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타워는 일본 건물이냐” 질문에 롯데회장이 내놓은 대답
‘일본 소유’라 낙인찍힌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입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여파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 이번엔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어 다시 한번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특히 신격호 명예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인 롯데월드타워마저 일본 소유라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죠. 그렇다면 과연 롯데 타워는 정말로 일본 소유가 맞는 것일까요? 그 진실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6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세계 5위 안에 꼽히는 초고층 빌딩으로, 단숨에 서울의 랜드마크로 떠올랐습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은 물론, 건설을 진행한 롯데물산 등이 입주해있죠. 그러나 주목할 점은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 건설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일본으로부터 끌어왔다는 것입니다.
롯데월드타워는 공사 시작 시점인 2009년부터 완공된 2016년까지 매년 수천억 원의 공사 비용이 들어갔죠. 공사 대금이 부족했던 롯데물산은 일본으로부터 총 4000억 원을 빌려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물산은 2009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장기 차입금을 제공받았습니다.
일본의 시중 은행에서도 자본을 빌린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2013년부터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서, 2015년부터는 미즈호은행에서 차입금을 제공받았죠. 롯데물산은 여전히 차입금을 받고 있으며, 두 은행에 모두 장기 차입금에 대한 2%대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인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사실 일본의 자본으로 지어졌다는 비판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롯데 측은 대출 이자를 따져 결정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개발을 진행한 롯데물산의 정체성도 모호하다는 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롯데물산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56.99%, 호텔 롯데가 31.13%에 이릅니다.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 투자 회사가 72.65%를 차지하고 있죠. 나머지 지분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 광윤사, 일본 패밀리 등으로 지분의 99.28%가 일본 소유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물산은 사실상 일본 소유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절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롯데물산은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업의 주식 10% 이상을 외국 법인 혹은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을 경우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등록할 수 있는데요. 외투 기업으로 인정받을 경우 각종 세제 혜택을 받게 됩니다. 현재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는 외투 기업으로 등록되어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롯데월드타워에 입점한 일본 브랜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불매 운동의 가장 큰 악영향을 받고 있는 유니클로 매장은 롯데월드몰 내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매장보다 수수료도 낮죠. 이외에도 지유, 무인양품 등과 같은 일본 브랜드들이 즐비합니다. 작년 가을에는 유니클로 모기업과 롯데의 합작 회사 에프알엘코리아도 롯데월드타워에 입점했죠.
그러나 이 같은 사실만을 두고 롯데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니클로는 SPA 브랜드 선호도 1위 브랜드였으며 유인 효과를 위해 인기있는 브랜드에게 좋은 자리를 저렴하게 내주는 일은 경영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죠. 이 같은 전략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스타벅스가 있는데요. 때문에 입점한 점포 국적만으로 롯데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월드타워마저 국적 논란에 휩싸이게 된 롯데. 이 같은 논란에 롯데에서는 “일본에서 제공 받은 차입금은 15%에 불과하죠. 또한 현재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이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일본 소유라고 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사드 보복 때는 한국 기업이라 보복당하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일본 회사와 합작했다고 욕을 먹는다.”라고 롯데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롯데가 한국 기업이었다며 반발이 일기도 했습니다. 단순 지분만이라면 삼성전자도 한국 기업이 아닙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롯데, 실리 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