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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했다’ 스타벅스 사들이기 위해 정용진 부회장이 쓴 금액

사생활이 베일에 싸여 있는 경우가 많은 국내 재벌 총수들 가운데 특이하게 인플루언서로서 명성이 높은 사람이 있죠. 바로 ‘용진이형’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입니다. 그가 SNS 올리는 내용은 실시간으로 기사화되기에 그의 파급력은 웬만한 톱 연예인과 맞먹는다는 소리도 나오는데요.


활발한 SNS 활동으로 경영 활동은 언제 하나 싶지만, 올해 들어 몸집이 한 층 거대해진 신세계 그룹을 보면 그런 일말의 우려는 종식될 듯합니다. 프로야구단, 온라인 패션 편집숍, 카페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태세인 신세계를 진두지휘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의 지분 맞교환을 시작으로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온라인 편집숍 W컨셉, 상반기 M&A시장 대어로 꼽혔던 이베이코이아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는데요. 올해 들어 이들을 인수하는데 들인 금액만 무려 4조5천억원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비교적 가장 최근에 인수를 추진한 기업은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인데요. 지난 27일 이마트는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한국 법인 지분 전량을 싱가포르투자청과 함께 인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마트는 4742억5350만원을 들여 스타벅스 한국 법인 지분의 17.5%를 확보하게 됐는데요. 기존 지분에 더해 추가로 지분인수를 단행하게 되면서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67.5%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날은 이마트가 스타벅스 본사와 함께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 1호점을 개점한 지 꼬박 22년째가 된 날이었는데요. 커피 주문 닉네임이 YJ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국내 1호 매장이 21주년을 맞이하자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여 분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을 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을 아예 인수해버린 진정한 성덕’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신세계그룹에도 진정한 호재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현재 국내 스타벅스는 전 세계 진출 국가 가운데 매출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코로나19도 별 타격을 입히지 못했습니다. 이때 스타벅스 실적이 이마트 연결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죠.

업계에서는 이전까지 자체 투자로 규모를 불려 온 신세계그룹이 전방위적인 합병에 나선 이유로는 오프라인 유통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함에 따라 체질 변화가 시급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에선 기존 신세계 계열사와 이번에 인수된 야구단 SSG랜더스, 스타벅스 코리아 등의 콜라보를 성사시켜 굿즈 등 협업 마케팅을 더 확장시켜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기존의 이마트와 이번에 새롭게 인수한 사업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고객의 생활 전반에 관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싸움보다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 달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한 바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단행이 패션, 이커머스, 호텔, 야구단 등으로 확대되며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매출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베팅 횡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이마트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조선호텔리조트는 지난 2017년 7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2014년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지난해만 놓고 보더라도 해당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28% 줄어들었고,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은 각 1442억원, 70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전반적으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임에도 정 부회장은 지난해에만 2800억원의 자금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투입하고, 1년 만에 제주도·강남·부산 등의 지역에 5개의 호텔을 추가로 오픈했는데요.

이처럼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호텔 사업에 정 부회장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로는 그가 코로나19로 호텔 사업 전반이 위축된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무게가 쏠립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회복되면 억눌려 있던 수요를 곧바로 흡수하겠다는 것이죠.

이밖에 신세계는 향후 계속해 대규모 인수작전을 펼치기 위해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데요. 지난 1분기 기준 신세계의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원 가량으로 후속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이달 11일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추가 자금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지난해와 지난 6월에는 마곡부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가양점을 매물로 내놔 약 2조5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끌어모은 바 있습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경영철학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는데요. 올해 초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신년사에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담대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지금까지 상반기 들어서만 5조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정 부회장의 경영 횡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정 부회장이 “얼마가 아닌,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결정 기준이다”라고 기존에 공언해 온 만큼, 그가 내린 결정들이 그룹에 얼만큼의 호재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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