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가 먹어도 괜찮은 제철과일은?
아삭아삭하고 달짝지근한 배의 제철이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산 배가 당연한 존재이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큼지막하고 맛도 좋은 한국산 배는 사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맛도 맛이고, 식감도 식감이고, 심지어 효능까지 독보적인 배. 배에 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배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를 모아 보았습니다.
한 달 이상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나무에 열리는 과일들 중 배는 저장 기간이 꽤 긴 편입니다. 컨디션이 좋으면 한 달 이상, 두 달까지도 보관이 가능한데요. 비닐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도 좋고, 습도 조절을 위해 신문지 또는 키친타월로 꼼꼼히 포장해 밀봉이 가능한 지퍼백 봉지 등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배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에틸렌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사과와는 분리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음주 전에 먹어야 숙취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배의 숙취 예방 및 해소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신 뒤 배즙을 갈아 넣은 음료를 찾는 분들도 많죠. 그래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배즙을 갈아만든 음료가 인기를 크게 끌고 있는데요. 사실은, 음주 후보다 전에 마셔야 효과가 훨씬 좋습니다. 호주의 연방과학연구기구 CISRO에 따르면 음주 전 사람들에게 배 음료를 한 잔 마시게 하자 믿을 수 없을 만큼 두통이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과일 중에서 배의 숙취 해소 효과가 제일 좋은데, 배가 알코올의 배출을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발암물질의 배출을 촉진시킨다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연구팀이 4일 동안 흡연자에게 750g의 배를 매일 먹게 하고 이물질 배설량을 측정한 결과, 배를 먹은 후 혈액 중 이물질 농도는 뚜렷하게 줄어들고, 소변에서는 이물질 농도가 증가했습니다. 배가 발암물질의 배출을 촉진시켜 암 예방 효과를 높여주리라는 걸 알 수 있죠. 또 숙명여대 연구팀에서도 생 배즙 또는 열처리한 배즙이 발암물질의 돌연변이 발생을 낮추었으며, 배가 발암물질의 대사 산물을 신속히 배설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뇨 환자가 먹어도 된다
당뇨병 환자들은 과일을 쉽게 먹지 못합니다. 과일 속 당분이 혈당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당뇨병 악화와 합병증 유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과일 자체를 피하는 당뇨병 환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배는 과일 중에서도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에 속합니다. 배처럼 단단하고 딱딱한 과육은 섬유질을 이루고 있는 세포 조직이 질기고 촘촘해서 소화 흡수가 천천히 되고 혈당 지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는다고 하는데요. 당뇨 환자에게는 하루에 1/3 쪽 정도가 적정량이라고 합니다.
유일하게 미백 작용 성분을 함유한 과일이다
배에는 '알부틴'이라는 성분이 있는데요. 배를 제외한 다른 과일에는 이 성분이 없습니다. 이 성분은 미백 작용 및 비뇨기계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부틴은 주근깨와 기미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발생을 억제하여 피부를 맑고 청결하게 만들어주는데요. 이 성분은 이러한 우수한 미백 효과 때문에 고급 화장품의 천연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배는 미백 효과가 있는 유일한 과일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을 아시나요? 주로 배 껍질이나 과일 중심부에 많이 있는 이것을 배 석세포라고 하는데요. 세포벽이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 조직입니다. 3년 전부터 이 석세포는 화장품과 치약 등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가공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배의 석세포 분말을 2~5% 첨가해 만든 피부 각질 제거제는 각질 제거 효과도 일반 세정 크림보다 4.6배 더 높고, 치약의 연매 효과도 일반 치약에 비해 2.4배 더 높습니다. 효과도 좋고,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어 농촌진흥청에서 이를 널리 활용하고자 하고 있죠.
호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한국산 과일이다
KOTRA에 따르면 호주는 매년 200톤 규모의 한국산 배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죠. 호주인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과일 중 하나가 배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호주에서 수입하는 한국산 과일 중 압도적인 1위가 바로 배입니다. 또 최근 호주 정부 소속 연구 기관 CSIRO에서 서양의 배와 동양의 나시 배에 비해 한국산 배의 숙취 해소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는 증명하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산 배는 더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100년엔 한국산 배가 사라진다
2020년 7월 환경부와 기상청이 펴낸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전체의 평균 2배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배 작물들도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배의 주산지는 전남 나주, 충남 천안, 경기 안산 등이지만 2090년에 이르러서는 강원도와 경북, 충북 북부 등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100년경이 되면 재배 조건인 연평균 기온 11~15도에 맞는 땅을 한반도 내에서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아 한국산 배는 실종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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