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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매직’에 K푸드 인기…

-굽네치킨 매출 120% 상승…GS25 내 K푸드도 인기

-한국 막걸리, 소주 등 주류도 스즈키컵 효과 톡톡

-현지서 스낵류 성장 중인 오리온 등도 기대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면서 K푸드를 앞세워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신이 났다. 이미 스즈키컵 준결승 이후부터 매출과 입점문의 등이 늘고 있어, 우승 효과로 탄력받을 성과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유통ㆍ외식ㆍ식음료 업체들은 최근 ‘박항서 효과’로 한층 높아진 K푸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스즈키컵 우승을 일궈낸 이후 베트남에 박항서 열풍이 다시 거세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K푸드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GS25에 몰린 현지 소비자 모습. [제공=GS리테일]

스즈키컵 우승을 일궈낸 이후 베트남에 박항서 열풍이 다시 거세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K푸드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GS25에 몰린 현지 소비자 모습. [제공=GS리테일]

베트남 대표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난 15일, 굽네치킨 호치민 1호점은 매출이 전주에 비해 120% 상승했다. 대회 기간 굽네치킨은 매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고객들이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결승전이 열린 지난 주말에는 한국 교민과 현지인이 어우러져 ‘치맥’을 즐기며 응원을 펼치는 풍경이 연출됐다고 굽네치킨 관계자는 귀띔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 선전으로 K푸드를 취급하는 한국 유통점도 웃었다. 베트남 GS25가 스즈키컵 준결승 이후인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점당 평균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동기간에 비해 11.8% 증가했다. 점포 방문 고객 수도 8.7% 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즉석조리 K푸드 상품 매출이 36% 가량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현지 GS25에선 떡볶이, 컵밥, 잡채 등을 점포에서 직접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 응원할 때 즐기기 좋은 맥주와 음료 매출도 21% 증가했다.


GS25는 앞서 베트남 남자 축구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룬 아시안게임 때도 박항서 효과를 체감했다. 아시안게임 기간인 지난 9월3일부터 20일까지 점당 평균 매출은 7월 같은 기간에 비해 13.2%, 고객 수는 12.6% 증가했다.


막걸리 저변 확대를 위해 최근 베트남을 공략 중인 국순당도 박항서 열풍에 미소짓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 초부터 베트남 주요 대형 마트와 업소 등에서 스즈키컵 프로모션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지에서 판매되는 국순당 막걸리 병 뚜껑에 축구공 디자인을 접목시키고, 이 병 뚜껑으로 간단한 축구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 경기마다 스코어를 맞추는 SNS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같은 프로모션과 K팝 등 한류 바람에 힘입어 국순당 막걸리의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다. 현지 매장 입점과 관련한 문의가 최근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국순당 측은 보다 현지화한 판촉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스즈키컵 우승에 따른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하다”면서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 증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국순당 측은 향후 관심도 추이를 지켜보면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박항서 감독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하이트진로도 현지 사업에 기대감이 커진 눈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대한축구협회 메인 스폰서로 활약하며 축구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해왔다. 이같은 인연으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베트남에 소주 전문점 ‘진로포차’를 오픈했을 당시 박 감독이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다.


업계는 해외에서 ‘소주=한국술’로 인지되는 만큼, 박항서 열풍이 현지에서 ‘참이슬’ 등 소주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낼 것으로 관측했다. 이미 한류 인기와 적극적 현지 공략이 맞물려 하이트진로의 올 상반기 베트남 소주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소주는 물론 한국식 안주가 입소문 나면서 진로포차도 베트남 젊은층의 ‘핫 플레이스’로 성업 중이다.


현지에 진출한 오리온 등 제과업체의 기대감도 커졌다. 대표 제품 ‘초코파이’는 현지에서 이미 ‘국민과자’ 반열에 올라섰다. 초코파이를 필두로 오리온 파이류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스낵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오스타(포카칩)’가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36.2%, ‘마린보이(고래밥)’가 74.8% 뛰었다. 스즈키컵 우승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4분기 실적을 합산하면 이보다 더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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