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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도 예약했다는 실버타운의 실제 가격은 이 정도입니다

어린 내가 너무 싫어! 올해 나이 55세인 개그우먼 이영자는 실버타운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의 실버타운 체험기가 전파를 탔습니다. 그간 실버타운이라 하면 거동이 불편한, 혹은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노후를 의탁하러 가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는데요.


같은 날 방송에 나온 실버타운은 이영자의 말처럼 ‘드림타운’이라 할 정도로 웬만한 고급 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했습니다.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다 보니 최근엔 돈이 있어도 입주하려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미국과 일본에 이어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실버타운 산업의 현황과, 과연 입주하려면 얼마 가량이 필요한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의학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평균 퇴직연령도 낮아지면서 만 60세가 넘어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자 세대가 많은데요. 이들을 일컬어 ‘뉴(New) 실버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지금껏 노년세대들은 은퇴 후 손자, 손녀들을 돌보며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사는 방식을 선호한 경우가 많았죠. 그러나 뉴 실버세대는 부부 혹은 나만의 삶을 즐기고자 실버타운 입주 계획을 일찍이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버타운 관계자는 “그간에는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실버타운에 의존하며 여생을 보내고자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엔 즐기려고 실버타운에 오는 입주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실버타운은 크게 도심에 있는 호텔식 실버타운과, 도시 외곽에 위치한 전원형으로 나뉩니다. 보통 실버타운을 떠올리면 그림 같은 자연환경 속 한적한 풍경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실제론 도심에 위치한 호텔식 실버타운이 더 인기라고 합니다.


대부분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노년층에겐 자연보단 도시생활이 더 익숙하기 때문인데요. 교통 접근성이 좋아 가족들과 자주 왕래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도심형 실버타운의 수요가 높은 이유입니다.

노년층의 주거혁신이라 불리는 실버타운은 입주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요. 우선 청소와, 설거지를 비롯한 집안일은 실버타운 소속 하우스키퍼들이 입주민은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청결하게 관리해줍니다.


또한, 전구가 나가는 등 집안 내부 시설이 고장 난다 하더라도 프런트에 연락만 하면 즉각 조치가 취해지는 데요. 이 밖에 침실 벽, 화장실 곳곳에 호출벨이 설치돼 있어 입주민이 급작스레 넘어지거나 신체 이상을 호소할 시 호출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24시간 상주하는 호텔 관리자가 즉각 출동한다고 합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는 점 역시 실버타운의 특징인데요. 독서, 스포츠댄스, 영화감상, 골프, 서예, 원예활동 등 입주민들의 취미활동을 돕고자 실버타운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일부 실버타운에서는 입주민들이 방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주민과의 교류를 촉진하려 일부러 안방을 다소 좁게 설계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실버타운의 입주 비용은 임대형과 분양형으로 크게 나뉘는데요. 가장 보편적인 입주방식인 임대형은 일정금액을 보증금으로 낸 뒤,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월세 방식으로 납부하는 형태입니다. 분양형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돈을 내고 소유권을 갖게 되는 방식인데요.


보증금의 경우 평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2억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됩니다. 실버타운에서 월세라는 명칭 대신 쓰는 생활비는 식사를 몇 번 할 것인지,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다른데요. 일반적인 평균 요금은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이지만, 초고가 실버타운의 경우 500만 원에 달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밖에 인터넷 케이블 TV 시청료, 전화 요금을 비롯한 난방비는 따로 청구하는 실버타운도 많다 보니 실제 월 납부금액은 평균 생활비보다 더 나간다고 보는 게 맞죠.

예컨대 현재 국내에 있는 실버타운 가운데 가장 초고가로 알려진 더 클래식 500은 지하철 건대입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데다 건국대병원과 연계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인데요. 이곳은 부부가 동시 입주한다는 가정하에 보증금 9억에 식사를 몇 번 하느냐에 따라 2인 월 생활비가 400만 원에서 560만 원 사이에 요금이 책정돼 있습니다.
근로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400만 원이 훌쩍 넘는 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노년층이 몇이나 될까 싶은 우려와는 달리 현재 더 클래식 500은 빈방이 없는데요. 실제로 입주민도 전직 외교관, 고위 공무원, 굵직한 기업 사업가 등 상위 1%에 속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합니다. 더 클래식 500 관계자는 “현재 10팀 넘게 대기 중”이라며 “대기 1번도 언제 입주를 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향후 실버타운 공급 부족 사태를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불씨가 번지고 있는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국내 실버타운의 숫자가 턱없이 작은 것인데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를 고려했을 때 실버타운에 입소할 수 있는 정원은 고작 0.08%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 부동산 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실버타운 신규 공급이 거의 없어 관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은퇴 후 우리나라로 이민을 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실버타운 공급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한때는 노년의 자신을 의탁하러 가는 마지막 보루에서 오늘날엔 노년을 즐기러 가는 곳으로 거부감을 떨쳐낸 실버타운이 향후 신규 개발을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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