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에서는 변기 물도 함부로 내리지 말라더니..
애들 앞에선 물도 조심히 마시라던데, 이제 새끼 고양이 앞에선 변기 물도 조심히 내려야 할 것 같다. 지난 30일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니 똥 버린 건데 뭐가 궁금해서 구경을 해" 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묘생 3개월 차 최대의 호기심 발동 |
사진 속에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뒷발로 까치발까지 서서, 화장실 변기통을 살펴보고 있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마치 들어가기라도 하겠다는 듯, 변기통에 푹 빠져버린 고양이의 앙증맞은 뒤태가 절로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생후 3개월 된 벵갈고양이 공주님 '김용식'이다.
갤용식3 |
세상 모든 게 다 신기하기만 한 아깽이라 그런지 변기 물 하나에도 호기심이 가득하다. 왕성한 호기심에 활발한 성격까지 갖춘 아깽이다 보니 용식이의 보호자인 민준 씨는 감당이 안 될 정도라고 한다. 민준 씨는 "그냥 변기통만 구경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볼일을 볼 때도 옆에 와서 기다리며 구경을 할 때가 많다"며 "자기가 싼 똥을 치워도 저렇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막상 물을 내리면 빛의 속도로 도망가기 바쁘다고 한다.
"집사 볼일 보는 거 구경할 고양!" |
민준 씨는 스웩 넘치는 무늬와는 다소 언밸런스한 '김용식'이라는 이름에 담긴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분명히 '수컷' 벵갈고양이를 데려와,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용식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는 민준 씨. 그렇게 용식이와 끈끈한 형제애를 쌓아가던 중 민준 씨는 우연히 용식이가 암컷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용식이를 입양 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데. 다소 혼란스럽기는 했으나 이미 단단해진 둘의 사이에 용식이의 성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흔한 오빠 집사 가진 고양이가 자는 법(a.k.a.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집사 침대!) |
이제 민준 씨는 용식이의 형에서 든든한 오빠 집사로 살아가고 있다. 원래 활발한 성격이었던 용식이는 오빠 집사를 등에 업어서일까 매사에 거침이 없는 걸크러시 넘치는 냥이가 돼버렸다. 대형견도 주인에게 아기처럼 폭 안기게 만든다는 동물병원에 갔을 때도 전혀 겁먹지 않고 시종일관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귀여움을 무기 삼아 수의사 선생님의 책상을 놀이터처럼 활보하기도 했다는데.
"수의사 선생님, 어서 와~ 이런 고양이는 처음이지?' |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면서 달려온다"며 민준 씨는 용식이에 대한 애정 어린 자랑을 늘어놓았다. 민준 씨는 "너무 활발해서 감당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용식이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이름처럼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 오래도록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빠 집사, 우리 꽃길만 가즈아~!" |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