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노쇠와 복부비만 막는 식단 필요
국내 연구, 노인 남성은 과일, 여성은 생선 부족할수록 노쇠
근감소증 막으려면 단백질 섭취도 중요
“단백질 섭취 부족한 노인일수록 복부 비만 심해”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나이가 들면 몸이 바뀐다. 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체계도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자칫 영양소가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면 각종 질환 위험도 커진다.
특히 노인은 동일한 양을 섭취해도 다른 연령층보다 영양소 흡수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미각과 후각 능력이 떨어져 입맛이 줄고 소화능력도 약해 섭취량 또한 적어진다. 이 때문에 영양학자들은 노인이 될수록 영양밀도가 높은 음식들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면역력 강화와 노쇠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남성 노인의 경우 과일, 여성 노인은 생선 섭취에 보다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최근 한국영양학회 학술지(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에 실린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양하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과일을 적게 먹는 남성과 어패류를 적게 먹는 여성일수록 노쇠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1268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쇠한 남성 노인의 하루 평균 과일 섭취량은 81g으로, 건강한 남성 노인(220g) 보다 세 배 가량 적었다. 노쇠한 여성 노인의 경우 어패류를 하루 평균 66g 섭취했으며, 이는 건강한 여성 노인(115g)의 절반 수준이다. 김 교수팀은 “어패류는 노쇠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폐경 후 여성의 생선 섭취가 골다공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과일 역시 다른 나라 연구에서도 노인의 과일 섭취가 많을수록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해 노쇠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생선에는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 칼슘, 비타민 D가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과일은 항산화영양소인 비타민 A·C·E를 비롯해 식이섬유, 미네랄이 다량 들어있는 식품이다.
생선과 과일 외에도 나이가 들수록 매 끼 섭취를 챙겨야 하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단백질이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단백질은 면역물질의 주성분으로 면역력에도 중요하며, 특히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sarcopenia)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흡수율과 근육생성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근육량이 줄어들기 쉽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난 2017년에는 정식질병으로 등재했다. 2020년 개정된 보건복지부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단백질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남자 60g, 여자 50g 정도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만성질환의 원인인 복부비만 위험도 커진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박현아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덜 비만하고 허리둘레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에 상관없이 단백질 섭취량이 충분할 경우 체지방 지수와 허리둘레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이다.박현아 교수는 “단백질은 비만 위험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근육량·면역력 유지에 필수적”이라며 “다만 동물성 단백질이 전체의 3분의 1을 웃돌면 살이 찌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억제 호르몬의 분비도 촉진하기 때문에 공복감을 줄여 체중감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매 끼 식단에서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콩 등 양질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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