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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모든 짜장면 맛 다 비슷했던 이유, 다 저희 때문입니다”

짜장면 맛, 다른 듯 같은 이유?

10곳 중 8~9곳, 베이스가 같다

hankyung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짜장면은 기쁜 날 함께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를 가서도, 졸업을 했을 때도 짜장면을 찾죠. 국민메뉴인 짜장면은 저렴한 가격에 짭짤하면서도 달달한 중독성 있는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랑받는데요. 조금씩 다르지만 짜장면의 맛은 전국 어디에서나 대부분 큰 차이 없이 비슷한 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국집 90%가 사용하는 이것

yunhap news

많은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중식당 짜장면 맛이 비슷한 이유는 바로 춘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서울 중식당의 90%, 전국 중식당의 70% 이상이 같은 업체의 춘장을 사용하고 있죠. 심지어는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도 사용한다고 알려진 영화식품의 사자표 춘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kbs news

압도적인 점유율, 영화식품은 춘장 시장을 독점한 것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인 CJ 측에서도 춘장 시장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씁쓸했는데요. 70년간 춘장 제조 인프라를 구축해 맛, 고객 충성도 측면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자표 춘장입니다. 일부에선 물가 지수로도 사용되는 짜장면 재료인 춘장이 큰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굳이 진출하지 않는다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춘장 ≠ 검은색, 사자표 춘장의 시작

ohmynews

한국식 춘장의 기준이라고 불리는 사자표 춘장은 사실 검은색이 아니었습니다. 초기 색상은 연한 갈색에 가까웠죠. 하지만 경쟁 업체들에선 '색이 짙을수록 잘 익은 장'이라는 광고를 시작했고, 중식당 측에선 물을 섞어야 양을 불릴 수 있기 때문에 색이 짙은 것을 선호했습니다. 결국 영화식품 측에서도 캐러멜을 혼합해 색을 짙게 만들었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단짠'의 정석이 완성되어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같은 춘장 써도 조금씩 다른 이유

ohmynews, monthly chosun

아마 많은 분들이 '짜장면 맛이 다 똑같진 않은데'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요. 수많은 중식당에서 사자표 춘장을 사용하지만 조금씩 맛이 다른 이유는 바로 춘장을 볶는 기술과 첨가하는 재료의 차이입니다. 얼마나 설탕이나 조미료를 첨가하는지, 양파의 양을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죠.

steelmountainfire

그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자표 춘장을 사용해도 중식당에서 파는 짜장면을 만들기 힘든데요. 이는 중식당에서 사용하는 전용 팬과 화력, 기름과 조미료가 주요한 원인입니다. 중식당에서 사용되는 기름의 양과 화력이 일반 가정에선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양이고 조미료와 기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짬뽕 맛으로 실력을 구분한다?

tv chosun 'CSI 소비자 탐사대'

비슷비슷한 짜장면 맛 보단 짬뽕 맛으로 실력을 판단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영화식품은 춘장에 그치지 않고 짬뽕 베이스까지 영역을 넓혔죠. 고추맛기름, 짬뽕 다시 등 짬뽕의 기본이 되는 국물에 들어가는 조미료 역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방송에선 경력 45년 중화요리사가 이 베이스와 조미료면 어린아이도 짬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죠.

사자표, 중찬 명가로

blog @푸드미학

영화 식품의 주력 제품인 사자표 춘장은 중찬 명가 춘장으로 브랜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2대 사장인 왕수안 명예회장과 3대 왕학보 대표 사이에서 지분권, 상표권을 두고 부자간의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죠. 과거부터 시장 트렌드를 잘 읽어낸 영화식품(주)는 사자표 춘장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그 기술과 노하우는 발전해 중찬 명가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종류의 춘장을 출시했죠.

SBS funE, wiki 백과

볶는 기술과 노력을 줄여주기 위해 볶음 춘장, 배달 업체를 위한 꼬마 춘장을 론칭했습니다. '수제 춘장'의 니즈까지 파악해 유사한 컬러와 맛을 살린 황장까지 등장했는데요. 수제 춘장임을 강조하는 식당들 중 일부는 해당 황장을 사용해 눈속임을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으나 이는 추측일 뿐이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JTBC '빠담빠담'

이렇게 한국식 춘장의 정석으로 불리며 수많은 중식당의 짜장면을 책임지고 있는 사자표 춘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시장의 니즈와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춘장,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짜장면의 맛을 좌우하는 재료는 무엇인가요?

 

글 공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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