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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까지 ‘슈퍼푸드’인 이 과일은?

한알, 한 알, 송이에서 알을 똑 따서 껍질을 벗겨 입속에 쏙 넣어먹는 포도. 참 개성이 강한 과일 중 하나죠. 그래서인지 포도맛을 내는 식품들이 시중에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습니다. 또 생과뿐 아니라 건포도, 포도주 등 포도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죠. 이 검붉은 과일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인간과 함께 해왔습니다.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런데 그 시간에 비해, 우리는 아직 포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오해하고 있는 것들도 있죠. 포도에 대한 작은 오해, 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 그리고 포도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들려드립니다. 포도 덕후들 모여 보실까요?

껍질의 흰 가루는 농약이 아니다

마트에 가서 포도송이를 보면 위에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괜스레 깨끗하지 않아 보여 가루가 묻어 있는 포도를 고르기가 조금 찜찜하고, 또 먹기 전에 가루를 꼼꼼히 씻어내게 되죠. 그런데 이 흰 가루는 사실 농약이 아니라, 친환경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오히려 친환경 재배 기술을 적용하면 이 가루들이 더 잘 형성됩니다. 이 가루를 '과분'이라고 부르는데, 포도 껍질의 일부분으로서 포도알이 어릴 때부터 발생해 수확기까지 유지됩니다. 도리어 포도가 농약, 먼지, 비 등에 노출되어 화학적, 물리적 자극이 가해질수록 과분이 쉽게 손상됩니다. 과분은 항상 깨끗하게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을 합니다. 고로 광택 없이 하얀 가루가 많을수록 달고 신선한 포도라고 보면 됩니다.

우울증, 불안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해준다

포도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일종의 폴리페놀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항암, 항산화, 항바이러스,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성분이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경약리학(Neuropharmacology) 저널에 발표된 버팔로대 약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성분은 우울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부터 뇌 신경을 보호합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우울증, 불안증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인 대체 약물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될 정도죠.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마운트시나이 연구팀의 쥐 대상 연구에서도 포도 속 폴리페놀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우울증과 연관된 뇌 변화를 줄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울증 약물 치료의 효과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대안적 치료제로 주목받는 만큼, 우울한 기분이 들 때 포도를 먹어 봅시다.

씨도 슈퍼푸드다

포도를 먹으면서 씨를 골라내고 과육만 먹거나 통째로 삼켜버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위해서는 과육과 함께 씨를 꼭꼭 씹어 먹는 게 좋다고 하는데요. 포도씨에는 천연 올리고매릭 프로앤소시아니딘 콤플렉스(OPCs)라고 하는 천연 식물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OPC 성분은 항산화 작용으로 유명합니다. 즉, 인체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고, 빠른 노화를 막고 특성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도 포도씨 추출물을 민간요법, 전통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당뇨병 합병증, 황반변성과 같은 시력 문제, 부상 또는 수술 후 부종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Alternative Medicine Review에는 항균, 항바이러스, 항암, 항염증, 항알레르기, 혈관확장 작용에 효능이 있다고 소개된 적도 있죠. 이에 해외에선 포도씨 추출 영양제를 따로 약품으로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포도씨유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포도씨는 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도씨를 압착해서 짜낸 식용 기름입니다. 가벼운 너트향이 나고, 느끼한 맛이 덜하며, 산패가 느려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Nutrition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포도씨유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여성의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식품농업과학연구소에서는 포도씨유에 '토코트리에놀'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지방 축적과 체중 증가를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강아지에게 주면 안 된다

강아지에게 포도는 초콜릿만큼이나 해로운 음식으로 절대 금기 사항입니다. 많은 수의사들이 강아지에게 가장 위험한 과일로 포도를 꼽는데요. 일반 포도는 물론 껍질을 깐 포도, 건포도 모두 해당됩니다. 포도에는 강아지의 신장 손상을 일으키는 중독 성분이 들어 있어, 가장 심각하게는 급성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의 크기나 종에 따라 심하면 포도 단 한 알만 섭취해도 구토, 설사, 혈뇨, 혼수상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포도를 먹고 한참이 지난 후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우리 강아지는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포도를 주는 일은 무조건적으로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가정집 샤워기에서 포도주가 나온 적이 있다

2020년 3월 초,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마을인 모데나 카스텔베르토의 20여 가정에서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틀면 물이 아닌 포도주가 끝없이 나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마을은 미식과 와인의 도시로 유명해, 전 세계 포도주 열혈 팬들이 찾아오는 관광지인데요. 현지 와이너리의 밸브가 고장 나 마을의 특산품인 '람브루스코 그라스파로사 와인'이 가정집의 수도로 흘러들어간 것이었다고 합니다. 본래 병에 담겨야 했던 1000리터의 포도주가 수도로 들어가버려 마을 사람들은 수돗물 대신 콸콸 흘러나오는 와인을 컵에 받아 즐겼고, 이 해프닝은 3시간 만에 해결되었습니다.

'포도 포(葡)'에 '포도 도(萄)'라는 뜻이다

"포도"라는 단어, 왠지 귀여운 어감에 발음하기 쉬워 순우리말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사실 포도는 한자어입니다. 그것도 포도만을 위한 한자들로 말이죠. 포도에서 '포'는 포도 포(葡), '도'는 포도 도(萄)입니다. '포도 포'에 '포도 도'라니, 포도 포도라는 뜻인 걸까요? 어째서 이런 한자가 존재하고 또 어쩌다 이런 이름이 붙은 걸까요? 사실 포도의 어원은 고대 이란어인 'budawa'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서양에서 동양으로 포도가 전해지면서, 동양의 상인들은 서양에서 부르는 이름을 자신들의 문자로 표기해 비슷하게 부르기 위해 한자를 만들었고, 여기서 '포도'를 위한 한자 두 개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포도가 넘어오면서 중국에서 음차해 사용하던 단어를 우리도 그대로 쓰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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