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돈 쓸어모았다” 소리 듣는 현대차 부지의 7년 지난 현재가격
모두가 NO를 외칠 때 홀로 YES를 외친 사람이 결국 성과를 보지 못하면 주변에서들 ‘거봐, 그럴 줄 알았어’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생을 살다 보면 꼭 이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보란 듯이 성과를 내는 사례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다수 의견이 곧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교훈을 얻게 되는데요. 최근 현대차도 이 교훈의 좋은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큰돈을 잃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현대차가 앉은 자리에서 떼돈을 벌게 된 사연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4년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부지를 경쟁 입찰을 거쳐 10조 5500억 원에 사들였는데요. 당시 해당 부지의 공시가가 2조 원대였으며, 감정가조차 3조 3000억 원 안팎이라 다들 너무 비싼 값에 땅을 사들인 거 아니냐고 입을 모았습니다.
애널리스트들 조차 왜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동산에 큰돈을 쏟아붓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는데요. 현대차 그룹이 10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부지를 낙찰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현대차 주식을 내던졌습니다. 그 결과 당시 16개월 연속으로 20만 원대에 머무르던 현대차 주권은 12만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죠.
시간이 흘러 상황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흘러갔습니다. 이번 달 13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현대차 그룹이 매수한 부지의 제곱미터당 공시지가는 7394만 원으로 총 5조 8600억 원에 달하는데요. 지난 2015년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가 1조 483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4배 정도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공시지가는 여전히 매입 시점의 절반 수준에 그친 정도이니 별 이득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부지 주변 부동산 시세를 감안하면 상황이 다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미 주변 시세를 고려했을 때 현대차 부지가 최소 10조에서 많게는 22조 원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예컨대 같은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위워크 빌딩은 작년 9월 1670억 원에 팔렸는데요.
지난 2017년 매각가격이 1271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무려 몸값이 약 40%나 상승한 것이죠. 또한, 현대차 부지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는 봉은사역 인근 삼성동 부지는 작년 상반기 81억1700만 원에 팔렸는데요.
당시 토지가격은 공시지가 대비 3.8배 수준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대차 부지 주변 건물들의 공시지가 대비 실제 매매가 이뤄진 가격을 비교하면, 현대차 부지의 실거래 가격은 낮게는 11조2600억 원, 높게는 22조6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현대차 부지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향후 삼성역 부근은 광역급행철도(GTX) 2개 노선이 놓일 예정인데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이 오는 30일 첫 삽을 뜨면서 눈앞에 놓인 호재가 많기 때문인데요.
한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동은 교통 호재 때문에 추후 국내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강남역 부근보다 더 값이 오를 수도 있다”라며 “향후 강남에서 이 정도 넓이의 개발부지가 나오기 어렵다는 희소성을 고려하더라도 값은 쭉쭉 오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해당 부지에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105층 높이로 예정된 GBC가 완공이 되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예정입니다. 이렇게 한 번의 잘한 선택으로 앉은 자리에서 조 단위의 돈을 벌게 된 현대차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추후 GBC가 완공이 되면 삼성동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