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중 가장 별로라고요?’ 현직 환경미화원이 공개하는 연봉표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채용시장의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초봉 최소 3천이라는 고소득에 준 공무원급인 한 직종이 구직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바로 모두가 잠든 어두운 새벽 도로 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입니다.
한때 기피되는 직종 중 하나였던 환경미화원은 정년이 보장된데다 각종 수당을 포함한 연봉이 웬만한 중소기업 임원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하지만,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견뎌내야 한다고 하죠. 과연 환경미화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들이 받는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해 말 환경미화원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 2013년 이후 7년 만에 환경미화원 채용공고를 낸 것으로 5명 정원에 총 111명의 지원자가 몰렸는데요 . 지원자 연령을 살펴보면 2030세대가 6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
비슷한 시기 환경미화원 채용공고를 낸 창원시에서도 ‘고시 경쟁률 ’과 맞먹는다 할 정도로 많은 지원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 17명 채용 정원에 총 727명이 지원해 무려 4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 창원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한때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해 30,40대 남성 지원자가 많았지만 요즘은 20대 초반 여성도 지원하는 경우를 여럿 본다 ”라고 밝혔습니다 .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해선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 있는데요. 바로 웬만한 기초체력으론 통과하기 어렵다는 체력시험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각 구마다 정해져있는 체력 시험 기준 요건은 다르나 대개 모래마대 들고 왕복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측정 등을 하는데요. 예컨대 김천시의 경우 환경미화원 체력검정 항목으로 모래마대 들고 25m 왕복달리기, 모래마대 머리 위로 들고 서 있기, 악력 테스트 등을 두고 있습니다. 이때 체력검정의 합격 인원은 최종 선발인원의 최소 2배수에서 최대 10배수까지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체력검정에서 통과한 사람은 다음 과정으로 면접을 치르게 됩니다. 면접 과정에서는 환경미화원에게 필요한 직업적 소양인 책임감, 성실성, 대민 봉사 자세, 직업의식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게 되는데요. 합격자는 체력검정과 면접 점수를 더해 고득점사 순으로 선발하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환경미화원의 초봉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해 1월경 서울시 송파구는 환경미화원의 초봉을 5466만 원으로 제시했는데요 . 송파구 관계자는 “기본금에 상여금 , 명절휴가비 , 각종 수당을 더하면 그 정도 안팎의 연봉을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다만 , 환경미화원은 국가직 공무원 개념이 아닌 시 ·구청 소속으로서 25개 자치구의 환경미화원 초봉은 자치구별로 일률적이지 않은데요 . 대개 중소도시 환경미화원의 임금은 대도시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에 비해 임금이 다소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
김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김천 시청의 경우 기본급 140만 원에 작업 장려수당, 위험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첫 월급은 260만 원 안팎”이라며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세전 325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올해 초 통계청이 2030세대가 첫 직장에서 받는 월 수익이 2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73%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연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봉이 높다는 장점 외에도 건강 등에 이상이 없는 한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환경미화원의 장점 중 하나인데요. 다만, 소속 지자체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하며 정규직 공무원은 아니기에 연금은 못 받는다는 점 역시 최대 단점으로 꼽힙니다.
환경미화원은 해당 지역 장기 거주했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선발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는데요. 지난해 환경미화원을 채용한 한 광역시 자치구 관계자는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가점이 있어 보통 3자녀를 둔 지원자의 합격률이 높은 편”이라며 “3자녀가 있으면 가족수당도 월 10만 원씩 나오기에 연봉도 덩달아 올라가는 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환경미화원이 고용 불안정 사회에 정년이 보장될뿐더러 높은 연봉을 받는 매력적인 직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만큼 업무가 강도 높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녕하세요. 현직 환경미화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환경미화원이 됐다는 작성자는 “쓰레기차를 이용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은 힘들지 않으나 정말로 힘든 것은 매립장에서 이뤄진다”라며 “생리대, 기저귀, 대변이 묻은 휴지 등을 손으로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라고 토로했는데요.
특히 그는 “여름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매립장에서 일하다 보면 입안으로 파리가 들어온다”라며 “옷에 구더기가 들러붙어있는 건 일상이다”라고 덧붙였죠.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원래 힘든 일을 하시는 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업무가 생각보다 더 고된 거 같다”, “미화원들 생각해서라도 분리수거 잘 해야겠다”, “정말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군”이라는 등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한때는 기피 직종이었으나 높은 연봉과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현재는 치열한 채용 경쟁률을 자랑 중인 환경미화원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향후 국내 일자리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시 해당 직군에 도전장을 내미는 청년들은 향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