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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피클코

지원만 하면 합격 “유치원보다 국립대 입학이 더 쉽다고요?”

사립대학보다 등록금이 비교적 저렴하고 인지도가 높은 국립대학은 그간 수험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았는데요. ‘인서울’열풍이 아무리 거세다 할지라도 지방거점국립대학은 서울 사립대학과 나란히 할 정도의 경쟁력을 지금껏 잘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입시 결과는 위상이 예전만 못한 국립대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는데요. 썼다 하면 합격인 경우가 속출하다 보니 수능 수학 8등급의 학생이 국립대 수학과에 덜컥 붙어버린 기이한 현상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출산률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수많은 대학이 수년 안에 존폐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나온 지 오래인데요 . 실제로 올해 수능 시험을 본 수험생은  42만 명 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이처럼 수험생 수 자체가 예년보다 줄어든 데다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이 더해져 지방대는 정원 미달 사태가 수두룩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

지난 2월 대학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학 8등급 받고도 국립대 수학과 합격했다’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습니다. 글쓴이가 합격했다고 밝힌 학교는 충북대학교인데요. 글이 올라왔을 당시만 해도 사실 여부에 관한 논쟁으로 댓글 창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수많은 네티즌은 ”합성 아니냐“, ”학생 수가 아무리 없다지만 국립대가 그럴 리 없다“ ”눈치 게임 성공한 건가?“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쓴이가 수학  8등급으로 지방거점국립대학의 수학과에 합격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올해 충북대 수학과 정시 모집인원은  19명이었는데요 . 총  49명의 수험생이 지원서를 냈습니다 . 이후 충북대에서 최종 충원인원을  30명 가까이 뽑으면서 결국 지원자 전원이 합격했다고 볼 수 있죠 .


충북대 수학과를 제외하고도 올해 정시를 썼다 하면 합격한 사례는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방거점국립대 가운데선 단연 ‘원톱’으로 꼽히는 부산대에서도 이 같은 일은 벌어졌습니다. 올해 정시 모집으로 8명을 선발하는 부산대 생물교육과에 수험생 22명이 지원했는데요. 이후 최종 추가합격이 14번까지 돌면서 해당 학과에 정시 원서를 낸 수험생 전원은 합격문자를 받게 됐습니다.

이외 정시 모집인원이  5명인 전남대 바이오에너지공학과는  21명이 지원했고 , 최종 추가합격으로  16명을 선발해 지원자 전원이 합격했는데요 .입시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부산대 , 충북대 , 경북대 , 경상대 , 제주대 , 전남대 등  6개 학교의 약  40여 개 학과에서 정시 지원 인원 전원이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고 밝혔습니다 .


지방 국립대학에서 전원합격 사태가 대거 일어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진짜 SKY 아니면 대학 졸업장 휴짓조각 취급하는 시대 오겠다“, “사립 영어 유치원 들어가기는 힘들어도 국립대 들어가기는 쉬운 세상이라니…”, “나 때만 해도 1,2등급 하던 애들도 갔던 곳이 지 거국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냐” 등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입학생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등록금 수입도 감소하는데요 . 전국대학노동조합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 부 ·울 ·경 대학의 지난  2018년 등록금 수입은  1조 1614억 원에 달했지만 , 오는  2024년이 되면  28% 줄어든  3257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 같은 기간 서울 수도권 대학의 등록금 감소율이  14%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 대학의 재정위기는 수도권 대학보다 훨씬 앞당겨 올 수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대학은 교직원 감축, 학교 및 학과 통폐합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는데요. 이마저도 학생들이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부산대학과 부산교대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통합을 목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왔는데요. 이와 관련해 부산교대 총동창회에선 ”교대가 종합대학에 흡수되는 것은 초등교육이 말살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고, 부산대 학교 학생회에서도 ”학교 구성원 사이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통합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교대 총동창회 측은 지난  12일 두 대학의 통합을 논의했던 전호환 전 부산대총장과 오세복 부산교대 총장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는데요 . 학생들과 논의 없이 이뤄진 통합논의는 총장의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

이외 폐과 추진도 재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쉽지만은 않은데요 . 그럼에도 지방 대학들은 폐과 조치에 대해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 실제로  2011년 부산 지역 대학에 존재하는 학과는  3천 60개였지만 , 근  10년간  100개에 달하는 학과가 사라졌는데요 . 경남지역 대학에선 같은 기간  1541개에서  1398개로  150개 학과가 사라졌습니다 .


올해의 경우 강원관광대학교는 7개 학과 중 6개 학과 폐과 계획을 밝혔으며, 한림성심대는 3개 학과의 폐과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신입생 15% 감축을 목표로 하는 신라대는 음악, 무용 등 예술학과의 폐과를 추진 중입니다.

신라대 무용학과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위까지 불사하며 폐과 반대 운동에 나섰는데요 . 해당 전공 학생들은  ”폐과라는 극단적 방식보단 강사비 절감 같은 대안을 함께 찾아보자고 학교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라고 밝혔습니다 . 이에 신라대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과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상황 “이라는 처지인데요 .


한편, 지방대학교·학과 통폐합을 둘러싼 학교 구성원들 간의 갈등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지방의 모 대학 국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추가모집 회차를 계속해서 늘려도 해마다 신입생 모집이 쉽지 않다“라며 ”고교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학교 나름대로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 중이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각 대학은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 전국교수노동조합 측은 고등교육에 투입할 정부 예산이 지금보다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


노조 관계자는 ”초중등교육과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통해 매년 안정적으로 지원되는 것처럼 고등교육도 이같이 해야 한다“라며 ”현재 정부 부담률인 10조8천억 수준을 OECD 평균인 19조2천억 수준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학령인구 감소와 수험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에서 비롯된 지방대의 위기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여러분은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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