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마켓플레이스가 만드는 N잡러 억대 연봉자들
긱(Gig; 임시로 하는 일)이코노미가 이슈다. 하나의 회사에 몸담던 시대를 넘어, 아마존과 우버와 같은 여러 플랫폼에 입점하여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트렌드다. 한국에서도 쿠팡 등을 통해 긱이코노미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부쩍 늘고있다.
최근 직장인들의 투잡, N잡 열풍이 엄청나다. 어차피 연봉도 안 오르고, 코로나로 주식도 똥이고, 부동산은 쳐다볼 수 없는 산이다. 최소의 자본과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 한국 제품을 소싱해 해외에 파는 것을 시작으로, 제품을 확보하기도 전에 일단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N잡 트렌드 속에서 최근 쿠팡의 오픈마켓을 통해 소위 ‘재미 좀 봤다’ 라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종종듣는다. 쿠팡의 오픈마켓을 쿠팡 마켓플레이스 라고 한다.
최근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유명하지만,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여 엄청나게 돈을 버는 사장님들이 많다. 이미 쿠팡에서 투잡을 뛰며 월급보다 더 번다 싶을 때 창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으로 돈 많이 버는 사람은 꽤 많다 / 출처: 동아일보 |
이렇게 커지니 자연히 입점 몰도 따라 커지는 것 |
판매자가 쿠팡에 스스로 상품을 올리고 파는 오픈마켓을 ‘쿠팡 마켓플레이스’라고 한다. 3년이 채 되지 않아 마켓플레이스로 수십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셀러도 있다.
한 쥬얼리 브랜드 CEO는, 초기 오픈마켓 입점의 두려움을 쿠팡의 낮은 판매수수료로 용기를 얻고 극복하여 전 직장 연봉의 10배를 달성했다. 또 다른 여성의류 브랜드 사장님은 쿠팡의 인지도와 트래픽을 보고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결과, 현재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내고 있다. 아버지가 수확한 꼬막을 온라인에서 판매해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만 억대 매출을 찍은 대표님도 있었다.
이들은 소위 많은 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오로지 쿠팡에 집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어렵게 시간을 내준 3명의 셀러 인터뷰를 엮어보았다.
조용일 / 이순재 / 길준모 대표의 모습. |
쿠팡 마켓플레이스, 다른 플랫폼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매출 성장이 가능
작년에 이미 이런 기사가 떴다. 쿠팡의 성장은 중소 셀러들이 큰 역할을 했다. |
어쩌다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엘렌주얼리 조용일 대표: 원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습니다. 가업으로 귀금속 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오프라인이 워낙 힘드니 온라인으로 팔면 어떨까 생각을 했지요.
이힝 길준모 대표: 아내가 오프라인 옷 가게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장 다니면서 온라인으로 파는 걸 도왔지요. 투잡을 하니 시간이 부족해서, 한 곳에 올인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와온수산 이순재 대표: 회사에서 온라인 쪽 일을 했습니다. 언젠가 제 일을 하고 싶어서, 꼬막 양식업을 하는 아버지에게 계속 제가 팔아보겠다 했죠. 매번 거절 당하다가, 사표 쓰고 오니까 그제서야 팔아보라 하더라고요.
사표를 쓰고서야 꼬막을 내어준 아버지(…) |
시작은 어땠나요?
조용일: 온라인을 전혀 몰라 많이 헤맸습니다. 제품을 올려도 노출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못 잡았죠.
길준모: 일단 제대로 시작하니 사업 개념부터 익혀야 했습니다. 투잡 때에는 매출 위주로 봤습니다. 막상 나오고 보니, 매출은 높았는데 이익이 너무 낮더라고요.
이순재: 저는 회사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물건을 올리고, 사진촬영과 포토샵도 제가 했기에 좀 수월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포장이 문제가 됐죠. 당일 갓 조업한 꼬막이 바닷물을 머금고 있어 물이 새더라고요. 이후 2중포장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지금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조용일: 3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연매출 1억이 안 됐는데, 지금은 연 30억 이상입니다.
길준모: 저도 작년 처음 시작할 때는 월 5~6천이었는데, 지금은 쿠팡에서만 2억이 넘습니다.
이순재: 저는 작년 매출과 큰 차이는 없어요. 작년이 엄청나게 꼬막 수확이 잘 됐거든요. 올해는 이에 못 미치는데, 작년 매출과 비슷한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입점 5개월만에 쿠팡에서만 2억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만족해요.
매출이 치고 올라간 계기로는 무엇이 있나요?
조용일: 각 쇼핑 플랫폼에서 키워드를 넣으며 인기 있는 상품을 추려봤습니다. 목걸이, 귀걸이, 반지, 팔찌… 그러면서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감을 익혔습니다. 그들의 제목, 키워드, 사진 등을 벤치마킹했죠.
길준모: 판매량 등을 보며 소비자가 좋아하는 상품 위주로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산을 거의 없애고, 대부분 국내산으로 바꾸었습니다. 중국산이 싸긴 한데 디테일이 떨어져서, 반품 생각하면 그게 그거더라고요. 또 30개만 주문생산할 수도 있고요.
이순재: 쇼핑 플랫폼에서 꼬막을 검색해 보니 보통 1kg 위주더라고요. 그래서 3kg, 5kg, 10kg을 만드니까 바로 반응이 왔어요. 더 많이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더 싸게 살 수 있었으니까요.
쿠팡에서의 ‘꼬막’ 검색 결과. 광고로만 도배된 타 사이트와 달리 신생 쇼핑몰도 경쟁이 가능하다. |
쿠팡의 빠른 성장과 함께 올라가는 매출
쿠팡은 매출도 높지만 정말 고정고객이 자주 찾고 사는 앱이다 |
쿠팡에서 엄청난 성장의 셀러로 소개됐는데, 각 쇼핑 플랫폼 비중은 어떤가요?
조용일: 저희 단골고객들이 쿠팡에 모여있기 때문에 쿠팡에선 꾸준히 안정적인 매출이 나와요.
길준모: 대세는 확실히 쿠팡입니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50% 정도였는데, 지금은 70% 이상입니다. 쿠팡은 충성고객 비중이 높습니다. 다른 거 구경하다가 우연히 저희 제품을 사고, 맘에 들면 계속 주문을 넣습니다. 쿠팡 쓰는 분들은 계속 쿠팡만 쓰는 것이죠. 심지어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기획전에 선정되면 매출이 또 한 단계 올라간다 |
이순재: 이전 회사에서부터 온라인 판매하면서 여타 오픈마켓은 내려가는 게 보였고, 쿠팡은 올라가는 게 보였어요. 그래서 상품 세팅하자마자 쿠팡에 먼저 입점했어요. 쿠팡 자체의 성장을 믿었던 거죠.
마켓플레이스, 정성만 들이면 큰 매출이 발생한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하자면?
조용일: 남들보다 배송이 빠른 게 좋습니다. 일반 귀금속은 주문하면 1주일이 걸립니다. 그런데 저희는 공장에서 직접 만들기에 늦어도 이틀이면 완성합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배송이 빠르니 급한 선물이 필요한 분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특히 화이트데이, 가정의달 선물 등 키워드를 잘 세팅하니 매출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쿠팡은 판매자에게 다양한 데이터와 팁을 제공한다 |
길준모: 로켓배송으로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쇼핑몰 사장은 부지런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도 직접 사무실 나가서 주말에 포장하고 배송합니다. 로켓배송이 아닌데도 주말에 주문했는데, 다음 날 옷을 받으면 고객들이 감동하더라고요.
길준모 대표, 무뚝뚝한 인상과 달리 다정한 남자라고 한다 |
이순재: 저희는 식자재라 좀 다릅니다.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신선하게 가야 하지요. 좋은 꼬막이 살아서 제대로 도착하면 고객들이 정말 A4 2장씩 리뷰 남겨주고 그러더라고요.
혹시 뭐 나만의 비법? 이런 게 있다면…
조용일: 저는 지금도 고객 한 분 한 분께 손편지를 씁니다. 손님들이 정말 선물을 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또 포장도 외주 쓰지 않고 저희가 직접 합니다. 귀금속이기에 상품에 흠집 하나도 생기면 안 되니까요.
누가 쓰는진 모르겠지만 글씨를 굉장히 잘 쓴다(…) |
길준모: 저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모든 쇼핑 플랫폼을 관리하기 너무 번거로워서 지금은 심플하게 쿠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은 광고비를 써야 매출이 오르는데, 저희가 판매하는 옷은 워낙 마진이 낮아서 광고로 올리기 힘든 점도 있습니다.
이순재: 사업다각화입니다. 저는 식품 쪽이라, 올해처럼 꼬막 장이 안 좋으면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김치를 팔고 있어요. 전라도 김치가 유명하거든요. 김치 공장에서 원래 큰 회사랑 계약하려 했는데, 저희가 워낙 열정적으로 보여서 계약해 주시더라고요.
쿠팡은 일단 시작부터 쉽다. 클릭 몇 번이면 나만의 온라인매장인 스토어까지 열린다. |
마켓플레이스, 타 오픈마켓보다 쉽고 편하게 많이 버는 이유들
마켓플레이스로 월급 이상 벌어가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장점을 꼽자면?
조용일: 키워드를 최대 40개까지 설정 가능합니다. 타사는 보통 3~4개, 많아야 10개 정도가 전부죠. 키워드 세팅이 많이 되면, 상세 검색으로 들어올 노출의 기회가 많습니다. 키워드가 적으면 신규 판매자들은, 기존 업체와 노출 경쟁이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쿠팡은 연구만 잘 하면, 자신에게 맞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지요.
심지어 쿠팡 광고는 타겟팅도 자동으로 해준다 |
길준모: 무엇보다 좋은 점은 쿠팡 자체의 성장에 따라 매출도 함께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유입량이 타 쇼핑 사이트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이순재: 수수료도 저렴합니다. 쿠팡은 평균적으로 10%정도 되는데, 타 오픈마켓은 13~15% 정도입니다.
쿠팡 수수료가 진짜 저렴한 이유.jpg |
자사몰은 운영하고 있나요?
조용일: 올해 2월 시작했는데, 기존 단골고객들이 찾아주며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사몰을 만드는 건 좋지 않습니다. 노출이 아예 안 되고, 광고비를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아무리 자사몰을 잘 꾸며도 마치 무인도에 있는 호텔인 셈이죠. 먼저 쇼핑 플랫폼에서 브랜드를 알린 후, 이후 자사몰을 만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일단 쿠팡에서 자리잡고 자사몰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 |
길준모: 자사몰은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픈마켓으로만 팔고 있습니다. 자사몰에 고객 유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우선 잘 팔리는 쿠팡에 집중하려 합니다.
이순재: 저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쪽이라서, 자사몰은 물론 블로그, 인스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다각화 끝판왕 |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조용일: 자체 브랜드를 더 만드는 것입니다. 아직 엘렌쥬얼리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요. 데일리 브랜드를 떠올릴 때 엘렌주얼리가 먼저 떠올렸으면 합니다. 대기업의 비싼 귀금속보다, 저렴하고 편한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길준모: 지금은 쿠팡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성장하니 일부상품은 로켓배송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어요. 쿠팡의 다양한 비즈니스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이순재: 광주 쪽에 푸드공방을 차리고, 여기에 입점하는 음식을 온라인에 판매하려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전남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쿠팡으로 전국에 보급하고자 합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쿠팡 마켓플레이스 홈페이지에서 이미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로 클릭해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쉽게 구성되어 있다. 긱이코노미 시대의 N잡러, 혹은 직장에 다니며 투잡러로 뛴다면 일단 마켓플레이스부터 시작해 보자. 내가 좀 어설퍼도 쿠팡이 계속 성장하며 매출이 오를 수 있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