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마이너스 손 오빠와 미다스 손 동생의 승부처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뚝 떨어지면서 여행사와 함께 매출이 급감한 업종이 있습니다. 바로 숙박업인데요, 그 중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특급호텔은 텅 빈 객실이 좀처럼 채워지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 호텔사업을 더 크게 확장할 거라 공언한 사람이 있는데요. 그 사람은 바로 SNS로 대중과 활발한 소통을 펼쳐 ‘소통의 오너’라는 별명이 붙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입니다.
정 부회장으로선 첫 강남진출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의 횡보에 시장이 더 집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여동생 정유경 총괄사장 역시 오는 8월 대전에서 문을 여는 호텔 ‘오노마’의 오픈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업종에 남매가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가족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과연 첫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웃게 될 사람은 누가 될까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팰리스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던 기존의 르네상스호텔을 허물고 약2조10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었는데요. 하룻밤에 최대 1600만원인 스위트룸 44개를 포함해 254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영장·연회장·레스토랑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호텔 내 뷔페 가격은 업계 내 가장 고가로 알려졌는데요. 일요일 점심 뷔페 가격이 1인당 15만원으로 JW메리어트서울의 13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간 르네상스 호텔, 르 메르디앙 서울, 쉐라톤 팔레스 강남 호텔 등 강남에 위치한 특급 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경쟁 호텔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오는 8월 대전에서 문을 열 호텔 ‘오노마’가 정 총괄사장의 본격적인 호텔 경영의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팰리스만큼은 아니지만 오노마 역시 5성급 호텔”이라며 “백화점 사업 부문에선 이미 실력을 입증했지만, 호텔 쪽에선 또 한 번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정 총괄사장의 오노마를 두고는 수익창출 측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대전이 광역시이고, 구매력이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지방에서 호텔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에 대한 걱정인데요. 대전이 이렇다 할 관광요소가 많지 않다 보니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동생인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맡고 있었기에 그간 두 사람의 경영 성적 비교 자체가 불가했다면 앞으로는 아니게 됐습니다. 물론 정 부회장은 이미 유명 브랜드를 보유해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 있고, 정 총괄사장은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내딛는 단계라 같은 비교 선상에 두는 게 불공정하다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경영 능력에 대한 비교는 충분히 설왕설래가 오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숙박업종이 너무도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두 남매가 경쟁하며 괄목할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