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뚝 떨어지면서 여행사와 함께 매출이 급감한 업종이 있습니다. 바로 숙박업인데요, 그 중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특급호텔은 텅 빈 객실이 좀처럼 채워지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 호텔사업을 더 크게 확장할 거라 공언한 사람이 있는데요. 그 사람은 바로 SNS로 대중과 활발한 소통을 펼쳐 ‘소통의 오너’라는 별명이 붙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입니다.
정 부회장으로선 첫 강남진출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의 횡보에 시장이 더 집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여동생 정유경 총괄사장 역시 오는 8월 대전에서 문을 여는 호텔 ‘오노마’의 오픈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업종에 남매가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가족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과연 첫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웃게 될 사람은 누가 될까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 그룹에서 이마트 부문을 맡고 있는데요
.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5일 최고급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선팰리스
)을 오픈했습니다
.
조선팰리스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던 기존의 르네상스호텔을 허물고 약2조10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었는데요. 하룻밤에 최대 1600만원인 스위트룸 44개를 포함해 254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영장·연회장·레스토랑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호텔 내 뷔페 가격은 업계 내 가장 고가로 알려졌는데요. 일요일 점심 뷔페 가격이 1인당 15만원으로 JW메리어트서울의 13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돼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호텔 업계 전반이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 속 새로운 특급 호텔 오픈을 결정한 정 부회장의 선택에 우려 섞인 눈초리를 보내는 이가 적지 않습니다
. 실제로 지난해 조선호텔리조트의 적자는 약
7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객실 매출과 식음료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54%, 24%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그러나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간 르네상스 호텔, 르 메르디앙 서울, 쉐라톤 팔레스 강남 호텔 등 강남에 위치한 특급 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경쟁 호텔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업계 전문가들도 오히려 지금이 호텔 사업을 확장할 적기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 호텔 업계 관계자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조선팰리스가 유일한 대안으로서 새로운 호캉스 명소가 될 수 있다
”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
실제로도 조선팰리스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오픈 전부터 뜨거웠습니다
. 조선팰리스 측은 이달 초 보증금
2억
5000만원에 연회비
1000만짜리 피트니스 회원권
250명분 예약을 받았는데요
. 이때
6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고 합니다
.
조선팰리스의 성공적인 첫 발디딤에는
SNS를 활용한 소통의 귀재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정 부회장은 호텔의 공식 오픈을 앞두고 조선팰리스 내 식당을 연이어 방문한 사진을
SNS에 게재해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 이에 정 부회장의
SNS 팔로워들은
“음식이 작품 같다
”, “가격은 얼마 정도 일까요
?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할 듯
”, “예뻐서 못 먹겠다
”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사실 호텔 사업에 먼저 발을 들인 것은 정 부회장이 아닌 그의 여동생 정 총괄사장인데요
. 정 총괄사장은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해
2008년까지 호텔 사업을 이끈 이력이 있습니다
. 하지만 신세계 그룹의 남매 분리 경영이 강화되면서 조선호텔은 이마트 부문으로 편입됐고
, 그 과정에서 정 총괄사장은 자연스레 호텔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 것이죠
. 물론 신세계 자회사인 센트럴 시티를 통해
JW매리어트에 지분이 있었으나
, 직접 경영을 하진 않았습니다
.
따라서 업계에서는 오는 8월 대전에서 문을 열 호텔 ‘오노마’가 정 총괄사장의 본격적인 호텔 경영의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팰리스만큼은 아니지만 오노마 역시 5성급 호텔”이라며 “백화점 사업 부문에선 이미 실력을 입증했지만, 호텔 쪽에선 또 한 번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정 총괄사장의 오노마를 두고는 수익창출 측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대전이 광역시이고, 구매력이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지방에서 호텔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에 대한 걱정인데요. 대전이 이렇다 할 관광요소가 많지 않다 보니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동생인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맡고 있었기에 그간 두 사람의 경영 성적 비교 자체가 불가했다면 앞으로는 아니게 됐습니다. 물론 정 부회장은 이미 유명 브랜드를 보유해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 있고, 정 총괄사장은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내딛는 단계라 같은 비교 선상에 두는 게 불공정하다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경영 능력에 대한 비교는 충분히 설왕설래가 오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숙박업종이 너무도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두 남매가 경쟁하며 괄목할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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