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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야식 집착도 병이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바야흐로 웰빙 시대. 건강한 먹거리 못지 않게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식이장애는 보통 세 가지로 분류된다. ‘폭식장애’, ‘신경성 식욕 부진증’, ‘신경성 식욕 항진증’ 등이다. 그 중 거식증, 폭식증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식이장애 가운데 하나가 됐지만, 다소 생소한 식이장애도 있다. 기타 특정 식이장애로 분류되는 것들이다. 

1. 건강식품 탐욕증(Orthorexia nervosa)


‘건강’이 전 세계 푸드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도 수년째. 몸에 좋은 슈퍼푸드와 건강기능식품이 넘쳐나는 때다. 특정 음식들을 지칭하며 건강상 효능이나 위해를 강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또 다른 불안을 조장하곤 한다. 지나치게 건강식품만 찾는다거나 건강에 해롭다고 여기는 식품은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병’이다.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과도한 강박관념을 오소렉시아 너보사(Orthorexia nervosa)라 한다. ‘건강식품 탐욕증’이다.


‘오소렉시아 너보사’는 1997년 미국 콜로라도주 외과의사인 스티븐 브래트만 박사가 고안한 용어다. 칼로리와 식재료의 성분 등을 과도하게 따지면서 식단을 제어하려는 습관을 말한다. 오소렉시아 너보사는 보다 날씬하고 마른 몸을 가지기 위해 먹고 마시는 것을 제한하는 거식증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새로운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엔 슈퍼푸드 과잉에 디톡스, 로푸드, 글루텐 프리, 슈가 프리 등 먹거리에 대한 건강 정보가 넘쳐나며 부작용을 빚게 됐다. ‘스포츠&운동(Human Sport & Exercis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건강식품 탐욕증이 있는 사람은 인공색소, 화학조미료, 방부제, 잔류 농약, 유전자 조작 식품, 소금, 설탕 등에 대해 과도한 거부감이 있다. 건강한 음식만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외식이나 사회활동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2. 야식증(Night eating syndrome)


밤만 되면 입이 출출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매일 밤 과도하게 음식을 먹는 ‘야식증’도 식이장애의 일종이다.


야식증은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Albert Stunkard) 박사가 처음으로 언급한 식이장애다. 야식증을 가진 사람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 섭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불면증을 동반한다.


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적은 양을 먹고, 점심 식사도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저녁에만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먹는다. 또 일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자다가 깨거나,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야식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정상 수치의 절반 정도로 감소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도 저하시킨다. 이로 인해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 하고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야식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중요하다. 아침식사는 반드시 섭취하도록 하며, 점심에는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고, 저녁 식사는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3.운동성 식욕부진증(Anorexia athletica)


운동성 식욕부진증은 운동선수들에게서 나타난다. 강박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식사량을 엄격하게 제한해 살이 찌지 않도록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칼로리 소모량에 강박 증상을 보인다.


‘유럽식이장애(European Eating Disorders)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운동성 식욕부진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식이장애를 가진 사람들보다 자신의 체형과 체중에 불만을 가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의 경우 하루만 운동을 하지 않아도 과도한 죄책감과 불안감을 느끼며 심지어 우울감, 짜증을 동반한다 .


4. 당뇨 다식증(Diabulimia)


당뇨 다식증은 제1 당뇨병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섭식장애다. 인슐린 섭취를 강박적으로 제한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증상이다.


‘당뇨 과학과 기술(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제1형 당뇨가 있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식이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급격한 체중 감량 증상이 나타나고, 감염증이나 당뇨성 케토산증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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