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나온 미쉐린을 맛봤다…‘테이스트 오브 썸머 인 서울’ 체험
미쉐린가이드, ‘테이스트 오브 썸머 인 서울’ 이벤트 마련
레스토랑 방문 없이 미쉐린 요리 즐겨
서울숲에서 먹는 포장 요리 & 밀키트 주문으로 집에서 완성
“국내도 미식의 일상화가 주목받기 시작”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미식은 단순한 맛을 넘어,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복합적인 식문화입니다”
손종원 라망시크레 레스토랑 헤드셰프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요즘 미식’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편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더이상 고급 레스토랑 또는 특정 부류에서만 누릴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일상에서 음식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개념으로 확장되며 식품 트렌드로도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미식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미쉐린가이드 서울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이벤트에 참여한 손종원 라망시크레 레스토랑 헤드셰프[미쉐린가이드 제공] |
미식 정의의 확장에는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이 크다. 해외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음식으로 삶의 즐거움을 채우려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할이 커진 것은 바로 미식 정보이다. 손종원 셰프는 “이전보다 미쉐린가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언급이 많아졌다”며 “전 세계적인 미식 정보의 제공은 미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안내서 미쉐린가이드의 1스타(2021년)를 획득한 셰프로, 지난 10년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이벤트, 포장되고 있는 음식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쉐린 가이드는 본격적으로 ‘미식의 대중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미쉐린 가이드가 추구하는 미식의 가치를 나누기 위해 최근에는 ‘테이스트 오브 썸머 인 서울’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벤트의 일환인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행사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손 셰프를 만난 성수동에서 진행됐다.
이 곳에서는 오전부터 특별한 만남과 음식들이 준비되고 있었다. 이날 오후 12명의 시각장애인들은 서울숲의 공간에서 손 셰프가 만든 음식을 즐겼다. 고급 레스토랑 대신 자연의 공간에서 즐기는 특별한 미식 경험이다. 메뉴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샐러드, 그리고 마들렌(madeleine, 프랑스식 부드러운 과자)의 디저트였다.
서울숲에서 즐기는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 요리들[미쉐린가이드 제공] |
오전에는 세계 최대 아동후원 NGO(비정부기구) 월드비전과의 협업으로 ‘꿈꾸는아이들’을 위한 ‘멘토링 쿠킹 클래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셰프를 꿈꾸는 아이들은 손 셰프와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함께 만들었다. 손 셰프는 “일을 하다보면 레스토랑에서만 갇혀 지내게 되는데, 이번 행사로 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미식 경험을 제공하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떼레노, 라망 시크레, 묘미, 코자차(가나다순)는 이날 지중해식 요리를 포장된 메뉴로 제공했으며, 사전 예약한 이들은 서울숲 인근의 지정된 장소에서 음식을 즐겼다.
‘테이스트 오브 썸머 인 서울’ 이벤트는 모두 레스토랑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서울숲이라는 오프라인 공간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 등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주문을 통해 진행됐다.
밀키트로 배달된 미쉐린가이드 선정 레스토랑 요리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
미쉐린가이드 서울과 공식 파트너사 마켓컬리가 협업한 ‘미쉐린 가이드 앳 홈 밀키트 딜리버리’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마켓컬리를 통해 사전 주문한 고객들에게 배송됐다. 랑빠스81, 베이스 이즈 나이스, 서울 다이닝, 소울, 에그 앤 플라워, 엘 초코 데 떼레노, 코마드(가나다순)는 마켓컬리로부터 식재료를 공수받아 당일 레스토랑에서 조리한 요리들을 선보였다.
기자가 체험해 본 해당 밀키트는 ‘서울 다이닝’ 레스토랑 메뉴로,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의 요리를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던 경험이었다. 레시피대로 끓이거나 데우고 굽기만 하면 요리가 몇 분 안에 쉽게 완성됐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대로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맛도 좋았지만, 미쉐린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특히 유명 셰프의 요리를 내 손으로 완성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관계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미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미쉐린 가이드 서울은 한국 미식문화 발전을 위해 국내 파트너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손종원 셰프는 “현재 우리나라는 미식이 일상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라 할 수 있다”며 “미식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 사람들의 선택이 다양해져야 미식은 발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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