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에 식혜에...‘면역 도움이’ 귀리, 넣기만 하세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귀리는 ‘슈퍼푸드’ 별칭이 아깝지 않은 식재료이다. 이러한 유명세를 도운 성분은 귀리의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정상 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귀리에만 있는 아베난쓰라마이드(Avenanthramide)의 기능도 주목받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 물질인 알러진 생성을 억제해 피부 염증이나 가려움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전남대 연구팀은 이 성분이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바 있다. 아베난쓰라마이드는 현재까지 보고된 곡물 중에 유일하게 귀리에만 있는 물질이다.
귀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식용귀리의 수입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귀리 수입량은 지난 2013년(5019톤)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8년에는 4만6580톤을 기록했다. 귀리는 세계적으로 옥수수, 밀, 벼, 콩, 보리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수입에 의존하면서 거의 재배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정읍, 강진, 해남, 영암 등을 중심으로 재배가 확대되고 있다. 재배면적도 지난 2013년 200헥타르(ha)에서 지난해에는 1500 헥타르까지 증가됐다.
눈에 띄는 국내 품종도 있다. 다른 품종에 비해 건강기능성분 함량이 많은 ‘대양’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육성한 ‘대양’ 품종의 경우 치매 예방에 좋은 아베난쓰라마이드(Avn-C) 함량이 다른 국산 귀리나 외국산 귀리 가공제품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귀리 고추장[사진=농촌진흥청] |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귀리를 ‘슈퍼푸드’ 카테고리에만 넣어두고 실제 요리에서는 다양한 활용을 하지 않는다. 귀리는 오트밀이나 그래놀라등 서양식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졌지만 의외로 국적과 상관없이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쉬운’ 식재료이다. 무난한 맛을 가졌으며, 씹는 식감도 즐길 수 있고, 특유의 고소함은 음식의 풍미를 높인다. 귀리 스크램블이나 귀리 라자냐, 귀리 요거트, 귀리채소 수프 등의 서양식뿐 아니라 전통 한식에 사용해도 좋다. 귀리를 넣어 만든 귀리 고추장이나 귀리 누룽지, 귀리 고추장 비빔밥, 귀리 삼계탕, 귀리 떡국, 귀리 수제비, 귀리 단호박범벅 등 밥상위에 오르는 대부분의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전통 디저트도 가능하다. 귀리 인절미나 귀리 식혜, 귀리 가래떡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귀리스콘 [사진=농촌진흥청] |
귀리로 만든 누룽지나 고추장, 가래떡등은 다른 요리의 부재료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특히 ‘귀리 고추장’의 경우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아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조리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귀리 활용 한국형 레시피’에 따르면 먼저 엿기름 추출액에 귀리가루, 찹쌀가루를 넣고 가끔씩 저어주며 45도(인덕션 1단계)로 20∼25분간 끓인다. 물엿, 소금을 넣고 3∼4분 정도 약한 불에 끓인 뒤 한 김 식으면 고춧가루, 메줏가루를 넣고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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