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클린이팅’(clean eating)은 이제 전 세계적 트렌드를 이끄는 식생활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더 깨끗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과일분야에서도 가공식품보다는 천연 그대로를 섭취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건조과일의 경우에는 간편하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공과정을 거치면서 설탕 및 인공물질이 첨가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레이즌(Raisin·건포도)은 별도의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충분히 달콤한 맛을 가졌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때문에 잘못된 편견이 형성된 억울한 측면도 있다.
▶레이즌은 가공식품이다?=냉장보관을 하지 않아도 장기간 동안 먹을 수 있는 레이즌은 어쩐지 가공식품처럼 느껴지나 엄연한 천연식품이다. 껍질이 얇고 씨가 없는 포도를 뜨거운 햇빛과 바람으로 자연건조시키면 레이즌이 탄생된다. 캐러맬 색상 또한 건조 과정에서 당이 응축돼 생긴 것으로 어떠한 인공요소도 가미하지 않은 천연 색상이다.
▶달디 단 레이즌, 설탕에 절여 만든다?=레이즌을 먹으면 꼭 설탕을 뿌린 듯 달다. 하지만 이는 설탕과 같은 첨가당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천연 당’이다. 당도가 높은 포도를 말려 만들기 때문에 설탕을 넣을 필요가 없다.
▶레이즌은 달기만 하다?=달콤한 맛이 강하다는 이유로 영양소적인 측면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하지만 각종 연구에서 레이즌은 항산화제가 매우 많은 식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보랏빛 색감을 내는 ‘페놀화합물’이 다량 들어있어 항염뿐 아니라 항암효과도 발휘한다. 레이즌이 고혈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정한 양의 건포도를 매일 섭취하는 것은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라는 미국의 연구(2012)도 있다. 골밀도 함량을 높인다는 사실또한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미네랄 보론이 풍부한 건포도는 뼈 건강에 중요한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흡수를 돕는다.
▶레이즌을 먹으면 치아가 썩는다?=레이즌의 단 맛과 끈적이는 식감은 충치를 유발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많다.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건포도 속 올레아놀산을 포함한 여러 성분들은 충치균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플라그균 증식을 억제한다.
▶레이즌은 술안주로만?=우리나라는 레이즌을 주로 생으로 섭취하지만 생각보다 요리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이다. 빵이나 쿠키는 물론 단 맛을 내는 요리에 넣으면 설탕은 줄어들고 감칠맛은 올라간다. 최근에는 레이즌을 와인이나 사과·오렌지주스에 절이는 방법이 인기이다. 더 쫄깃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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