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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는 사과식초, 치아·뼈에는 ‘레드카드’...당뇨환자엔 위험할수도

지난 몇 년 사이 사과 식초(apple cider vinegar, 사과 사이다 비네거)는 잘 나가는 ‘슈퍼푸드’로 떠올랐다.


사과 식초가 인기를 모은 이유는 명백하다. 여과하지 않은 사과 식초는 단백질, 효소 등이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은 데다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왔다. 일본 미즈칸 그룹 중앙 연구소에선 진행한 연구(2009)에선 175명의 과체중 일본인을 대상으로 사과 식초를 섭취하게 한 뒤 지방 분해,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12주간의 실험 결과, 사과 식초를 매일 1스푼(15㎖)을 섭취한 그룹은 1.2㎏, 2스푼(30㎖)을 섭취한 그룹은 1.7㎏이 줄었다. 사과식초의 아세트산이 지방과 당 생성을 감소시키며 지방 연소가 활발해지는 효소를 생성해 체중 감량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에서 진행된 연구(1999)에선 샐러드 드레싱을 사과 식초나 각종 식초와 함께 섭취한 여성은 심장 질환의 위험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밝혀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식품도 ‘과유불급’이다. 특히나 사과 식초는 그간 ‘슈퍼푸드 애호가’들을 홀릴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실제로 사과 식초를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먼저 사과 식초를 너무 많이 먹을 경우 치아 손상이 올 수 있다. 식초의 산성 때문에 치아가 침식되고, 법랑질이 약화돼 충치가 생길 우려도 있다.


또한 사과 식초는 포만감을 주고, 혈당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제1형 당뇨를 앓거나 제2형 당뇨의 합병증인 위마비(gastroparesis)를 앓는 사람들에겐 위험하다. 사과 식초가 메스꺼움, 구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혈당 조절에도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또한 위궤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위산 역류를 일으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뼈 손실의 우려도 있다. 국제 학술지 네프론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사과 식초를 하루에 한 컵 정도 마시는 독일 여성이 심각한 근육 경련으로 현지 병원을 찾은 결과,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의사들은 이 사례에 대해 환자의 몸이 사과 식초의 높은 산도와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과정에서 뼈속 칼슘이 손실된 것으로 봤다. 뿐만 아니라 사과 식초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체내 칼륨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칼륨은 나트륨과 균형을 이뤄 정상 혈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은 물론 심장 혈관 기능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사과 식초를 섭취한다면 근육과 신경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들이 사과 식초의 효과를 살리며 섭취하기 위해선 요리나 샐러드 드레싱의 용도로 쓰는 정도가 좋다. 사과 식초를 있는 그대로 마시는 것은 권장하지 않으며 물이나 차에 1~2큰술 정도를 섞은 뒤 희석해 먹고, 약간의 꿀을 섞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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