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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시락 자동판매기 등장

[리얼푸드=고승희 기자]일본에서 도시락 자동판매기가 등장했다. 점심시간에 끼니를 놓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산토리 식품 인터내셔널은 음식점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는 구루나비와 손잡고 도시락 주문이 가능한 자동판매기 사업을 시작했다. 서비스 명칭은 타쿠벤(宅弁). 택배의 ‘宅’(타쿠)와 도시락의 ‘弁’(벤)을 합친 말이다.

주문방법은 간단하다. 이용자는 오전 8~10시 사이에 자판기에 돈을 넣고 타쿠벤 전용 버튼을 누르면 반환구에 구매 증명의 코인이 나와 주문이 완료된다. 이 코인을 사용해 자동판매기의 음료를 10엔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메뉴는 매일 바뀐다. 구루나비가 요일별로 코디네이트한 오피스 근처의 레스토랑이 주문을 받아 갓 만든 도시락을 12시까지 사무실로 배달한다. 가격은 700엔(한화 약 7000원)이다.

타쿠벤은 도쿄를 시작으로 고층 빌딩에 사무실이 있는 기업 등 12개사에 17대의 설치가 결정됐다. 2020년까지 1000대의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타쿠벤은 '런치 난민'을 공략해 등장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사무실 밀집 지역의 경우 12~1시 사이 음식점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심지어 직장이 건물의 고층에 위치할 경우 점심시간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다. 이로 인해 일본에는 '런치 난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런치 난민은 점심시간 동안 식사를 못하는 사람이나, 출발이 늦어 가게의 행렬에 줄을 선 사람들을 가리킨다.

구루나비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점심식사 환경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43%나 되며, 약 38%가 한 달에 한 번은 점심을 못 먹고 런치난민이 된다고 답했다. 타쿠벤은 이러한 런치난민을 위한 시스템이다.

현재 일본에서 타쿠벤의 등장은 침체돼가는 자판기 비즈니스에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며, 인근 음식점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타쿠벤은 일반 배달에 걸림돌이 되어 온 배달원의 확보와 배달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용자에겐 다양한 음식점의 맛을 직장에서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도시락을 계기로 내점 유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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