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이 ‘일산’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사실
고양시 일산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 사냐고 묻는 말에 보통 고양이 아닌 “일산에 산다”라고 대답합니다. 문제가 없어 보이시나요? 한 커뮤니티에 ‘경기도 주민들의 재밌는 관습’이 화제가 된 적 있는데요. “성남시 산다고 안 하고 분당에 산다고 말한다”, “용인시 산다고 안 하고 수지에 산다고 말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글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샀는데요. “고양시 대신 일산시라고 말한다”라며 일산 역시 언급되었죠. 일산은 과연 시일까요, 구일까요? 일산의 행정구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일산을 ‘일산시’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헷갈리는 것인데요. 사실 ‘일산시’라고 알고 있는 행정 구역은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일산은 자치권이 없는 ‘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일산구’보다 ‘일산시’가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언론매체에서도 ‘고양시 일산동구‘를 ‘일산시 동구‘로 표기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고양시 자체를 ‘일산‘이라고 알고 있거나 ‘일산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상당수이죠. 하지만 일산은 고양시 일산동구 혹은 고양시 일산서구가 정확한 행정구역의 명칭이며 고양시에 ‘일산동구’, ‘일산서구’, ‘덕양구’가 있는 것입니다.
2018년에는 SNS에서 ‘경기도 주민들의 재밌는 관습’이라는 글이 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글쓴이는 일산에 사는 사람들이 고양시라고 말하지 않고 “일산에 산다”라고 한다며 이런 글을 올렸는데요. 이후 많은 공감을 받아 여러 커뮤니티에 소개되기도 했죠.
일산 뿐만 아니라 분당도 마찬가지로 시가 아니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이지만, 많은 사람이 분당에 산다고 말하므로 분당을 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일반적으로 ‘부산에 산다’, ‘대구에 산다’라고 말할 때 시를 지칭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일산은 원래 ‘일산구’였는데요. 2005년 일산구가 인구 5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일산 동구와 일산 서구로 나누어졌습니다. 당시 고양시 인구는 91만 명이었습니다. 일산 서구에는 특이하게도 ‘일산동’이 있습니다. 즉, 일산구와 일산동은 존재하는 곳이지만 일산시의 자취는 찾아볼 수가 없죠. 따라서 ‘일산시’라는 명칭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
이보다 더 오래전 고양시가 고양군이던 시절, 일산은 고양군 일산면이었습니다. 이후 일산읍이 되었지만 여전히 고양군에 소속된 곳이었죠. 그런데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고양군이 고양시가 되었고 구가 생겨나면서 자연스럽게 일산읍은 일산구로 명명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과거 일산을 지칭하던 명칭들과 ‘일산동’과 같이 실제 존재하는 지역의 이름들이 혼동되어 많은 사람이 혼란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운전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우리는 방향 표지판을 보고 이동하기도 하죠. 그런데 간혹 고양시 대신 일산으로 표시된 표지판들이 있어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자유로에 있는 나들목에는 단순히 ‘일산‘ 혹은 ‘덕양‘이란 명칭으로 줄여서 안내하고 있는데요. 지리에 어두운 초행자들에겐 고양과 일산이 다른 지역이라는 혼동을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보통 방향 표지판의 지명 안내는 시·군과 읍·면 단위만 표시하는데요. 자치구나 일반구는 잘 표시하지 않지만, 일산의 경우 원래 일산읍이었다는 점에서 옛날부터 일산이라는 명칭을 표지판에도 사용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일산을 ‘시’로 착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산이 개발되면서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기 때문인데요. 일산 신도시는 현재 대한민국 도시 계획의 모델로 삼는 대표적인 신도시 중 하나입니다. 1990년 3월 한국토지공사가 신도시 건설을 시작했으며 1993년 일산 신도시를 포함하는 지역이 고양시 일산구로 분구되었죠.
고양시는 지역을 홍보할 때 ‘일산 신도시’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광활한 대지에 아파트 일대가 세워지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언론 매체에 많이 등장했죠. 이로써 일산은 분당, 중동, 평촌, 산본과 함께 신도시의 대표 주자가 되었습니다. 이 또한 일산을 고양시 자체로 여기거나 일산시로 인식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산도 원래 일산시로 분리하려는 계획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현재의 일산동/서구 지역이 일산시로 분리될 예정이었으나, 고양군 전체가 고양시로 승격되면서 계획이 무산되었다는 것인데요. 현재의 일산동구청이 고양 시청보다도 크게 지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산동구청을 일산 시청으로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고양 시청보다도 크게 지어 구청이 시청보다 커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지금까지 왜 많은 사람이 일산의 명칭을 두고 헷갈려 하는지 살펴봤는데요. 최근 고양시 덕양구 역시 북구와 남구로 분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죠. 덕양구는 2019년 12월 기준 46만이 넘는 인구로 작년에 분구 게획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는데요. 이에 고양시는 2월 안으로 분구안을 다시 만들어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