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저 예쁜 애들을...' 월세 안내길래 찾아가봤더니 똑닮은 고양이 30마리가
서울 한복판 한 오피스텔에서 과다사육된 고양이 30여 마리가 구조됐다. 근친교배 탓에 상당수 고양이들이 똑닮아 있었다.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는 지난 29일 공식 SNS에서 30마리에 달하는 방치 고양이들의 구조소식을 전했다.
나비야사랑해의 게시물을 보던 이들은 하나 같이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에 따르면 나비야사랑해는 며칠 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고양이 30여 마리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나갔다.
옷장과 옷장 서랍에 모여 있는 고양이들이 있었고, 고양이들 몇 마리는 창문턱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여섯 마리씩 그렇게 무리지어 앉아 관계자들을 쳐다봤다.
고양이들의 외모가 완전 엉망은 아니었는데 창문 아래 어지럽게 널린 쓰레기들로 봐서는 어느 틈엔가 감당이 안될 정도가 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피스텔 전체 관리도 맡고 있는 해당 오피스텔의 주인이 월세가 수개월째 밀리자 찾아가봤단다. 그랬더니 세입자 혼자서 이렇게 어지러운 모습으로 고양이들을 키우고 있었더랜다.
세입자는 고양이들의 소유권 포기각서를 쓰고 오피스텔에서 퇴거해 버렸고, 결국 고양이들은 오피스텔에 남겨지게 됐다. 오피스텔 주인이 이 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면서 도움줄 곳을 찾다가 나비야사랑해와 연이 닿게 됐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고양이들이 최초 2, 3마리에서 시작해 교배를 거듭하면서 30여 마리까지 늘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고양이들이 하나같이 닮아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두다 페르시안 고양이다. 품종묘인 만큼 가정 분양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피스텔 주인의 배려 덕분에 이들 고양이는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오피스텔에서 지낼 예정이다. 경기도수의사회 지원으로 건강검진과 함께 중성화수술을 받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임시보호처와 입양처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유주연 대표는 "근친 교배로 태어난 고양이들은 특유의 질환을 갖고 있어서 모두 입양을 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건강상태와 성향을 파악해 좋은 가족을 찾아주고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들이 30여 마리에 달하고 치료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다. 유 대표는 "나비야의 의지 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부디 이름조차 없는 예쁜 아가들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동대문 호더 고양이들 치료비 계좌 후원 우리은행 1005-902-530455 (사단법인 나비야사랑해)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