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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인 줄 알았다’ 공개되자 화제 된 두바이의 주택단지 가격

한계를 모르고 끝없이 치솟는 국내 부동산 가격을 보고 있자면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글렀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는데요. 날뛰는 집값을 잡겠다며 정부에서는 25차례에 거쳐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여론은 아직 싸늘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집값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한숨 마를 날이 없는 국내 사정과 달리 방마다 화장실이 딸린 2층짜리 단독주택을 서민들에게 떡 하니 내어주는 나라가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꿈의 부국, 복지 천국, 이 나라에선 거지도 월 천만 원 번다는 농담도 있는데요. 땅에서 석유가 솟아나는 나라, 바로 중동 아랍에미리트 이야기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수도 아부다비와 더불어 두바이, 샤르자 등 부족장에 의해 지배되는 토후국 7개가 연합한 연방국가인데요.
지난해 2월 후자이라 토후국에는 2.2제곱킬로미터, 무려 축구장 880개 넓이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완공됐습니다. 이 거대한 대지 위에는 방이 2개에서 5개가 달린 번듯한 이층집 1천100채가 지어졌는데요. 단지 내부에는 쇼핑몰, 학원, 공원 등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됐습니다. 이러한 공용시설이 들어섰다 하더라도 주택 한 채당 300평이 넓은 널따란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데 자금도 상당히 많이 들어갔습니다. 현지 화폐로 19억 디르함, 한화로는 61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됐는데요. 주택 단지 시설, 건설 비용 등 딱 보아도 웬만큼 부를 축적하지 않고서야 입주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해당 주택을 푸자이라 시민은 무료로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주택 단지의 이름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시티’인데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이자, 연방국 가운데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아부다비의 왕세자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주택단지가 들어선 곳은 푸자이라인데 왜 단지 이름은 아부다비 왕세자 이름에서 따왔을까요?

그 이유는 해당 주택단지를 지은 연방국이 푸자이라가 아닌 아부다비 이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돈 많은 형제가 아우를 위해 집을 지어주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이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집이 누구에게 분양될지는 아부다비와 푸자이라 정부가 함께 공동논의 과정을 거쳐 선발한다고 하는데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주로 젊은 신혼부부들이 혜택을 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소식을 전해 들은 네티즌들 사이에선 ‘부럽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요. 네티즌은 “해마다 복지정책으로 수십조원씩 쓰는 것보다 주택지원정책에 큰돈 쓰는 게 투기세력도 잡고 좋은 것 같다”, “나라에 도둑만 없으면 산유국 아니더라도 가능한 일“, ”돈 있어도 국민에게 안 베풀 수도 있는데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거 부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주택 지원 정책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 아랍에미리트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이 다른 나라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인데요. 특히 현금성 복지정책만 놓고 보자면 스웨덴, 독일 등 웬만한 유럽 복지국가는 넘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아랍에미리트 국민은 결혼만 해도 땅과 돈을 받는데요. 이 나라에서는 결혼 즉시 신혼부부들에게 7만 디르함, 한화로 약 2100만원을 지급합니다. 또한, 결혼 유지 수당으로 매년 3000디르함, 한화로 93만원 가량을 지원하는데요. 교육 역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학비까지 전액 지원합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 국민들은 아파도 의료비 걱정에 병원을 가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데요. 자국민의 95%가 국가 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치과 및 일부 약값을 제외하고는 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회복지 수준이 높다 보니 아랍에미리트 국민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에 종사하기보단 사무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재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건설과 제조업 등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업종의 노동인력 90%는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4대 의무 중 하나로 반드시 내야 하는 것이 의무라고 여겼던 세금마저 아랍에미리트 국민은 지난 201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석유 덕에 나라가 부유하니 국민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아랍에미리트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인데요. 아랍에미리트는 GDP(국내 총생산)의 60% 이상이 천연가스와 석유에서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유국들의 눈앞에 놓인 화두는 ‘석유 이후’ 인데요. 정부 수입의 80%가 석유에서 나오는 카타르의 경우 물류 허브로서의 인프라 확장에 나섰습니다. 카타르 항공은 수백 대의 최신 항공기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데요. 사우디 역시 메디나지식경제도시, 킹압둘라경제도시 등 스마트 도시를 건설해 IT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탈석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은 석유시대의 종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석유 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와중 현재와 같은 복지 수준을 산유국 국민이 계속해서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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