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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해줘야 하나' 고민해도 연봉 4천 버는 공무원입니다

수용자와 국민 사이서 딜레마

공무원 기피 직렬 중 하나, 교정직

2019년 평균 연봉 4,324만 원

느린 승진, 열악한 근무환경 재조명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어딜 가나 따라오는 선입견과 싸우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흉악한 범죄자들과 근무 시간 내내 함께해야 하는 교도관 역시 주위의 우려를 한 몸에 받는 직업 중 하나인데요. 이들의 고충은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지는 근무환경뿐만이 아닙니다.

tvN '유퀴즈 온더 블럭'

최근 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현직 교도관이 등장해 '이런 수용자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줘야 하나'라는 딜레마를 겪는다고 밝혔습니다. 열정을 갖고 교화에 힘쓴 수용자를 다시 한번 교도소에서 마주칠 때 느끼는 허탈감 역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죠. 그럼에도 이 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교정직 공무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도관 = 공무원이 맞나요?

흔히 교도관이라 불리는 이들은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공안직군 공무원입니다. 일반직 공무원에 해당하며 공안직군 중에서 교정 직렬에 해당됩니다. 전국 50여 개 교정 시설(교도소·구치소)에서 약 1만 6,000여 명이 교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죠.

총무과, 보안과, 분류심사과, 작업훈련과, 사회복귀과, 복지과, 의료과 등 여러 부서 중 이중 가장 핵심 부서는 단연 보안과인데요. 직원 60~70%가 근무하며 일반 수용동 관리를 맡아 가장 사고가 많고 스트레스 역시 많은 부서라고 합니다.

오지에 위치한 근무지, 4부제 근무

보통 교정직 공무원의 근무 형태는 4부제입니다. 8일 중 7일 근무를 하고 1일을 쉬는 식이죠. 1일차 주간, 2일 야간, 3일차 비번, 4일차 윤번 근무, 5일차 주간 근무, 6일 야간근무, 8일 휴무가 반복됩니다. 다만, 이는 이상적인 근무 형태일 뿐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고충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표시된 곳은 교화 가능성이 없는 흉악범, 혹은 다른 교도소에서 탈옥시도를 하거나 난동을 부린 인간들이 수감된 청송 교도소 제2교도소

게다가 교도소 수용자들의 상태에 따라 업무 강도 편차가 매우 심한데요. 재직자들은 청송 교도소(현 경북북부교도소)와 천안개방교도소를 비교하곤 합니다. 청송 등 교도소, 구치소의 특성상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근무지 출퇴근이 어려운 점 역시 단점입니다. 이외에도 행정직군 중 승진이 가장 느린 직렬이라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될까' 딜레마도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각종 범죄를 저지르거나 연루된 수용자들과 함께 하는 생활은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흉기로 위협을 당하거나 폭행당하는 일도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되죠. 사동 관리가 잘 되어있다면 그나마 스트레스가 적지만 문제인 수용자들이 많은 곳에 배치되는 이들 중에서는 수감자들의 '을질'로 정신 문제를 겪는 교도관들도 많습니다.

교정직 공무원 4명 중 1명은 정신 건강이 위험한 상태로 나타났다.

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언급됐듯이 근무 중 따라오는 딜레마 역시 이들이 겪는 고충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높아지는 수용자들의 인권과 국민들의 수용자에 대한 인식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죠. 한 교도관은 "이렇게 내가 노력을 했는데도 또 들어오는구나"를 느끼는가 하면, "이런 수용자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줘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하죠.

tvN '유퀴즈 온더 블럭'

그럼에도 교정직 공무원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열정을 가지고 신경 썼던 수용자를 근무지에서 오랜 기간 동안 보지 않을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본인의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죠.

연봉 4,324만 원, 수당은 따로

일반직 9급 공무원과 교정직 공무원 a씨의 급여 비교

일반직 공무원보다 비교적 높은 기본급과 특수근무수당은 교정직 공무원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보통 일반직보다 5%가량 많고 군필 3호봉 기준 4부제는 세후 180~210만 원, 휴무 근무 시 220~2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후기가 있었습니다. 워크넷 직업정보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이들의 평균 연봉은 4,324만 원. 하위 25%의 평균 연봉은 3,757만 원, 상위 25%의 평균 연봉은 5,422만 원이었습니다.

가장 지원율 떨어지는 '교정직'

교정직 시험은 국어, 영어, 한국사가 필수 과목, 교정학개론·형사소송법개론·사회·과학·수학·행정학개론 중 2과목을 선택해 치러집니다. 2022년부터는 선택과목제가 폐지되며 교정학개론과 형사소송법개론이 필수 과목입니다. 또, 다른 행정직군과 달리 필기 통과 후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20m 왕복 오래달리기, 악력 윗몸일으키기 등 경찰 시험과는 조금 다른 종목으로 평소 꾸준한 체력 관리가 필수입니다. `

2015~2019 교정(남) 경쟁률 및 합격선. 2015년부터 저조한 기록이다. / 공무원 저널

2020년도 국가직 9급 공채(행정직)는 평균 경쟁률 39.4 대 1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직렬은 207.1 대 1을 기록한 교육행정. 이에 비해 교정직은 12.3 대 1이라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근무가 위험하고 힘들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공시생 사이에선 나이가 차고 절박한 이들이 도전하는 직렬로도 꼽히죠. 하지만 최근에는 근무 환경 개선과 위에서 언급한 수당 등이 비교적 많이 알려지며 지원율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글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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