이다. 고기를 만지기 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요리 중간마다 손 씻기를 자주 하는 것이 안전하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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