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영양제, 꼭 필요할까
#1. 고양이가 유산균을 먹는다
“병원 갈 때마다 받아서 먹여요”
데본렉스와 오시캣의 집사, 직장인 류혜진 씨. 그는 최근 고양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유산균을 받아와 먹이고 있다. 얼마 전 오시캣이 묽은 변을 자주 보는 탓에 사료에 유산균을 섞고 있는 것이다.
#2. 강아지도 먹는다
영양제를 챙겨먹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 사람보다 노화가 빨리 찾아오는 동물 친구들이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도록, 각종 질환으로 고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다.
반려동물 영양제는 수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다. 의약품이 아닌 보조제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주인들은 병원과 펫샵을 방문했을 때 추가로 구매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산다. 티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7월 한 달간 반려동물 영양제 상품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1% 상승했다.
종류도 다양하다. 한 펫샵 관계자는 “흙을 밟고 살던 강아지들이 현대사회 들어 대리석, 마루바닥 등 미끄러운 바닥을 딛고 살다보니 관절 질환을 달고 산다. 이런 강아지들을 위한 관절영양제가 잘 나가고, 도시 환경에 노출돼 예민한 강아지들은 피부질환으로 가려워 긁는 애들이 많은데 이런 강아지들에게 사료에 섞여 먹이는 피부 영양제를 먹이는 주인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프리미엄 라인으로 나와있는 제품들도 잘 나간다”고 덧붙였다.
[제공=KGC인삼공사] |
#3. 영양제보다 사료의 세분화
하지만 모두에게 영양제가 필요하진 않다. 기본적으로 동물들이 먹는 사료의 경우 이미 영양성분들의 균형이 잘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사료만 잘 먹어도 영양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 김휘율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반려동물 영양제가 그들에게 필수품은 아니다”며 “각 업체에서 만들어낸 사료들이 이미 영양성분들이 밸런스가 상당히 맞춰져있기 때문에 그 사료만 가지고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질병 상태에 맞춰 강화할 필요가 있는 영양소의 경우, 처방을 통해 받은 영양제로 밸런스를 꼭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부가적인 영양제보다 연령대별로 필요한 사료를 세분화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물들은 종별로 생리적 특성이 다르고, 같은 종이라도 연령대별로 필요한 영양성분들의 구성이 다르다. 강아지, 성견, 노견일 때 집중적으로 필요한 영양성분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강아지와 고양이의 가까운 생리적 특성을 반영한 사료와 함께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료의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연령대 맞춤형 사료의 경우 일반 사료보다 가격이 높아 프리미엄 사료로 분류되는데, 생애주기별 사료의 필요성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두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티몬의 반려동물용품 매출데이터를 살펴보면 5만원이상 고가 사료의 매출신장률은 105%에 이르며, 사료 가운데 매출 비중도 27%로 가장 높다. 반면 2만원이하의 사료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24%로 낮을 뿐 아니라 매출비중도 16% 수준이다. 티몬 측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독일, 아일랜드 분유를 먹이는 것처럼 반려동물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프리미엄 사료를 구입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요즘은 강아지, 고양이 수명이 길어지면서 종별, 생애주기별, 건강별 사료를 먹이는 반려인들이 증가하면서 반려시장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연령대별 사료는 배합해서 줄 필요가 있다”며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함유량 등에서 세분화 돼 있는데 그 영양 균형을 성장주기에 맞춰 조절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공=티몬] |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