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호텔의 지속 가능한 노력
ⓒ Halekulani Okinawa |
Sustainability of Leading Hotels of the world앞선 호텔의 지속 가능한 노력
여행자가 호텔에서 투숙하면서 소비하는 에너지와 자연은 어떻게 환경과 지역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세계적 호텔 연합인 LHW(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의 호텔 여섯 곳에서 실천하는 지속 가능한 노력을 소개한다.
정리 피치바이피치
자료 제공 LHW www.lhw.com
Hôtel Barrière Les Neiges, France
ⓒ Hôtel Barrière Les Neig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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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텔 바리에르 레 네주
이름 그대로 3개의 계곡을 한품에 안은 프랑스 레트와발레(Les Trois Vallées)는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스키 지역이다. 슬로프 총연장이 무려 600킬로미터, 리프트 개수는 총 170개에 이른다. 수치 못지 않게 전 세계 스키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것은 호화로운 시설과 서비스다. 1940년대 개발된 최고급 리조트 단지 쿠슈벨(Courchevel). 이곳에 자리한 오텔 바리에르레 네주는 한 세기 가까이 이어진 프랑스 알프스 스키 리조트의 유서 깊은 럭셔리를 내세운다. 주변 산세와 눈 덮인 전나무숲을 배경으로 하늘과 맞닿은 입지부터 환상적이다.
42개의 객실과 스위트는 전통 샬레의 아름다움에 현대적 우아함과 모던함을 결합했고, 미쉐린 가이드 별 3개에 빛나는 마우로 콜라그레코(Mauro Colagreco) 셰프의 다이닝과 1,000제곱미터 규모의 복합 스파 시설까지 갖춰 스키를 즐기지 않아도 전혀 아쉬울 것 없는 휴양 리조트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물론 윌리엄 왕세자와 캐서린 왕세자비 부부 같은 세계적인 유명인사와 어깨를 스치며 슬로프를 가로지르는 경험을 놓치긴 아쉽다. 1박 1,500유로부터, hotelsbarriere.com
오텔 바리에르 레 네주의 지속 가능성
지배 구조와 협의 체계, 고객 관리, 책임감 있는 직원, 환경, 지역 개발. 이 다섯 가지는 사회·경제·환경적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수행하기 위해 오텔 바리에르 레 네주가 정한 키워드다. 이 원칙 아래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 소비와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며, 현지 식자재를 사용한 메뉴를 개발하는 등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행동에 옮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매 시즌 직원 트레닝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부 지침을 교육한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방향성을 함께 일하는 이들과 공유하고 체화하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하다.
Palace Hotel Tokyo, Japan
ⓒ Palace Hot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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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팔래스 호텔 도쿄는 1940년대와 1960년대, 같은 자리에 있던 두 호텔의 유산을 이어받아 도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10억 달러를 들인 재건축 공사를 거쳐 재탄생한 23층 규모의 호텔은 2022년 10주년을 맞았다. 일본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호텔 가운데 최초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별 5개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오트 퀴진을 선보이는 미쉐린 원스타 에스테르(Esterr)와 중식당 앰버 팰리스(Amber Palace)를 필두로, 가이세키, 데판야키, 스시 등 다양한 일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바 10곳이 자리하며 일본에서 유일하게 에비앙 스파를 선보인다.
해자를 사이에 두고 고교 히가시교엔(東京 皇居東御苑) 건너편에 자리해 모든 객실과 스파,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에선 도쿄 도심의 녹지가 한눈에 담긴다. 로컬 문화와 예술을 인테리어와 서비스에 고르게 녹여낸 것도 차별점. 1,000여 점의 예술 작품이 로비와 리셉션을 포함한 호텔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객실 내에는 에히메현의 명물 이마바리 타월, 도쿄의 유서 깊은 티 전문점 주케츠도의 차, 도치기현의 전통 도자기 마시코 찻잔과 900년의 역사를 지닌 이와테현 주물 찻주전자가 비치돼 있다. 1박 7만 엔부터, palacehoteltokyo.com
팔래스 호텔 도쿄의 지속 가능성
팔래스 호텔 도쿄는 일본식 환대 문화 오모테나시(おもて なし)를 서비스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호텔이 강조하는 ‘지극한 친절’은 호텔 투숙객뿐 아니라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태도이기도 한 것. 그 실천은 호텔 오픈 이래 한 단계씩 차근차근 이루어지고 있다. 호텔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객실 조명을 LED로 교체하며 지역 농산물과 못난이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기도 한다. 일본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 2021년에는 환경 보호부터 지역 사회 기여까지 여러 항목을 충족시킨 숙소에만 부여하는 에코 마크 인증도 획득했다.
Anantara Villa Padierna Palace Resort, Spain
ⓒ Anantara Villa Padierna Palace Reso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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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antara Villa Padierna Palace Resort |
스페인 최남단 코스타델솔(Costa del Sol)은 산과 바다, 연중 온화한 기후까지 모든 것을 갖춘 해안 지역이다. 뒤로는 시에라 블랑카(Sierra Blanca) 산맥이 감싸고, 정면에는 지중해를 마주한 모래 해변이 반짝이는 천혜의 환경을 전 세계 부호와 셀러브리티가 가만둘 리 만무한 법. 그 덕분에 아난타라 빌라 파디에르나 팰리스 같은 비현실적인 안식처도 만날 수 있다. 그림처럼 우아한 이곳의 저택은 18홀 골프 코스 3개에 둘러싸여 완벽한 프라이버스를 보장한다. 훨씬 더 비밀스러운 휴가를 꿈꾸는 이들은 프라이빗 풀이 딸린 빌라를 선택할 수 있다.
객실에선 안달루시아의 산 풍경과 잘 가꾼 정원, 아담한 호수 등이 내려다보이고, 리조트 곳곳을 장식한 1,200여 점 예술 작품도 휴가의 품격을 높인다. 무엇보다 지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웰니스 스파 시설은 리조트의 하이라이트로, 2,000제곱미터의 부지에 로만 바스와 하맘, 야외 수영장이 자리한다. 마르베야(Marbella)나 에테포나(Estepona)를 방문해 해변 도시의 정취를 느끼거나 헬리콥터 투어, 미식 투어 등을 즐겨도 좋다. 1박 400유로부터, anantara.com
아난타라의 지속 가능성
아난타라 그룹은 세계 각지에 있는 호텔과 리조트를 통해 현지 문화와 환경을 지키는 일에 적극 동참한다. 예를 들면, 산호초 보호와 복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코랄 리프 CPR(Coral Reef CPR)과 협력해 몰디브의 산호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짐바브웨에선 소규모 생산자와 직거래 계약을 맺고 지역 농가의 자립을 돕고 있으며, 캄보디아 카다멈 산맥(Cardamom Mountains)의 정글을 지키기 위해 현지 야생 경비원을 지원하는 기금을 제공한다. 한편, 매년 에너지 사용을 10퍼센트씩 줄여 나가고, 지역 장인이나 예술기와 협업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아난트라의 모든 호텔과 리조트가 참여하고 있는 공통 과제다.
The Kahala Hotel & Resort, Hawai‘i
ⓒ The Kahala Hotel & Resort |
ⓒ The Kahala Hotel & Resort |
더 카할라 호텔 & 리조트는 하와이 와이키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한 발 비켜나 있다. 와이키키 해변 동쪽,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를 끼고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경관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리조트에 이른다. 병풍처럼 서 있는 코올라우 산맥(Ko‘olau Mountain Range)을 배경으로 약 250미터 길이의 한적한 해변을 독차지하고 있어 호젓하면서도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지는데, 1964년 처음 문을 연 이래 미국의 모든 대통령(린든 존슨부터 버락 오바마까지)과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이곳을 선호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호텔 내 5개의 다이닝 공간 중 하나로, 현지 식자재를 사용해 환태평양의 미식을 선보이는 호쿠스(Hoku’s)는 하와이 내에서도 손꼽히는 레스토랑. 하와이의 전통 재료와 힐링법을 접목한 스파 테라피는 몸과 마음, 영혼의 조화를 생각하는 하와이의 전통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1박 485달러부터, kahalaresort.com
카할라의 지속 가능성
카할라 호텔 & 리조트는 오아후의 자연과 문화를 지키는 일에 집중한다. 에너지 효율성, 수자원 보호, 자원 재활용 등의 환경 정책에 더해 ‘지속 가능성과 문화·예술을 위한 카할라의 실천(KISCA)’을 내세운다. 훌라춤 배우기부터 레이 만들기, 라우할라(Lauhala) 전통 공예 등 문화 체험 클래스를 호텔 내 다양한 장소에서 상시 운영하고, 각종 이벤트를 기획한다. 지난 50여 년간 호텔 투숙객은 물론, 지역 사회, 현지 비영리 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하와이 그린 비즈니스 프로그램(Hawaii Green Business Program)에 선정되기도 했다.
Halekulani Okinawa, Japan
ⓒ Halekulani Okinaw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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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의 온나손(恩納村)은 오키나와 본섬에서도 빼어난 해안 풍경과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지역. 일찌감치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가 온나손에서 각축을 벌이며 여행자를 환영했다. 2019년 오픈한 할레쿨라니 오키나와는 미국 하와이를 대표하는 호텔 브랜드 할레쿨라니의 첫 번째 해외 호텔이다. 약 13만 제곱미터 규모의 오키나와 해안국정공원 내 해안선을 따라 자리해 진정한 자연 속 휴식을 제공하며, 오키나와에서 유일하게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의 별 5개를 받았다.
360개의 객실, 8개의 레스토랑과 바, 스파와 피트니스 센터, 독채 빌라 등 갖춰 다양한 휴양 스타일에 따라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할레쿨라니 브랜드를 대표하는 카틀레야 난초 모양의 모자이크 타일 150만 개로 장식한 야외 수영장은 멋진 사진 촬영 포인트로 인기다. 현지 업체와의 협업으로 오키나와의 문화와 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1박 4만8,000엔부터, okinawa.halekulani.com
할레쿨라니 오키나와의 지속 가능성
할레쿨라니 오키나와는 UN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중 하나인 ‘수중 생물 생태계 보전’을 지원하기 위해 ‘산호 양육(Coral Nurturing)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키나와의 산호는 오키나와 제도를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풍부한 해양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는데, 기후 변화와 해양 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등의 영향으로 산호 서식 환경이 악화되는 실정이다.
‘산호 양육 프로그램’은 오키나와 류큐 대학교 열대 생물 연구 센터와 온나손 마을 어업 협동조합과 함께 개발됐으며, 할레쿨라니 오키나와 주변에 산호를 심어 산호초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매주 수요일 90분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투숙객은 산호와 해양 환경 보호에 대해 배우고, 앞바다에서의 산호 배양에 참여하며, 보트에서 산호를 심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운영 기금은 재활용 PET로 제작한 할레쿨라니 오키나와 에코백 판매를 통해 마련된다.
The Okura Tokyo, Japan
ⓒ The Okura Tokyo |
ⓒ The Okura Tokyo |
1962년 도쿄에 문을 연 호텔 오쿠라(Hotel Okura)는 일본 고유의 아름다움과 호스피털리티를 보여주기 위해 창립한 오쿠라 호텔 & 리조트(Okura Hotels & Resorts)의 시작이었다. 근대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로(谷口吉郞)가 설계한 호텔은 수십 년간 전 세계 귀빈의 호스트 역할을 자처했다. 2019년 재건축을 거쳐 17층 규모의 오쿠라 헤리티지 윙과41층높이의고층빌딩 오쿠라 프레스티지 타워에 오픈한더오쿠라도쿄는같은 자리에 있던 호텔 오쿠라의 유산을 극진히 이어받는다. 일본의 전통 미학을 담아내는 것이 그 핵심.
2개의 로비와 수많은 국제 행사가 열리는 연회장, 사계절의 변화를 담아낸 정원 등 호텔의 모든 공간은 절제의 미를 강조해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메뉴부터 식기까지 일본의 멋과 문화를 경험하도록 설계된 다이닝 공간 역시 마찬가지. 일본 최초의 개인 미술관으로, 호텔 창립자의 아시아 예술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는 오쿠라 미술관도 부지 내에 있다. 1박 5만3,300엔부터, theokuratokyo.jp
더 오쿠라 도쿄의 지속 가능성
로컬 호텔 브랜드로서 전통과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호텔 오쿠라의 설립 철학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즉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에너지와 자원 절약, 녹지 공간 조성 등에 동참하고, 각종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통해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호텔 곳곳에 일본 47개 현의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고 창립 초기부터 매달 무료 클래식 공연을 개최해온 것이 대표적. 나아가 환경 보호와 여러 구호 활동에 참여하고 직원 현지 대학과 협력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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