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50억원 횡령한 회장님이 유통업계 연봉킹 등극한 까닭
우여곡절 끝에 다시 그녀가 복귀한 자리는 다름 아닌 ESG위원장 자리. 작년부터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ESG는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두루 지키고자 하는 경영가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삼양식품 측에선 “오너 일가는 횡령 금액을 이미 다 배상했고,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요해 김 총괄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도 올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재계에서는 회삿돈을 횡령해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회사 내부 ESG조직 최고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맞지 않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요.
한편, 오너 일가 부부의 고액 연봉 논란에 대해 삼양식품 측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요. 삼양 식품 측은 “작년 전 전 회장과 김 사장이 받은 급여에서는 퇴직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연봉 개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전 전 회장은 퇴직금으로 일반인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140억원 상당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기업 임원들의 퇴직금 산정 기준은 일반 직원들과는 다른데요. 보통 1년 일하면 한 달분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전 전 회장은 4.5개월 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았습니다. 한국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보통 직원들 지급률을 1로 봤을 때 임원들은 통상 3으로 잡는다”라며 “4.5는 아무리 임직원이라 할지라도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옥중에서도 100억 단위의 연봉을 받거나, 업계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총수들의 연봉은 계속해서 오르니 지금껏 기업 총수들이 연봉 적정선을 놓고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예컨대 롯데그룹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신동빈 회장은 112억원 이상의 보수를 가져갔습니다. 또한, 이부진 대표가 이끄는 호텔신라 역시 직원들의 임금은 삭감한 반면 이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 대비 17억원이나 뛰었는데요.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총수들이 자신이 받을 보수를 직접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사회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받을 연봉 상한선을 정하면 이를 주주총회에서 최종 의결하는 구조인데요 . 이사진들의 의견이 주주총회에서 거절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셀프 연봉 책정 ’이 가능한 것이죠 .
책임과 성과에 따른 보상은 당연하나, 단지 기업의 총수라는 이유로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묻지마 고액 연봉’은 논란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전문가들은 사외 이사들의 권한을 강화하거나 소수 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식으로 총수들의 임원 보수 승인에 대한 견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서울 소재 모 대학의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기업 오너들이 받아가는 연봉에 대해 소액 주주들로부터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임원 연봉 산정에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려고 노력해야 총수들의 연봉을 둘러싼 논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옥중경영을 하면서도 유통업계 연봉킹으로 등극한 진 전 대표에 대한 얘기부터 기업 총수들의 셀프연봉책정에 대한 논란까지 다뤄봤는데요. 여러분은 기업 임원들의 연봉 책정 논란이 줄어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