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당ㆍ무설탕’ 뭐가 더 좋은 건가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설탕 섭취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루에 총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이라면 당류 섭취 기준치는 200㎉, 이를 당으로 환산하면 50g(3g의 각설탕 16개) 수준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간식과 음료수를 먹다보면 당류 50g은 쉽게 넘어간다. 이 때문에 최근 소비자들은 설탕이 적게 들어간 식품의 구입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포장지에 적힌 ‘무설탕’ , ‘무가당’ 문구는 이름만으로 소비자에게 마음을 놓이게 만든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정확한 의미를 혼동할 수 있다. ‘無’ 또는 ‘Free’ 표기가 적혀있더라도 확인해야할 것들이 남아있다.
▶당의 종류=흔히 당이라고 하면 설탕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단맛을 느끼는 성분인 당류는 천연당(free sugars)와 첨가당(added sugars)으로 나뉜다. 천연당은 곡류와 과일 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을 말한다. 과일의 과당이나 유제품의 유당이 이에 속한다.
반면 첨가당은 설탕, 액상과당, 올리고당, 옥수수시럽 등이 있으며 빵이나 과자, 음료 등 식품의 제조에 흔히 첨가되는 당분이다. 특히 달콤한 맛의 음료는 첨가당 섭취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류 저감계획을 발표하면서 문제삼은 것은 가공식품에 넣어지는 ‘첨가당’이다. 의학전문가들은 첨가당의 과다 섭취는 당 중독 및 비만, 성인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첨가당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인공감미료 역시 우려할 부분이 있다. 칼로리가 낮지만 공복감을 유발하고, 대사활동을 줄여 비만을 유발한다는 호주 시드니대학이나 미국 예일대 대학의 연구결과가 있다. 포도당 흡수를 증가시켜 제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도 나왔다.
▶무설탕(Sugar-Free)=당의 종류들을 알고나면 ‘무설탕’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설탕 대신 감미료나 올리고당, 액상과당을 넣어도 현행식품법상 ‘무설탕’이라는 표기가 가능하다. 또한 과일 등의 재료에서 유래한 천연당도 들어갈 수 있으며, 설탕이 0.5g 미만으로 함유된 제품도 ‘무설탕’ 이라고 표기된다. 따라서 제품의 총 당분이 내는 열량을 생각한다면 살이 안 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무설탕이지만 많이 먹게 된다면 건강에는 안좋을 수 있다.
▶무가당(Unsweetened)=‘무설탕’ 과 함께 혼동하기 쉬운 것은 ‘무가당’이다. 이는 말 그대로 ‘첨가당’을 추가로 첨가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과일 주스일경우 원재료 외에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의 당을 추가로 넣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당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일 자체에 포도당이나 과당과 같은 천연당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식생활에서 ‘첨가당’을 줄이고 싶다면 ‘무설탕’보다는 ‘무가당’의 선택이 낫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품내에 들어있는 당류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식품 구입 전 반드시 포장지에 적힌 영양성분 표시에서 ‘당류 함량’을 확인해야 하며, 1회 제공량 기준인지 제품의 총 당류 함량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또한 설탕 대신 어떤 감미료가 들어갔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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