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난다’ 버닝썬으로 유명한 5성급 호텔 자리에 들어서는 것
코로나19가 국내 경제 곳곳에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그중에서도 유독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 있는데요. 바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치명타를 입게 된 호텔업계가 그렇습니다. 이들은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막대한 소실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꺼내든 카드가 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의 손실을 감당할 수 없던 호텔들이 마지막으로 시도한 전략의 정체는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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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업계는 코로나19에 성장 발목이 단단히 잡혔는데요. 국내 대표 호텔이라 할 수 있는 호텔신라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손실 7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냈으며, 동기간 워커힐호텔앤리조트와 GS리테일의 파르나스호텔은 각각 89억 원, 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롯데호텔은 지난 1분기 무려 7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1성급 호텔들이 나란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한 와중 3·4성급 호텔의 매출 타격은 가히 버티기 어려울 정도라고 짐작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3월에서 9월까지 국내 호텔 객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7%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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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증가로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업계가 다시금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국내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다소 상황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업계가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관광객 감소는 물론 국민들의 호텔 이용률도 반 토막 나 다시 피해 다음 분기도 매출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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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호텔업에 손을 떼려는 움직임도 업계에 불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호텔들은 매물로 나와 리모델링을 거쳐 사무실 혹은 오피스텔 등으로 모습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매물로 나온 호텔이 리모델링을 거쳐 신규 호텔로 거듭났다면 요즘은 아예 호텔업에서 손을 떼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국내 한 자산운용사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국내 호텔 거래 규모는 8400억 원에 이릅니다. 반년 만에 지난해 거래 규모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죠. 업계에서는 호텔 불황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기에 올해 말까지 지난해 거래 규모 9424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대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수준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추산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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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은 케펠자산운용에 매각돼 향후 오피스로 운용될 계획이며, 지하 1층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으로 숱한 논란을 빚었던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은 올해 초 현대건설 손에 맡겨져 주상복합 혹은 주거시설로 변모할 예정입니다.
이외 매각 가격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는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남 호텔, 은평구 소재의 스위스그랜드 호텔 등이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코로나19 이전 관광객으로 늘 붐볐던 명동의 호텔의 경우 약 90%가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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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호텔 매물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현 상황은 이보다 앞서 호텔 건립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으로 호텔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부는 지난 2012년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한시적으로 시행해온 바 있습니다. 호텔 건립에 있어 주차공간 확보 기준과 용적률 기준을 완화한 해당 특별법 시행 이후 서울 시내 호텔은 2012년 161곳에서 2019년엔 460곳으로 186%가량 폭증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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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호텔을 눈여겨보는 이들은 자산운용사, 건설사, 외국계 투자회사 등입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매물로 나온 서울 호텔이 매력적인 이유는 호텔 건물이 아닌 호텔이 지어진 땅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 개발 부지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입지가 뛰어난 호텔 부지는 탐이 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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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호텔의 용도 변경에는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정부의 호텔 건립 장려 특별법으로 용적률, 주차장 규모 등에서 혜택을 받아 지어진 호텔을 다시 다른 용도로 전환할 경우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느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실제로 최근 호텔을 매입한 사업자들도 아직 인허가 절차를 보류하고 있는데요.
이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호텔 부족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호텔업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업계 분위기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가 호텔업계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될는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