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집 다날렸다"..한탕 노리다 한방에 나락
가상화폐 열풍으로 사람들이 코인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한지도 10여년이 흘렀다. 그 사이 많은 이들이 '한탕'을 노리고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고, 나아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물론 이같은 투자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만큼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원금 회수도 못한 채 빈털터리가 됐다는 경험담도 매일같이 쏟아져나왔다.
연예계에서도 마찬가지. 많은 스타들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투자 실패 경험담을 공유했다. 유명인이라고 해도 실패는 뼈아픈 법. 요행을 꿈꿨다가 전재산을 모두 잃고 집까지 팔아야 했던 이들의 사연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개그맨 류정남은 최근 방송된 KBS2 '하이엔드 소금쟁이'에 출연해 전세금까지 빼서 코인에 투자했다가 한달 만에 2억 8700만원을 날렸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날 그는 "그때는 주위에서 코인 안 하면 바보였다. 처음에는 100만원으로 했다가 다른거에 눈뜨게 되고 그러다가 크게 데였다. 3분만에 1300만원을 얻었다. '이게 무슨 세상이지? 소질이 여기에 있었나? 제2의 인생은 이건가?'하다가 '몇십억도 가겠구나'라는 멍청한 생각을 했다. 한달만에 2억 8천 7백만원을 잃었는데 개그맨 생활 하면서 평생동안 모은 돈이나 다름없다. 처음에 이득을 본 사람들은 신이 버렸다고 한다. 제가 신이 버린 사람이다"라고 털어놨다.
과거 힘들었던 시절부터 조금씩 돈을 모아 현재 투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 집이 원래는 전세였는데 지금은 월세로 있다. 무리한 투자로 전세금을 홀라당 해먹었다"고 밝혔다. 투자로 잃은 2억 8천 7백만원 이 전세금이었던 것. 그 돈을 한달만에 모두 잃었다는 류정남은 이후 재기를 위해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10개월간 일해 가까스로 5천만원 가량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현재 유튜브 출연과 간간히 들어오는 행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투자금이 10억이 됐으면 (투자를) 계속했을 거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며 "지금은 (코인을) 쳐다도 안본다. 지금 이걸 빨리 겪어서 그래도 복구를 할수있다는 생각이 든다. 뒤늦게 왔으면 다 날아갔을거다. 진짜 무섭다"고 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에 앞서 레슬링 레전드 정지현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전 재산의 80%를 코인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레슬링 체육관을 7개월째 운영 중이라고 밝힌 그는 회원수가 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체육관 운영이 절실한 이유로 "국가대표 코치를 하다가 나오게 됐는데 투자를 잘못했다. 저희 집안이 휘청이는 상황이 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코치 월급만으로는 아이들 교육과 내집마련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지현은 "코인때문이냐"는 질문에 "코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수긍했다. 다만 올림픽 연금은 손대지 않았다고. 그는 "전재산의 한 7~80%정도 잃었다. 재산이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그걸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눈떠보니 정신을 못차리고 이렇게까지 벌어졌더라"라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해를 떠올렸다.
이에 아내 정지연 씨는 "저는 투자를 반대했었다. 저는 겁이 많아서 제가 코인, 주식을 안 좋아한다. 남편이 제가 반대하니까 상의를 안하고 투자를 해서 손해를 많이 봤다"고 폭로했다. 정지현은 "제가 깡다구가 있다보니 거기서도 굉장히 공격적으로 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 화이팅 해야한다"고 체육관 운영에 힘을 쏟아야하는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아내 말 잘 들으려고 한다"고 반성했고, 아내는 "왜냐면 더 이상 잃을게 없으니까"라고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종격투기선수 김동현도 '아침 먹고 가2'에서 코인에 실패해 한남더힐을 팔고 반전세 살이 중인 상황을 전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고급 아파트를 공개했다. 김동현이 살고 있는 반포동 아파트는 80평짜리로, 매매가 7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성규는 "형 혹시 커뮤니티 글 보셨냐"며 "'김동현이 왜 여기 살아? 뭔데?'(라고 하더라)"고 리얼한 대중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를 들은 김동현은 "네 속마음 아니냐"고 물으면서도 "자가 아니다. 자가는 못 산다"라고 해명했다. 장성규는 "근데 전세도 3, 40억 하지 않냐"라고 궁금해 했고, 김동현은 "그래서 반전세"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지금 무주택이다. 예전에 한남더힐 작은 평수에 살다가 팔았다. 주택이 조금 있었는데 다 팔았다"라고 털어놨다.
장성규는 그 이유를 물었고, 김동현은 "코인을 했다. 이게 위장병이 오르긴 하는데 굉장히 어려운 판에 왔다"며 "중간쯤에 많이 손해 보면서 정신차렸다. 우리 애들 다 길바닥 가겠다"라고 밝혔다. 코인때문에 집까지 팔았다는 것. 가까스로 길바닥에 나앉기 전에 정신을 차렸다는 그는 "그때부터 투자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이제 본전이 됐다"고 기사회생한 상황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개그우먼 신기루는 '동상이몽2'에서 코인에 전재산을 넣었다가 "원금도 못 받고 싹 날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김숙은 전세금을 반년 이상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김기리의 모습을 보고 "기리 씨는 결혼 전 일이고 나중에 찾으면 되는건데 기루씨는 결혼 후에 전 재산을 탕진하고 다시 시작을 한거라더라"라고 질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신기루는 "맞다. 저는 코인을 한창 했었다"고 토로해 모두를 충격케 했다. 그는 "그때는 돈이 많이 없을 때였다. 그냥 들어오는 일 몇가지 하고 그래서 돈이 없으면 사람이 돈을 더 벌고싶은거다. 그래서 전재산을 깔끔하게 한꺼번에 다 넣고 그냥 싹 날렸다. 원금도 못 받고"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좋은게 그때랑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의 액수가 다를거 아니냐. 한번 경험해봤으니까. 만약 지금 붐이 일었으면 싹 넣고 싹 날렸을 것 같다"라고 오히려 일찍이 투자의 위험을 알게 된 것이 다행임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그럼 코인 다신 안해요?"라는 질문에 "아니 뭐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하는데"라고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안긴 그는 "그 기회로 더 열심히 일을 해야겠구나 해서 다시 벌었으니까 기리도 힘내라는 의미에서 아픈 얘기를 한 것"이라고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나연 기자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2, SBS, 스튜디오 수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