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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민 2군행' 터질 게 터진 한화, 갈등 표면화

'송광민 2군행' 터질 게 터진 한화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다. 감독이 선수를 대놓고 저격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3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엔트리 말소된 송광민(35) 얘기를 먼저 꺼냈다.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의 몸이 많이 피곤한 것 같아 (대체 선수로) 김태연을 불렀다"며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벗어난 행동을 했다. 팀이 우선이기 때문에 (송광민 제외는)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송광민은 시즌 초반 중심타선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 돌풍을 이끌었다. 6월 중순에는 부진에 빠진 최진행 대신 주장 완장도 넘겨받았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갈등이 커졌다.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에게 주장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부상·부진을 이유로 1군에 없는 선배들을 찾는 그의 모습이 못 마땅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세대교체, 리빌딩, 육성에 중점을 두고 시작했다.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살아남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시즌 초반부터 1군 전력에서 배제된 베테랑들이 하나둘씩 생겼고, 입지가 좁아진 선수들은 트레이드를 요청하기도 했다. 퓨처스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송광민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베테랑 선배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한용덕 감독과 오해의 골이 깊어져만 갔다. 지난 7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3회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 아웃된 뒤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교체됐다. 공교롭게 이틀 뒤 햄스트링 근육 파열로 3주 진단을 받고 재활군에 갔다. 트레이닝파트의 부상 경과 전달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 진짜로 아팠지만 괜한 오해가 쌓였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 몸을 만든 송광민은 1군 복귀 후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에서 페이스가 주춤했다. 엄지발가락 통증도 있었다. 엔트리 말소 전이었던 지난 2일 타격 훈련을 하다 옆구리 통증까지 발생했다. 하루 이틀 쉬면 괜찮아질 수준으로 봤지만, 한용덕 감독은 기다림 없이 결단을 내렸다.


처음에는 말을 아끼려 한 한용덕 감독이었지만 굳이 숨기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 시즌 내내 이어온 원칙과 기조를 무너뜨릴 수 없다.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팀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갈등이 외부로 표면화됐지만 이마저 감수한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숨김없는 직설 화법을 구사한다. 직접적인 대화가 아니라 언론 기사 등 텍스트를 통해 전해지는 한용덕 감독의 '워딩'이 몇몇 베테랑 선수들에게 서운하게 다가왔다. 이날 송광민을 직접적으로 거명했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확실한 경고 메시지로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지만, 반발 효과를 불러일으킬 여지도 없지 않다.


한용덕 감독은 향후 송광민의 포스트시즌 합류 여부에 대해 "그때 보면 알 것이다"고 말했다. 여지를 남겨뒀지만 뉘앙스 자체는 너무나도 단호했다. 구단에도 이 같은 의지를 분명히 전했다. 이제 구단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없다. 언젠가 터질 문제였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3위 싸움을 하는 시점이란 점이 부담이다. 한용덕 감독은 "여기(감독)는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말로 대신했다. 

'송광민 2군행' 터질 게 터진 한화

[OSEN=대전, 이상학 기자]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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