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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를 움직일 크고 기묘한 배터리

※ 이 글은 The New York Times의 「The Biggest, Strangest ‘Batteries’」를 번역한 글입니다.

만약 배터리, 그것도 대도시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배터리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도시를 움직일 크고 기묘한 배터리

수십 년 동안 발명가들 사이에서 고민되고 있는 문제다. 전기 수요가 급증하거나, 발전소가 멈췄다고 해서, 냉장고나 병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주 놀랍고 까다로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 태양열 및 풍력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원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이 진 후나 바람이 불지 않는 시간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적 규모의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한 필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연기 감지기와 테슬라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화학 반응으로 작동되는 전통적인 배터리 여러 개를 연결하는 것은 항상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너무 실용성이 떨어진다. 그 대신 기술자들은 온도, 마찰력, 중력 및 관성과 같은 여러 물리적 힘과 상태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모았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에 매달려왔다.

 

웨일즈에서 전력 회사가 산꼭대기에 특별한 호수를 설계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지하 동굴에 채워 넣은 압축 공기를 이용한다. 다음은 오늘날 상용화된 이런 시스템의 작동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동굴 내부의 압축 공기

1970년대 들어 독일 전력 회사는 전기 수요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기 저장 플랜트를 건설하고자 했다. 석탄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발전소가 신속한 전기 증산 또는 감산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 급증 시에는 수력 발전소가 훨씬 더 빠르게 가동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독일은 수력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구릉성 지형이 없었다. 하지만 고대의 지하 소금 매장지가 있었다.

 

천연가스와 석유를 지하 깊숙이 저장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을 빌려, 훈토르프의 들판에서 약 0.5마일 떨어진 곳 땅 속에 물을 흘려 넣어 소금을 녹인 후, 두 개의 동굴을 만들었다. 1978년 가동을 개시한 이 발전소는 전력 수요가 적어 값이 쌀 때는 전력망의 전기를 사용해 소금 동굴에 공기를 압축 저장한다.

 

이어 전기 수요가 급증하면, 모터로 압축 공기를 표면 위로 뽑아내 천연가스를 태우는 연소 시스템으로 보내 터빈을 회전시킨다. 공기를 압축하면 더 많은 산소를 터빈에 전달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다.

 

1991년 비슷한 발전소가 앨라배마 매킨토시에 세워졌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여러 에너지 회사들이 압축 공기 저장용 소금 매장지를 탐사하고 있다.

태양광을 비축하는 용융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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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마일 떨어진 네바다 주 토노파 사막에는 거대한 나선형 거울이 대략 55층 높이의 콘크리트 탑을 둘러싸고 있다. 튜브로 구성된 100피트 크기의 열교환기가 꼭대기 설치되어 있는데, 이 설비는 신비로운 이교도 의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크레센트 듄스 태양광 에너지 설비다.

 

이 설비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집중형 태양광 발전소로 고온의 염(소금)을 이용해 일몰 전 태양광 이용 가능 시간을 연장시켜준다.

 

이 발전소는 태양광 패널을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대신, 10,300개가 넘는 옥외 간판 크기의 거울이 있는 열교환기에 태양열을 집중시켜, 수백만 갤런의 소금을 녹여 전기가 필요할 때까지 저장한다. 물 같은 다른 액체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용융 소금이 증기 발생 시스템을 통과하고, 발생된 증기가 터빈을 돌림으로써 일몰 후 저녁 10시간 동안 75,000가구에 충분한 전기를 공급한다. 실질적으로 밤에도 태양이 떠 있는 셈이다.

크레인에 동력을 공급하는 회전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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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코디악 섬의 지역 전기 협동조합은 항구를 운영하는 해운 회사로부터 이례적인 요청을 받았다. 전기 크레인을 설치해도 되느냐는 것이었다.

 

이 회사는 노후된 디젤 구동 크레인을 더 빠른 전기식 새 크레인으로 대체하고자 했다. 그렇게 되면 더 큰 선박에 컨테이너를 더 높이 선적할 있어 선적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 당국은 당황했다. 강력한 기중기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짧은 순간에 소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전력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제안서와 잠재적 해결책을 검토한 끝에 진공 상태에서 회전하는 회전자를 사용해 모터와 발전기 역할을 하는 플라이휠을 장착했다. 2015년 이래로 가동되기 시작한 이 시스템은 전력망의 전기를 사용해 플라이휠을 가속시키고, 관성을 통해 속도를 유지한다. 크레인이 올라가면, 시스템은 로터의 운동량을 전기로 변환시킨다. 그리고 크레인이 내려가면 플라이휠을 재충전하고, 전력을 공급해 다시 속도를 높인다.

 

또한 이 설비는 전력 회사가 섬 전력의 약 4분의 1을 제공하는 풍력 터빈 전력망에서의 에너지 변동성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두 개의 호수와 큰 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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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영국은 전기와 전기 저장 설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다. 에너지 당국에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다. 바로 수력 발전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즉, 언덕 꼭대기와 밑에 호수를 하나씩 만드는 것이다. 사용자가 적인 시간대(그래서 저렴한)의 전기를 이용해 언덕 밑 호수에서 꼭대기 호수로 물을 끌어올린다. 이어, 전기가 필요할 때 꼭대기 호수의 문을 개방해 흘러내린 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당국자들은 이 같은 설비 건설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훨씬 더 큰 설비가 필요했다.

 

최적지 검토에 2년을 들인 후, 북 웨일즈의 스노도니아 국립공원 가장자리에 있는 엘리디르 산으로 정했다. 광야 지역에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에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이 장소는 여러 면에서 이상적이었다. 산 정상 부근에 마클린모르라는 호수가 있었고, 산 밑에는 페리스라는 호수도 있었다.

 

또한 중심부에 버려진 슬레이트 채석장이 있어 그 안에 디노르위그 발전소를 건설하기 용이했다. 하지만 전체 설비를 완성하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두 호수를 확장하고, 거대한 동굴을 파고,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터널을 뚫어야 했기 때문이다.

 

1984년에 개장한 이 발전 설비는 세계의 유사 형태 설비 중 가장 컸으며, 웨일즈 전체에서 6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원래 의도된 바대로 사용되지는 못했다. 그 대신 영국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인기 TV 프로그램이 끝날 때 전기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수백만 명이 동시에 차를 끓이기 위해 전기 주전자 플러그를 꽂았기 때문이다.

돌무더기를 실은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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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 전, 캘리포니아 주 산타 바바라 소재 소규모 벤처 기업 창립자들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력 발전과 유사하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친환경적 설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 설비의 핵심 원리는 돌무더기와 콘크리트 덩이를 실은 기차와 중력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어드밴스드 레일 에너지 스토리지(Advanced Rail Energy Storage)라는 회사는 캘리포니아 주 테하차피에서 이 원리를 입증했다. 먼저 디젤 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약 5톤 중량의 기차를 언덕 위로 끌어올린다. 이어 기차를 다시 아래로 내려보내면서 바퀴의 회전운동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프리우스와 같은 전기 자동차에 일반적인 회생 제동과 유사한 기술이다.

 

최근 이 회사는 데스 밸리 동쪽 약 30마일 너머의 네바다 주 파럼프에 최초의 상업적 규모 설비를 건설하기 위해 국토 관리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 설비는 훨씬 더 무거운 기차 7량이 포함되며, 15초 이내에 최대 발전량을 얻어내 일반 가정 14곳이 한 달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제빙기를 이용한 건물 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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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업무 시간이 끝나면 뉴욕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은 컴퓨터를 끈 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물밀 듯이 건물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건물의 지하실에서는 막 일이 시작된다. 대형 냉각기가 값싼 심야 전기를 이용해 물과 글리콜(부동액의 구성 요소) 혼합액을 빙점 이하로 냉각시킨다. 그 옆에는 물로 가득 찬 750갤런 크기 물탱크 40여 개가 갖춰져 있으며, 물탱크 각각의 내부에는 약 2마일 길이의 관이 둘러쳐져 있는데, 냉각기에서 냉각된 혼합액이 이 관으로 주입된다. 이를 통해 약 -2.8℃의 글리콜 용액이 순환하면서 물을 냉각시키고, 에너지가 얼음 형태로 효율적으로 저장되게 되는 것이다.

 

다음날이 되면, 관에서 글리콜 혼합액을 빼내, 폐쇄 회로형 공기조화 시스템에 주입된다. 물과 공기가 혼합되면서 2백3십5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건물에 10시간가량의 냉방 효과를 가져다준다.

필자 피우스 (블로그)

전업 백수 투자자이며, 네이버 블로그 "책도둑"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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