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이 경쟁사 백화점에서 찍은 셀카, 알고보니…
국내 굵직한 대기업을 이끄는 총수들의 사생활은 베일에 감춰져 있는 것이 보통인데요. ‘은둔 경영자’ 스타일을 고수하는 대부분의 국내 회장들 사이에서 유독 튀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데 거리김이 없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그러하죠. 그는 평소 골프, 야구, 요리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스타그램에 취미를 즐기는 모습을 종종 올리곤하는 그가 SNS를 재밌게 활용하는 방식이 또하나 있습니다.
바로 경쟁사를 찾아가 자사 브랜드를 ‘깨알홍보’하는 것인데요. 경쟁사에 방문해 자사 브랜드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게재하면 네티즌들이 이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언급하는 식입니다. 최근엔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에 방문해 찍은 인증샷이 네티즌들의 유쾌한 반응을 끌어냈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 사진 속 비밀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6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인증샷을 올렸는데요. 조선호텔을 이끄는 그는 지난해 7월에는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롯데 시그니엘 호텔을 방문한 사실을 전했으며, 같은해 8월에는 “많이 배우고 나옴”이라는 문구와 함께 경쟁사인 롯데마트를 방문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 부회장의 현대백화점 방문 인증샷에선 정 부회장이 경쟁사를 또한번 방문했다는 사실보단 다른 사안이 더 화제를 모았습니다. 바로 그가 사진 속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인데요.
사진 속 정 부회장은 옅은 회색빛에 새 문양의 로고가 박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요. 해당 마스크는 신세계건설이 운영 중인 골프장 트리니티클럽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업계에서는 경쟁사 점포를 방문해 영감을 얻으려는 현장경영에 나선 와중에도 자사 브랜드 홍보는 놓치지 않았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마스크가 시선강탈한다”, “적지의 상황은 지금 어떤가요”, “깨알홍보 센스있다” 등등의 댓글을 남겼는데요.
그렇다면 정 부회장이 ‘깨알홍보’를 시도한 회원제 골프장 트리니티클럽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트리티니클럽은 신세계 건설이 지난 2010년 2천500억원을 들여 2012년 문을 연 회원제 골프장인데요.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돈을 더 들여서라도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라’라고 주문한 덕에 보통 골프장 건설 비용의 3배에 달하는 돈이 트리티니클럽 건설에 투입됐다고 합니다.
트리니티클럽은 회원이 아니면 예약이 절대 불가한 ‘멤버 온리’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는데요. 트리니티클럽의 회원이 되기 위해선 최소 수천에서 최대 수억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완공당시 입회 보증금은 업계최고 수준인 최소 15억원, 특별회원은 21억원으로 알려졌는데요. 돈이 있다고해서 누구나 트리티니클럽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골프분양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트리티니클럽의 회원권 분양을 골프회원권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고객을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신비주의’ 영업 전략을 택했는데요. 완공 초기 돈과 명예를 두루 갖춘 사회 지도층 만을 대상으로 회원모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는 기존 회원들이 동의를 한 사람에 한해 신규 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회원수는 1백여명 안팎으로 전해지며 현재 가입된 회원 대부분은 법인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회원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리니티클럽이 프라이빗에 방점을 찍은 운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골프장코스 랭킹 순위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에서도 드러나는데요. 대부분의 회원운영제의 고급 골프장들은 마케팅에 도움되는 코스 랭킹 상승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지만 트리니티클럽은 코스 평가단 조차 회원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막대한 비용의 회원권을 자랑하는 만큼 이곳의 모든 시설은 철저히 회원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객이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차량 주차를 직원이 대신 해줌은 물론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고객의 짐을 대신 들어 옮겨준다고 합니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이같은 극진한 서비스는 트리니티클럽의 고객 서비스 수준이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조선호텔의 최상층 접객 수준 이상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인데요.
이곳에서 운영하는 식사 서비스 역시 조선호텔이 맡았습니다.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늘상 고급 식자재가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에 음식값은 상당히 비싸다고 하는데요. 알려진바에 따르면, 루꼴라와 사과가 곁들여진 브라타치즈는 8만원, 피자는 6만1천원, 만두 5만9천원등에 판매되고 있어 이곳에서 판매되는 음식은 웬만한 고급 호텔 레스토랑 음식값과 맞먹는 가격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트리니티 골프장의 설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코스 설계가 가문인 파지오 집안에서 맡았는데요. 어려운 코스를 잘 설계하기로 유명해서 미국 갑부들이 백지수표를 들고 찾아와 파지오 가문에 코스 디자인을 설계를 의뢰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아버지 톰 파지오는 자녀들과 함께 전 세계 120여곳이 넘는 골프장을 설계했는데 그 가운데 10여곳이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지금까지 골프 애호가 면모를 SNS상에서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정 부회장이 이끄는 골프장 트리니티클럽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스타벅스 커피애호가인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 골프마니아인 국내 고급 회원골프장 소유주인 정 부회장이 향후 그의 취미를 경영과 어떻게 연관시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