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는 분양가’ 때문에 아파트 텅텅 비었다는 지역, 알고보니…
부동산 가격 조정이 머지않았다며 부동산 매수에 신중하라‘라는 정부 당국의 입장은 옛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말과 같이 여겨집니다. 24차례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집값을 안정화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바람과 달리 집값 오름세는 지칠 줄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는데요.
수도권보다 집값 오름폭이 괜찮다고 여겨지던 지방마저 3.3제곱미터당 평균 분양가가 1천만 원을 웃돌면서 ’국내에서 부동산 안전지대는 더는 없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분양가 때문에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하던 아파트 청약마저 미달사태가 쏟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형국에 지방에서는 이와 사뭇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진행된 대구의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는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일어났는데요.
용계동 도시개발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이 단지는 총 21개동 1313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입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제곱미터 기준 3억원 안팎, 84제곱미터 기준은 4억원 안팎이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선에서 책정됐는데요. 그럼에도 해당 아파트는 청약 물량으로 배정된 660가구 모집에 409가구가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0.62대 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 진행된 부산에 위치한 사상 경보센트리안 3차 역시 무순위 청약에서 8개 주택형 가운데 6개가 미분양됐는데요. 해당 아파트는 부산의 교통 요충지라 할 수 있는 사상구, 그중에서도 지하철역 사상역이 도보로 30초 내에 위치해 있어 초역세권으로 분류됩니다.
이외 아파트 근처에 3천여 평에 달하는 공원이 조성되는 만큼 인근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그러나 해당 단지 전용면적 80제곱미터의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4억5천만원을 호가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습니다. 인근 단지 전용 84제곱미터가 지난 3월 2억5천만원 안팎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가격이라 볼 수 있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부산 등의 지역에서 청약 미분양사태가 일어난 것의 원인으로 분양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개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 분양가 상승 폭이 수도권을 앞질렀는데요.
해당 기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수도권 평균 분양가는 3.3 제곱미터당 1927만 53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1%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지방은 3.3제곱미터당 1144만 1100원으로 1년 새 19.23% 상승했는데요. 즉, 지방 분양가 상승 폭이 수도권보다 6배에 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지영R&C연구소의 양지영 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반면 지방은 이 규제 대상에서 빗겨가게 되면서 분양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