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된 아파트 바로 팝니다" 요즘 잔금대출 막히자 벌어지고 있는 일
6·17부동산 대책
실소유자들의 대출 막아
눈앞에서 내 집 마련 놓친 서민들
급히 마련한 대책은?
내집 장만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꿈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서민들이 눈앞에서 집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이 원인입니다. 투기 세력을 규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엉뚱한 서민의 발목을 잡은 격입니다.
6·17부동산 대책에서는 과열지역에 투기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 지역을 추가로 지정했습니다.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가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이 줄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잔금대출이 막힌 서민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6·17부동산 대책으로 막힌 서민 대출
부동산 시장의 투기수요가 잡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집값 불안의 요인으로 지목해왔습니다. 20번째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비규제지역 등의 부동산 시장이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상승세로 돌아서자 다시 규제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6·17부동산 대책입니다.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가 늘어났다. |
6·17부동산 대책의 목적은 규제지역을 넓혀 전국적인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내 집 마련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정대상지역이 자연보전권역·접경지역을 제외한 경기 전 지역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인천, 수원, 안양 등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규제 지역이 변경되자 서민들의 잔금대출이 어려워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6·17부동산 대책 발표 전 비규제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였습니다. 규제 지역로 지정된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조정대상지역에서 50%, 투지과열지구에서는 40%로 바뀌었습니다.
대출이 막혀 흐트러진 계획
주택담보대출비율의 변경으로 실소유자의 잔금 대출이 어려워졌다. |
아파트 청약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과정을 거칩니다. 기존 60%에서 40%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크게 줄어들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당첨자들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계약은 취소되고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계약금 또한 날리게 됩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까지 나온다는 말에 자금 계획을 세워 청약에 들어간 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소유자가 잔금을 구하지 못하면 아파트를 잃게 된다. |
LTV가 실수요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까요? 인천에서 8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 분양권을 산 한 실수요자는 시세 4억 3천만 원의 중소형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입주 때 70%인 3억 원 정도 잔금 대출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투지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40%가 적용되어 1억 7천 정도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실소유자가 다음 달까지 1억 3천을 구하지 못하면 아파트는 물론 계약금까지 잃게 됩니다.
부동산 대책이 전세난에 영향을 미쳤다. |
부동산 대책은 되려 많은 전세난을 낳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와 실소유자가 잔금 대출 규제로 인한 금액 차이를 좁히고자 전세금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전세수요 때문에 경기도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격 비율은 매매가격 대비 70%를 넘었습니다. 이는 작년 4분기 68.2%에 비해 3.3% p 오른 수치입니다.
허탈한 실수요자들의 대책 마련
실수요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만드는 등 부족한 자금을 구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전세 세입자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시세가 9억 원을 넘게 되면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 대출 보증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틈새시장’을 노린 사람도 있었습니다.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입니다. 비교적 규제가 덜할 뿐만 아니라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주거형 오피스텔 분양, 매매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률은 0.03%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했다. |
그럼 부동산 대책은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의 매수 문의는 급감했지만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 신도시의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했습니다. 또한 예상대로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규제지역인 김포의 아파트 가격은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며칠 새 0.36%나 상승했습니다.
6·17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
자금 계획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꿈꾼 서민들은 6·17부동산대책을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입주가 얼마 남지 않는 당첨자의 경우 단기간에 수천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잔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부 실수요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릴 뿐만 아니라 촛불집회, 1인 시위, 검색어 총동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글 권도영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