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x오은영, 전국민 추앙 받다가 나락行..스타 전문가들의 딜레마
신드롬 급 인기를 끌며 방송계를 주름잡던 스타 전문가들. 하지만 너무 잘나갔던 게 독이 되기도 했다. 크게 사랑 받은 만큼 대중의 잣대는 더 깐깐했고 한번 돌아선 민심은 매서웠다. 육아 전문가 오은영과 역사 전문가가 비슷한 롤러코스터를 탄 모양새다.
#오은영
지난 18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교사가 생전 학부모들의 갑질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전국에서 ‘맘충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교사들 역시 행동하겠다며 교사 인권 보호, 교권 정상화,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가슴 아픈 이슈임은 분명하지만 불똥이 애먼 곳으로 향했다. 각종 육아 예능을 통해 보여준 오은영의 육아관, 훈육 지도법 등이 현실 교권의 추락을 유발했다는 지적들이다. 이에 오은영의 인스타그램에는 피드와 상관없이 사회에 분노한 이들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오은영이 뜻하지 않게 이슈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 출연한 남편은 재혼인 아내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에 대한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아내가 자신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적도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방송에서도 남편이 7살 의붓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엉덩이를 찌르고, 껴안고, 간지럼을 태우고, 뒹구는 등 장난 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아이는 그를 ‘새아빠’가 아닌 ‘삼촌’이라 부르며 선을 그었고 격한 스킨십에 대해 “하지 마세요” “싫어요”라고 강하게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이 방송은 아동 성적학대 논란으로 번지고 말았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하지만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편집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오은영을 향한 쓴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당신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입니다”, "당신 같은 최고 권위자가 그토록 도와 달라 절규하는 아이에게 침묵하며 촉각이 예민하단 프레임을 씌운 건 아이에게 절망을 안겨준 겁니다” 등 오은영의 상담과 분석, 해당 가족에 대한 솔루션을 비난했다.
방송계를 장악한 오은영이었지만 이 일로 위기론이 대두됐다. 결국 그는 ENA ‘오은영 게임’ 인터뷰 중 “제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해당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불편하셨다면, 이후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뵐 수 있게 제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설민석
오은영 논란 이전엔 설민석이 그랬다. 설민석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한국사 강사로 활약했고 2012년부터는 tvN ‘공부의 비법2’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엔 MBC ‘무한도전’에 나와 전국구 스타 강사로 급부상했다.
이후 그는 KBS ‘설민석의 십장생 한국사’, MBC ‘선을 넘는 녀석들’, tvN ‘책 읽어 드립니다’를 통해 역사를 쉽게 풀어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연영과 출신다운 현란한 말솜씨와 극적인 표현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고 2019년엔 ‘선을 넘는 녀석들’로 MBC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2020년 12월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론칭했다. 그런데 방송 2회 만에 문제가 생겼다. ‘클레오파트라 편’이 방송된 이후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가 SNS를 통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공개 비난한 것.
이에 제작진과 설민석은 일부 오류를 인정했고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후엔 논물 표절 의혹까지 불거졌다. 설민석이 201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의 표절률이 52%라고. 해당 매체는 “설민석의 석사 논문에 담긴 문장 747개 중 100% 표절률을 기록한 문장은 187개, 표절 의심 문장은 332개”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과거 설민석의 발언들 중 오류가 있던 것들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워낙 전방위적으로 활약이 뛰어났던 만큼 한국사, 세계사, ‘삼국지’ 강연 등에서 나왔던 설민석의 오류 발언들이 재조명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결국 설민석은 “석사 논문 표절 사태로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과오다. 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내게 보내 준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OSEN=박소영 기자] /comet568@osen.co.kr
[사진] SN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