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드르렁~’ 코 고는 우리 강아지, 괜찮은걸까?
비만ㆍ연구개 노장ㆍ염증ㆍ알레르기 원인
체중 조절ㆍ수술ㆍ환경 개선 등 큰 도움
평소 호흡 거칠고 혀 보랏빛일 땐 치료 시급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강아지들이 보호자와 같은 모습으로 잠자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게다가 배를 보이며 누운 채 잠꼬대를 하거나 ‘드르렁드르렁’ 코까지 골다가 자기 콧소리에 화들짝 놀라 깨는 걸 보게 되면 귀여움에 ‘아빠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러다 문득 ‘코를 골면 깊은 잠을 못 잘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혹시 호흡기에 문제가 있어 코를 고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강아지의 코골이, 정말 그냥 둬도 괜찮은 걸까?
강아지들도 사람들처럼 나이가 들면 코를 곤다. 그러나 어린 강아지가 심하게 코를 골거나 갑자기 코골이를 한다면 보호자들의 관찰이 필요하다. 목 주변이나 코에 이상이 생겨 숨쉬기가 힘들어졌다는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또 강아지의 코골이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잠을 설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해 고치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강아지도 살찌면 코 골아요
강아지가 살이 찌게 되면 기도 주변에도 살이 붙는다. 숨 쉬는 길이 좁아져 호흡을 할 때 소리를 내게 되는데, 코골이 대부분이 비만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비만은 코골이뿐 아니라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단조절과 운동 등을 통해 체중관리를 해줘야 한다. 정상 체중이 되는 것만으로도 코골이가 완화될 수 있다.
선천적일 수도
시추나 페키니즈, 퍼그, 불도그, 샤페이처럼 코가 납작한 견종(단두종)들은 선천적으로 코의 길이가 다른 견종보다 짧고 콧구멍이 좁아 코골이를 할 확률이 높다. 입 천장 뒤쪽의 연구개가 길게 늘어나게 되면 공기가 드나드는 기도의 입구를 막아 숨쉬기를 방해할 수 있다. 이를 ‘연구개 노장증’이라고 하는데, 평소에도 숨을 쌕쌕거리며 쉬며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곤다면 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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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코를 곤다면
평소에 코를 골지 않던 강아지가 갑자기 코를 곤다면 알레르기나 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꽃가루나 먼지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가 코골이를 유발할 수 있는데, 알레르기가 생기면 점액이 분비되고 콧구멍을 막게 되면서 거친 숨소리를 내게 되거나 코골이를 할 수 있다. 또 감기나 염증이 생겼을 때도 코를 갑자기 골 수 있다. 코가 마르거나 콧물ㆍ피 등이 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코 아닌 심장ㆍ치아 질환도 의심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나는 기침 소리가 코 골 때와 비슷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또 치아에 염증이 있을 때도 코골이를 할 수 있다. 또 후각이 예민한 강아지에게는 담배 연기 역시 안 좋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도나 코를 자극하게 되면 호흡이 어려워져 코골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피곤해서 일시적으로 코를 골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벼운 코골이라고 해도 장시간 방치하게 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아 고쳐주는 것이 좋다.
심하지 않은 코골이는 환경만 바꿔도 잡을 수 있어요
계속 코골이를 한다면 규칙적인 산책과 운동, 식단 조절로 체중을 줄여줘야 하며 먼지나 담배연기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깨끗한 주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 코를 골 때 옆으로 누워주는 것도 도움이 되며 베개 등으로 머리 높이를 조금 올려주면 가벼운 코골이는 줄어든다.
혀 색이 보랏빛이라면 즉시 병원으로
선천적으로 연구개가 잘 늘어나는 견종은 물론 코를 고는 상태에서 입을 벌리고 호흡을 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숨차 하면 수시로 혀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혀의 색이 퍼렇거나 보랏빛을 띠고 있다면 산소 공급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서울탑동물병원 양지영 원장은 “호흡기 증상은 치료와 함께 평소 생활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철과 같이 건조한 날씨에 코골이나 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가습기 등으로 실내를 습윤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김나연 수의사는 “반려견이 코골이를 할 때에는 단순히 귀엽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아 기자/jo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