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마블 영화 연출? 쫄쫄이 입은 히어로 숨막히는 기분"
봉준호 감독이 마블 영화 연출 가능성에 대해 재밌는 답변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한국의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의 북미 시장 프로모션을 맡은 배급사 네온의 CEO 톰 퀸, 두 사람의 대담 형식 인터뷰를 공개했다.
버라이어티 측은 최근 마틴 스콜세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등 미국의 거장들이 마블의 히어로 무비를 두고 "영화가 아니다"라며 비판한 것에 대해 물었고, 봉준호 감독은 "난 마틴 스콜세지와 코폴라 감독을 너무 존경한다. 그들의 영화를 공부하며 자랐고, 그들이 말한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영화를 개별적으로 보면 루소 형제가 연출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비롯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로건' 등을 재밌게 접했다. 그 영화에도 훌륭하고 시네마틱한 순간들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마블 영화 연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봉준호 감독은 "난 슈퍼히어로 영화에 반영되는 창의성은 존중하지만, 사람들이 몸에 꽉 끼는 옷이나 코스튬을 입는 걸 견디지 못한다.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들은 몸에 꽉 끼는 슈트를 입는데, 그럼 난 절대 감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그런 프로젝트를 나한테 제안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나도 절대 그런 옷을 입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코스튬을 입은 사람을 보는 것도 정신적으로 힘들다. 어디를 봐야할 지 모르겠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그는 "그런데 아주 크고 헐렁한 코스튬을 입는 슈퍼 히어로가 있다면 연출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5월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오는 2020년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최종 후보작 5편은 내년 1월 중순 경 발표될 예정이다.
[OSEN=하수정 기자] 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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