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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바지’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린 청바지의 몰락

2000년대 유행했던 프리미엄 청바지

'로빈스 진' 비쌌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려

빠른 유행 속도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

현재는 중고시장 거래 또는 무료 나눔 많아

아마 15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사람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소풍에 가면 열 명 중 일곱 명은 리바이스 타입원에 흰 티를 입고 다닐 정도로 였는데요. 그 당시 유행하던 샤기컷을 하고 나이키 에어포스 올백까지 신으면 유행의 선도주자로 인정받기도 했죠. 2000년대에는 트루릴리젼을 비롯해 에비스진, 허드슨진 등 30~4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청바지가 유행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어느 브랜드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브랜드의 특징이 드러나는 상품이 많이 팔렸는데요. 그중 엉덩이에 커다란 날개가 그려진 청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금색 날개 자수를 지닌 이 청바지는 여자들의 워너비 바지로 꼽히기도 했었죠. 한참 트루릴리젼과 디젤이 활개를 칠 때 로빈스 진은 10~20만 원 더 비쌌지만 엉덩이의 날개마냥 로빈스 진은 날개 돋친 듯 팔렸습니다. 그 시절 추억의 청바지 ‘로빈스 진’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프리미엄진 유행

광부의 옷으로 시작했던 청바지가 패션계를 주름잡은지 벌써 17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을 것 같은 청바지는 사실 가장 트렌디한 옷으로 평가되는데요. 시대에 따라 발전하고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이었던 2000년대에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프리미엄 진이 유행이었습니다. 그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청바지 귀족’으로 통했던 프리미엄 진은 40~50만 원대의 고가의 수입 청바지를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트루릴리전·세븐진·로빈스 진 등 브랜드도 다양했습니다.

프리미엄 진들은 주머니 장식, 워싱과 핏 등을 차별화해 고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케이트 모스, 빅토리아 베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있는 브랜드로 각광받으면서 프리미엄 진은 빠른 속도로 젊은 층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 당시 신세계백화점의 ‘블루핏’, 롯데백화점의 ‘진스퀘어’, 현대백화점의 ‘데님바’ 등의 프리미엄진을 모은 백화점 청바지 편집매장도 연일 성업했습니다.

그 시절 추억의 청바지 ‘로빈스 진’

그 당시 거리에 나가면 엉덩이에 커다란 날개가 그려진 청바지를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금색 날개 자수가 대표적이었던 ‘로빈스 진’이었는데요. 남자들보단 여자들의 워너비 바지로 평가되었습니다. 여자들의 애플힙을 부각시켜주며 뒤태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청바지로 유명했습니다. 로빈스 진은 리타 오라, 마일리 사이러스 등 많은 힙합퍼들과 패리스 힐튼, 힐러리 더프와 같은 스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송윤아 바지로 불리며 소녀시대, 송혜교 등 연예인들이 입으며 유행은 더욱 퍼졌습니다.

로빈스 진은 천사의 날개를 자수로 넣은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소비자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로빈스 진은 이태리 원단을 사용하고 유럽과 미국의 패턴사와 장인에 의한 수공업으로 생산되는 럭셔리 프리미엄 진으로 많은 데님 마니아들에게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가의 청바지가 인기를 끌면서 두타 맞은 쪽에 생긴 노점상 사이에서는 프리미엄진 짝퉁 바지가 판매 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터넷상에서는 로빈스 진 짝퉁 구별 방법을 알려주는 글도 올라오곤 했습니다.

현재 중고시장에서 매매, 무료 나눔도 많아

유행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했습니다. 현재 많은 프리미엄 청바지들이 보기 힘들어진 것은 급속도로 변하는 유행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로빈스 진의 매장은 현대백화점울산점 1곳만이 뜨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로빈스 청바지가 7~9만 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고 중고거래 카페에서도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무료 나눔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언론 매체들은 이와 같은 프리미엄 청바지의 몰락의 이유로 Zara, H&M 등과 같은 패스트패션에서 저렴한 청바지를 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디자인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로빈스 진과 같은 프리미엄진의 대표주자였던 트루릴리젼은 2017년에 미국 법원에 파산 신고를 할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칸어패럴’, ‘짐보리’, ‘퀵실버’ 등 다른 미국 유명 의류업체도 이 시기 파산 보호 신청 기업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한 네티즌은 “일단 너무 비쌌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도 괜찮은 브랜드가 하루가 멀다고 생기는데”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냥 유행 타서 잠시 떴다 망한 것뿐. 이런 브랜드들이 한둘인가..”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글 박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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