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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저만 따라오세요".. 할머니 산책시켜드리는 고양이

앞장서서 가다가 다시 곁으로 오고 그렇게 보조를 맞춰가면서 주인 할머니와 함께 산책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흐뭇함을 자아내고 있다. 충청남도 홍성의 한 농촌 마을. 논 사이로 난 마을길 위에 할머니 한 분이 걸어가고 그 앞에 고양이가 앞장서서 가고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어느새 할머니 곁으로 와 있는 고양이가 보인다. 그리곤 다시 할머니 앞에 서서 걸어간다. 할머니의 산책을 함께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란다. 이 사진들은 할머니의 이웃인 혜경 씨가 며칠 전 말로만 듣던 산책 모습을 직접 보고 남긴 것이다.

혜경 씨에 따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노부부의 집에는 자매지간인 고양이 두 마리도 함께 살고 있다. 2년 전 쯤 마당에서 어미 없이 빽빽 울고 있는 두 녀석을 거둬 키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혜경 씨가 노부부 집에 다니면서 '몬이'와 '난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그런데 '몬, 난이' 두 녀석들은 딱 개냥이들이었다.


고양이들은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몬이와 난이는 예외였다. 할아버지가 경운기를 타고 나갈 때 집밖으로 인사를 나가는가 하면 두 분이 밭일, 논일 나갈 때에도 졸졸 따라 다닌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책길도 이 녀석들이 빠질 수 없단다. 사진으로 남은 산책길 고양이는 난이다.


혜경 씨는 "두 분이 산책 나갈 때, 밭일 나갈 때 두 녀석들이 강아지들처럼 졸졸 쫓아다닌다고 한다"며 "손주들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이라고 말했다.

노부부 댁의 두 고양이 몬이와 난이.

몬이와 난이는 중성화수술을 받았다는데 고양이들 숫자가 불어날 것을 걱정하시는 노부부를 보고선 혜경 씨가 기꺼이 동물병원에 다녀왔단다. 혜경 씨 역시 길고양이들을 돌봐왔는데 중성화수술을 해준 뒤로는 두 녀석 먹을 사료도 꼬박꼬박 챙겨드리고 있다.


혜경 씨는 "할머니는 물론 고양이들이 잘 있는지 보러갈 때면 할머니께서 고추, 오이, 상추, 감, 별별 것들을 다 주신다"며 "고양이들 덕분에 이웃 분들과 아주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고 흐뭇해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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