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조기 치매 불러온다
지나친 음주가 지방간이나 심혈관질환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한 과음을 많이 하는 젊은 여성은 중년에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스웨덴 우메아대학의 연구도 지난해 발표된 바 있다.
최근에는 과음이 기억 상실과 뇌 손상을 일으키는 치매에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알코올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과음이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 논문은 의료 전문지 ‘랜싯 퍼블릭 헬스’ (Lancet Public Health) 지에 게재됐으며 치매와 관련해 대규모의 연구가 진행됐다.
프랑스국립보건의학연구소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프랑스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치매 환자 100만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알콜 섭취 장애는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조기발병 치매와의 연관성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발증형 치매환자(5만7000건 사례)의 경우 절반 이상이 알코올 사용 장애 진단을 받았거나 알코올 섭취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무엇보다 알코올을 과도하게 섭취함으로써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부적응을 심각하게 초래하는 알코올 사용 장애는 조기 치매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치매 위험을 3배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술 속에 포함된 에탄올과 그 부산물이 뇌에 독성으로 작용하면서 장기적인 손상을 입힌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미하엘 슈바징거 박사는 “치매의 원인가운데 알코올이 차지하는 비율은 예상보다 매우 높다”며 “술이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국립알콜 남용중독연구소(NIAAA)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여성의 경우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일주일에 7 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 ‘과다음주’에 속한다. 성인 남성은 하루에 4잔 이상의 음주, 또는 일주일에 14 잔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 해당된다. 과음은 술의 종류, 마시는 속도, 안주섭취와는 상관없으며 알코올함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의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주량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