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는 필수” 고졸인데 대기업에 고연봉 받는 사람들 특징
최근 대학을 진학하려는 이유 중 대부분은 취업을 전제한 선택일 것입니다. 고학력자의 경우 연봉도 그에 맞춰서 높게 책정되기도 하는데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업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가운데 대학 졸업이냐 고등학교 졸업이냐에 따라 평균 연봉은 1500만 원 격차가 났습니다. 반면, 학력과 큰 관계없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군이 있습니다. 바로 대기업 생산직입니다.
대기업 공채는 대부분 지원 자격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입니다. 하지만 생산직의 경우 고졸 채용이 따로 있거나 전문대를 졸업해도 입사할 수 있죠. 대기업 생산직은 크게 정유, 제철, 자동차, 케미컬로 나뉘는데요. 이 분야를 취급하는 기업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스코, 현대자동차, LG 화학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산직 분야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담당 업무를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생산, 조립, 검사, 로봇용접, CNC가 있는데요.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즉, 각종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일이죠. 로봇이나 기계가 하는 일이 있지만, 사람의 감독 아래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 부서마다 공정이 달라 업무 범위가 방대합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생산직은 부서별로 연봉과 수당의 차이가 큰 편입니다.
만약,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취업이 우선이라면 대기업의 생산직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복지나 혜택도 대기업 일반 사무직과 비슷한 수준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런 준비도 없다면 입사는 어렵습니다.
기업이 고졸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생활기록부가 있는데요. 특히, 출결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적보다는 성실함을 더 우선으로 보기 때문이죠. 또한, 본인이 들어가고 싶은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기본적으로 취직에 필요하다는 컴퓨터 활용능력이나 포토샵이 아닌,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생산직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고졸이나 전문대보다 4년제 졸업생들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생산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31살의 A 씨는 4년제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2번이나 입사에 실패했는데요. 원래 대부분의 생산직에서는 전문대 졸업까지만 인정해 주는 기업이 많았습니다. 물론, 채용 공고를 잘 살펴봐야겠죠. 공고에 ‘대졸 이하만 지원 가능’이라는 명시만 없으면 가능합니다. 한편, 대학 졸업장을 포기할 수 없다면 전문대학교 관련 학과에 진학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줄었지만, 전문대 중에서도 현장에 들어가면 ‘학연’ 라인이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들 중에는 전기, 화학, 기계 전공자가 많기 때문에 이를 줄여서 ‘전화기’라고 부릅니다. 생산직 방향으로 확실한 꿈이 있다면 해당 학과로 진학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생산직 채용에는 지인 추천 비중이 높은 편인데, 대학교수가 제자 중에서 인재를 추천해 입사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취직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연봉이죠. 대기업 생산직들의 연봉은 특히나 고액 연봉으로도 유명한데요. 먼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생산직은 초봉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입니다. 주간 2조 2교대 8시간 근무하죠. 철강, 조선업 등의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포스코의 생산직 연봉은 2017년도 기준 초봉 4,800만 원입니다. 일반 대기업 신입 공채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연봉이죠.
그렇다면 이들 중 가장 연봉이 높은 기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정유회사입니다. 특히, 국내 4대 정유사라고 불리는 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초봉 6,000만 원~7,000만 원인데요. 연차가 쌓이면 억대 연봉까지 가능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연봉도 높지만, 정년까지 보장되는데요.
그 이유는 ‘노조’ 덕분입니다. 흔히 대기업 생산직에 들어간다고 하면, 무조건 노조가 있는 곳으로 가라는 말이 있죠. 노조가 있는 생산직이라면 집단의 파워도 함께 강해져서 기업에 수월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보장이 되어 있는 것이죠.
반면, 생산직 근무를 하다보면 느끼는 현실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단순노동이 많은 생산직에 입사한 4년제 졸업자들은 업무에 실망해 쉽게 관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또, 보통 2교대로 진행하고 잔업은 필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만약 본인이 워라벨을 중요시한다면 생산직을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산직은 대부분 특근, 잔업 등 각종 수당이 포함돼 고액 연봉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는데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OT(OVER TIME)도 없어져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기업들은 OT를 못하는 만큼 주간 근로자들의 채용 인원을 늘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시행 전 이미 사전 준비를 끝낸 대기업들도 많죠. 사실 4년 전부터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OT 연봉의 시대는 갔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실제 생산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B 씨는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약 100만 원 이상이 소득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사내 노조의 힘이 있다면 기본급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의 희망이 있는 편입니다.
반면, 24시간 운영이 불가피한 제조 회사들도 많은데요. 한 업체는 장시간 근로를 해결하기 위해 원래 2조 2교대제에서 3조 2교대 개편으로 해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제조 현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비 50%를 지원해 주는 스마트 공장 구축을 지원해 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