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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 6천, 여성 비율 높은 직업의 현실은 이렇습니다

선망의 직업 하면 자연스럽게 사자 직업을 떠올리게 됩니다. 의사, 변호사, 판검사 등 엄청난 양의 지식을 오랜 시간 습득한 만큼 높은 소득이 보장되어 있죠. 사회적 지위 역시 높아 자녀를 ‘사’자 직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약사 역시 이러한 사자 직업 중 하나로, 다른 전문직에 비해 근무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약대 진학을 한 학생들 역시 이 점을 약사의 장점으로 꼽고 있죠. 그렇다면 과연 약사는 소문처럼 편한 직업이 맞을까요? 약사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총 6년의 시간을 대학에서 보내야 합니다. 과거에는 수능을 통해 약학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기초교육의 필요성과 진로 선택의 기회 확대 등을 이유로 2+4년제로 개편되었습니다. 약대가 아닌 다른 학과에서 2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인 PEET를 통과해 약학대학에 편입할 수 있죠. 그러나 2022년부터 통합 6년제가 도입되면서 수능으로 약학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공부를 마치면 약사국가고시를 치른 후 약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되죠.
공부량은 두말할 것 없습니다. 2년 동안 필수 교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PEET 시험을 준비해야 하죠. PEET 시험의 경우 전문직 선호도 증가로 인해 경쟁률도 매우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시행된 PEET 시험 결과, 실질 경쟁률은 8.5 대 1 정도였죠. 약대생들은 편입보다 준비 과정이 더 힘들 정도라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겹게 약학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다시 한번 고생길이 시작됩니다. 일반 학부와 달리 모두 전공 공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난이도가 더 높은 편이죠. 책 한 권이 시험 범위가 되는 건 일상입니다.

이렇게 약사 면허증을 따게 되면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약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대부분이 일반 약국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사는 환자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처방전을 토대로 약을 제조하고,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역할을 하죠. 무조건 약만 제조하는 것이 아닌, 의사가 제대로 된 처방을 내렸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약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병원을 거치치 않고 온 환자들에게 일반 약을 상담해주기도 하죠.


병원 약사로도 일할 수 있습니다. 일반 약국과 달리 병원에서 이용하는 약 전체를 관리하기 때문에 약국 약사보다는 일이 고된 편입니다. 제약 회사에 취업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영업, 마케팅, 임상 허가 등 맡을 수 있는 파트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죠. 이외에도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공공 기관에 입사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신약 개발 등의 연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약사는 초봉이 꽤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약국 약사는 5,000~6,000만 원 정도, 병원 약사는 4,500만 원~5,000만 원 정도입니다. 특히 약국 약사의 경우 인력이 부족한 지방으로 취직하게 되면 더 높은 초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약사가 약국 약사보다 초봉은 낮은 편이지만, 정년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또 퇴직 시 사학 연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제약 회사는 회사 규모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지만, 그래도 역시 일반 기업보다는 초봉이 높은 편에 속합니다. 외국계 제약 회사일 경우 더 높죠. 그러나 하나의 회사이다 보니 조직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초반엔 뜻하지 않은 제약 영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제약 업무는 영업 업무 중에서도 특히 힘든 편에 속합니다.

약사의 장점은 고소득 직종이라는 점만이 아닙니다. 약사 면허증이 있어 재취직이 쉬운 편이죠. 일반적으로 약사 중 여성의 비율이 높은 이유도 이 점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아도 경력 단절 걱정이 덜하고, 약국 약사의 경우 근무 시간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자녀와 있는 시간을 보장할 수 있죠.


개국 약사, 즉 개인 약국을 개원하는 것을 꿈꾸며 페이 약사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약국을 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수익을 위해 병원이 몰려 있는 지역, 혹은 메디컬 빌딩에 입점을 원한다면 이에 걸맞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처방전을 무기로 의약사간 담합을 통해 일종의 ‘정치’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국을 서두르는 약사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펼치는 브로커도 생겨났습니다. 브로커는 건물에 병원이 들어설 것이라고 속여 약국을 개설하게 하거나, 거액의 소개비를 요구하기도 하죠.

약사의 한숨이 늘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국 자리는 정해져 있는데 개업을 원하는 약사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존 약국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무턱대고 개업을 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죠. 이미 서울 지역은 지난 2016년 약국 폐업이 개업 수를 넘어선 바가 있습니다.


약사가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이제 로봇이 약을 조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조제 로봇을 도입하고 있기도 하죠. 옥스퍼드는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약사를 10~20년 이내에 사라질 직업 6위로 꼽았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면서 미국 제약회사를 긴장에 빠뜨리기도 했죠.

현직 약사들은 이러한 위기를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약사가 약을 조제하는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 주장하죠. 그저 약을 공급하는 역할이 아닌, 환자와의 상담으로 소통을 늘려간다면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조제 로봇의 도입을 통해 상담 업무를 충실히 이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소득도 높고, 근무 환경도 좋아 보일지라도 늘 현직자가 아니라면 느끼지 못하는 단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약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위 말하는 ‘사’자 직업이라도 다른 직업처럼 명암이 있을 수 밖에 없죠. 그러니 직업을 선택할 때 많은 경우의 수를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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