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진복 안덥냐고요?” 최초로 공개된 삼성 반도체 직원의 하루 일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필두로 전 세계와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외계인을 붙잡아 고문하면서 첨단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일종의 ‘밈(meme)’이 있을 정도입니다. 삼성전자 사업장은 그간 임직원들조차 휴대폰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고 출입해야 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해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선배 또는 오프라인 채용설명회에서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대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짜 정보를 수집하며 전략을 세우는 취준생들이 늘어감에 따라 이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사 임직원들의 출근부터 퇴근까지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에서 설비 엔지니어로 일하는 김도영 씨의 출퇴근 일상을 따라가보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직원들의 하루 일과는 어떠한 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채널에는 ‘삼성반도체에서 뭐 하나?’ 생산관리 담당자 편이 공개됐는데요. 영상에는 삼성전자 나노시티 평택 캠퍼스에서 생산관리 담당자로 일하는 최성희 씨가 사원증을 찍고 회사에 출근하는 모습에서부터 퇴근 후 일상을 즐기는 모습까지가 담겨 있습니다.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출근카드를 찍고 동료들에게 기분 좋은 인사를 건네며 사무실로 출근한 최성희 씨는 회의 준비로 하루를 시작하는데요. 매일 오전 진행하는 회의는 전날 밤 사이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문제가 일어나진 않았는지, 혹 이슈가 있었다면 문제점을 분석하고 유관부서와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회의입니다.
이때 회의는 사무실 7층의 보안사무실에서 진행되는데요. 그녀는 “저는 신제품 업무를 하다 보니까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을 다루기에 보안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라며 출입증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안면인식 시스템까지 통과한 뒤 회의실 문을 열고 입장하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최성희 씨에 따르면, 생산관리 직무는 크게 기획, 생산 진도, 신제품, 물류, 시스템 총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반도체 생산은 무려 800개 이상의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아주 미세한 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빠르게 잡아내 해결방안을 강구해나가는 것이 생산관리 담당자의 핵심 업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최성희 씨는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웨이퍼가 투입 계획에 따라 잘 투입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정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찾았는데요. 그녀는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생산관리 부서에서 모두 관리를 하게 된다”라며 “공정 전반에 최첨단 자동 물류 시스템이 적용돼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이후 대망의 점심시간, 그녀는 영상 촬영을 기념해 동기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는데요. 최성희 씨는 동기들에게 회사를 다니며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지를 질문했습니다. 이 질문에 그녀의 동료들은 “집과 회사를 바로 연결해 주는 셔틀버스가 잘 마련돼있다”, “시스템적인 교육, 공정적인 교육 등을 상시적으로 마련하고 있어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교육을 들을 수 있고 자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받고 있는 게 좋다”라는 답변을 내놨는데요.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사진출처_ 유튜브 ‘삼성전자 뉴스룸 [Samsung Newsroom] ‘ 캡처 |
동료들과 점심시간을 함께 보낸 뒤 오후 업무에 돌입한 그녀는 시스템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 맞닥뜨렸는데요 . 당황하지 않고 시스템 담당자인 선배를 찾아가 조언을 구해 문제를 해결한 뒤엔 퇴근 전까지 줄곧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드디어 돌아온 퇴근시간 . 최성희 씨는 곧장 집으로 향하는 대신 연습실을 찾았는데요 .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을 앞두고 사내 밴드 동료와 합주 연습을 한 뒤에서야 긴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머슴살이도 대감집에서 하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얼굴도 예쁘고 직장도 좋고 너무 부럽다”, “표정으로 업무 강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반도체 관련 직무가 궁금했는데 이 영상을 통해 알게 돼 너무 기쁘다”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한편, 직장인 브이로그 형식 외에도 반도체 관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대기업들의 노력은 비단 삼성전자에게만 적용할 수 이야기는 아닌데요. SK하이닉스 역시 재작년 6월경 이천 팹 제조 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1인칭 시점에서 반도체 공정 과정의 일부를 공개해 화제를 끌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_ 유튜브 ‘SK하이닉스 [SK hynix]’ 캡처 |
그렇다면, 반도체 업계가 기술력 유출 등을 이유로 꽁꽁 숨겨왔던 이전과 달리 대중과 적극 소통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가진 이상과 지향점을 감안해 제품을 소비하는 스마트한 구매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반도체 업체가 어떤 일을 하고 향후 어떤 가능성이 있는가를 알리는 일은 좋은 인재가 삼성전자가 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서 생산관리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 최성희 씨의 하루를 따라 많은 취준생이 입사를 꿈꾸는 대기업의 근무환경과, 그간 대중에게 생소했던 반도체 공정에 대해서도 살짝 엿보았는데요. 앞으로 여러분들이 보고 싶은 기업들의 브이로그 영상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