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로또 1등 당첨되니 연금복권이 더 부러웠던 이유는요”
로또 당첨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며 매주 로또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당첨자들 중 일부가 주식 투자, 사업 실패 등으로 몰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죠. 심지어는 빚쟁이에게 쫓기거나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는 보도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런 거액을 평생 소비하지 않고 탕진해버리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로또에 당첨됐지만 전액을 탕진한 한 남성은 이 질문에 ‘사람 욕심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대답했죠.
로또 당첨 후 패륜아들이라 불리며 화제가 된 사건이 있습니다. 2016년 한 노모가 양산 시청 앞에서 패륜 아들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는데요, 아들이 이혼 후 노모에게 자식들을 맡겼고 로또 당첨으로 40억을 수령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입장은 달랐죠.
그는 어머니에게 당첨 사실을 알린 뒤 모시고 살 집도 함께 보러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안 여동생 2명과 매제가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돈을 요구했다는 것. 또 글을 모르는 노모에게도 강제로 피켓을 들게 했다 전하며 강하게 처벌 의사를 밝혔습니다. 결국 여동생과 매제는 구속되어 징역살이를 했죠.
지난해 전주의 한 시장에서는 로또 때문에 형이 동생을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2007년 로또 1등에 당첨돼 12억을 수령했죠. 그는 당시 누이와 동생에게 1억 5천만 원씩을 나눠줬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수천만 원을 건네주었습니다. 이후 동생은 받은 돈을 보태어 집을 장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달라는 지인들의 요구가 계속되었고 A 씨는 동생 집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돈을 빌려주곤 했는데요, 빌린 돈을 받지 못하며 동생 역시 빚 독촉에 시달렸습니다. 이에 형제간 다툼이 시작되었고 결국 형이 동생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2020년 상반기 로또 1등의 평균 당첨 금액은 23억 원입니다. 실제로 지식인에는 ‘로또에 당첨됐는데 당첨금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라며 막막해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이에 전문가들은 계획적으로 자금을 관리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NH농협은행 담당자는 로또 당첨자들에게 꼼꼼한 재무 설계 자문을 권장하였습니다. 일부 언론 보도처럼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이런 거액을 관리하는 데에 전문가가 필수라는 입장입니다.
로또 외에도 연금처럼 매달 지급되는 형식의 ‘연금복권’이 있습니다. 연금복권은 지난 5월 개편을 맞아 ‘연금복권 720+’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죠. 연금복권은 1-7까지의 ‘조’를 선정한 뒤, 1-9의 수 중 6자리를 순서대로 맞추면 되는 방식입니다.
1-45까지의 수를 다루는 로또에 비하면 더 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1등은 월 700만 원씩 20년, 총 16.8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당첨금으로 받는데요, 2등도 월 100만 원씩 10년간 총 1.2억 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또 연금복권은 분할 지급을 하므로 세율도 22%밖에 되지 않죠. 이는 33%를 떼는 로또에 비해 훨씬 적은 수치인데요.
따라서 실수령액은 1등이 546만 원, 2등이 78만 원입니다. 사람들은 최소 10년 간은 꾸준한 연금으로 여유로운 삶이 보장된다는 점을 연금복권의 매력으로 이야기합니다. 지난달 복권위원회는 ‘개편 전보다 구매율이 약 2.4배 상승했다’라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연금복권을 향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총 수령액을 비교해보면 연금복권이 로또보다는 약 10억 정도가 낮습니다. 더구나 연금복권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변화 없이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런 점이 상당한 손해라 느끼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당첨되면 매달 700만 원, 100만 원(2등의 경우)의 금액이 꾸준히 통장으로 입금됩니다.
이는 벼락부자가 되어 일상에 큰 변화를 맞는 로또와는 달리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금전적으로는 훨씬 풍족해지는 효과를 낳습니다. ‘연금복권 720+’의 당첨자들이 돈을 모두 탕진해버린다고 해도 최소 20년은 보장되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