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이 없던 재계 12위 대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한 이유
재계 12위 대기업 STX의 몰락
평사원으로 입사 후 기업 인수
오너의 방만 경영으로 참담한 결과
출처: 비즈니스리포트 |
출처: 연합뉴스 |
한때 우리나라에서 재계 12위에 올라설 정도로 굉장한 위상을 자랑했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몰락해버린 기업이 있다. STX는 조선소와 해운회사를 중심으로 두고 중공업·엔진·에너지까지 계열사로 둔 국내 대기업이었다.
조선업 호황기와 함께 순풍을 타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던 STX그룹은 신흥 재벌그룹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창립 13년 만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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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의 시작점에는 창업주인 강덕수 회장을 빼놓을 수가 없다.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차근차근 자리를 밟아 재무회계 책임자(CFO)까지 올라갔던 그는 IMF로 쌍용그룹이 위기에 처하자 회사를 인수했다.
월급쟁이 출신이었던 강덕수는 경영난에 빠진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회사명을 STX로 변경했다. 그 후 오너가 된 강덕수 회장은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갔는데 조선업의 대동조선(STX조선해양), 해운업의 범양상선(STX팬오션), 조선기자재의 ENPACO, 항법장치 제조업체인 STX레이더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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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기업들을 인수해가면서 선박 엔진과 조선소, 그리고 해운회사로 연결되는 수직적 구조를 만들어낸 STX는 2004년 이후 전례 없는 조선업 호황 시기를 맞이해 성장을 거듭했다. 2011년 무렵에는 자산 규모가 22조 원까지 불어나면서 두산·금호·CJ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기세로 국내 재벌 10위권에 들어선 STX는 내부적으로 심각한 위험을 떠안고 있었다. 특히 STX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그만큼 빚더미를 안고 있었고, STX를 구성하는 각 계열사도 애초에 부실 경영으로 부도를 낸 경험이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자 한때 파티의 연속이던 조선·해운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STX 또한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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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STX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던 것은 강덕수 회장이 중국의 다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 건설을 결정한 것이었다. 그는 조선업의 호황기에 미래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다롄에 STX조선소를 세웠지만, 결국 경제 불황기가 다가오면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게 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는 당시 창업주였던 강덕수 회장이 ‘재벌 놀이’에 푹 빠져있었다고 지적한다. 강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적극 참여하고, 자녀들을 기존 재벌가와 혼인시키려 애쓰는 등 외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에 악재가 겹치고, 오너의 방만한 경영까지 불에 기름을 부으면서 STX는 몰락하게 되었고, 강덕수 회장 또한 2014년 4월 구속기소 되었다. 끝내 계열사까지 줄줄이 무너지게 된 STX는 13년 천하를 잠시 누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대중에 큰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