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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노컷뉴스

"저는 '박사방' 중학생 피해자입니다"

인터뷰

텔레그램 운영자..'스폰 알바'로 접근

주식 사진, 계좌 사진 보내주며 신뢰↑

몸→얼굴→가학적인 사진 요구, 강압

성인보다 미성년 피해자 더 많을 것

"피해자 분들, 우리 이제 그만 힘듭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N번방’ 피해자)


지금부터 들려드릴 인터뷰는 N번 방, 박사 방 피해자 인터뷰입니다. N번 방. 그리고 그중에서도 악랄했던 박사 방. 어제도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만 여성들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준다고 꾀어낸 뒤에 나체 영상과 신상 정보를 손에 쥡니다. 그리고는 그 여성들에게 잔혹하고 엽기적인 영상을 찍도록 협박을 한 거죠. 나체 촬영 정도를 넘어서 여성이 신체 중요 부위에 스스로 자해를 하게 하는 영상도 있었고요. 사람을 보내서 성폭행을 하는 영상도 있었고요. 저희가 차마 방송에 소개하기 어려울 만큼 엽기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영상이 올라오던 방이 ‘박사 방’이었고 그 방의 운영자가 일명 ‘박사’죠. 최소 25만 원, 최대 155만 원까지 입장료를 내고 이 방에 입장한 회원들은 이런 성착취 영상을 즐겼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만 74명인데 아직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세상에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만날 이 여성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누군가는 나서서 공론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결심했다는데요. 2018년 미성년자일 때 이 일을 당했다고 합니다. 만나보죠. 음성 변조를 한다는 점 여러분 양해를 해 주시고요.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네.


◇ 김현정> 어려운 와중에 이렇게 목소리 내주셔서 우선 고맙습니다.


◆ 피해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 상황은 좀 괜찮으시고요? 안정은 찾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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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 피해자> 네.


◇ 김현정> 2018년에는 고등학생이셨던 거예요?


◆ 피해자> 그때는 중학생이었습니다.


◇ 김현정> 아, 중학생이던 때 였군요. 어떻게 하다가 이들의 올가미에 걸리게 되셨어요?


◆ 피해자> 그때 제가 생활비 쪽으로 너무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선택지가 아예 없었거든요.


◇ 김현정> 가정 생활비가 없어서?


◆ 피해자> 네. 여러 곳을 찾아보다가 채팅 어플들을 찾게 되었고 그 어플에서 생활비를 어떻게 하면 구한다는 조건 만남 그런 걸 보는데 어떤 분께 채팅이 오더라고요. 스폰 알바해 볼 생각 없냐고. 그러다가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분에게) 연락을 하면서요.


◇ 김현정> 연락이 먼저 왔어요, 쪽지가?


◆ 피해자> 네, 제가 글을 올렸는데 쪽지가 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 쪽지에서는 뭐라고 하면서 꼬이던가요?


◆ 피해자>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스폰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월 400 정도 준다고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 고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이른바 조건 만남 같은 거죠? 남성하고 만나는 이런 알바인데 월 400을 주겠다?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러고요?


◆ 피해자> 얘기를 좀 나누다가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로 이동을 하자 그러는 거예요.


◇ 김현정> 텔레그램을 그 당시에 피해자 분께선 사용하지 않았고요?


◆ 피해자> 아예 모르는 어플이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걸 깔라고 하고 그쪽으로 이동하자고 해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래서요?


◆ 피해자> 돈을 보내줄 테니 계좌를 알려달라 이러더라고요. 돈 보내준다고 하니까 그때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은 보내고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안 가르쳐주는데 어떻게 계좌를 보낼 생각을 하셨어요?


◆ 피해자> 주식 사진이랑 돈 입금 예정 사진을 보내주더라고요. ‘이 주식을 빼는 데 5일이 걸리고 일단 이 사진을 보내줬으니까 믿고 나를 기다려달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주식 하는 걸 보낸 것은 ‘나 이렇게 주식 같은 거 다루는 사람이다’ 라고 중학생한테 과시하듯이 보낸 거군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러면 그때 중학생 입장에서는, 그거 보니까 뭔가 이 사람 진짜 돈을 만지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신뢰가 갔어요?


◆ 피해자> 네. 그때는 신뢰가 그렇게 갔어요.


◇ 김현정> 그래서 돈은 급하고 이 사람이 큰돈을 보내준다고 하니까 일단 계좌하고 이름하고 보낸 겁니까?


◆ 피해자> 네. 그러고 나서 한 몇 분 뒤에 자기가 폰 선물을 해 줄 테니까 주소랑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거예요.


◇ 김현정> 핸드폰을 준다고요, 새 핸드폰을?


◆ 피해자> 네, 새 핸드폰을. 그때는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툭하면서 알려줬었어요.


◇ 김현정> 어떤 걸, 전화번호를?


◆ 피해자> 네, 전화번호와 주소 다.


◇ 김현정> 그러면 이름, 전화번호, 주소, 계좌번호가 순식간에 다 나간 거네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여러분, 이렇게 신상 정보를 손에 얻은 다음부터는 이 피해 여성을 휘두르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엽기적인 영상을 찍어 올리라고 원한 건 아닐 테고요?


◆ 피해자> 네. 처음에는 몸 사진만 요구하다가 몇 시간 뒤에 얼굴까지 있는 걸 보내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저는 그런 건 부담스러우니까 만나고 나서 돈 받고 나서 하면 안 되냐고 하니까 ‘내가 선물까지 사줬는데 그런 것도 못 해 주냐’ 고 약간 말투가 강압적이었어요. ‘내가 선물까지 사줬는데 이렇게 하면 안 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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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피해자> 그래서 그냥 보냈죠. 하라는 대로 계속했죠. 그런데 갑자기 엽기적인 플레이(를 시키는 거예요.) 교복을 입어달라. 교복을 입은 다음 스타킹을 입은 다음 찢어달라. 학용품 같은 것 사용해 달라. 이런 얘기를 계속하더라고요.


◇ 김현정> 학용품을 사용해서 성행위를 해 달라?


◆ 피해자> 네네. 네임펜 두꺼운 것 아시죠? 네임펜 두꺼운 거. 그걸 가지고 OO 하라는 거예요. 그때도 약간 말투가 강압적이었어요, 좀 세게. 그래서 그때 처음 영상을 찍자마자 피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피 있는 영상 보내면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너무 아프다고 보냈어요. 그러니까 한 10분 뒤에 답장이 오더라고요. 그래도 하라고. 그리고 또 하는 걸 찍어 보내니까 이번에는 또 끝까지 OOOO하고 빼라 이러는 거예요. 아직도, 너무 고통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너무 고통이 심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세상에, 중학생이었잖아요?


◆ 피해자> 네, 중학생이요.


◇ 김현정> 그런데 다 따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건 왜 그렇죠?


◆ 피해자> 이미 제 얼굴이랑, 목소리, 제 개인 정보가 이 사람한테 이미 다 있는 상태잖아요. 여기서 그만둔다고 하면 그 사람이 이 정보 가지고 협박을 할까 봐.


◇ 김현정> 그래서 지금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그런 일을 중학생이 해서 얼마나 넘긴 것 같아요, 그 영상 자료를?


◆ 피해자> 영상을, 제가 봤을 때는 40개 넘게 넘긴 것 같아요. 40개 넘게.


◇ 김현정> 신체적으로 상처가 남지는 않았어요? 병원을 다니거나 치료받거나 그렇게 할 수준은 아니었어요?


◆ 피해자> 신체가 상처받은 것보다 마음 상처가 되게 커서요.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어요.


◇ 김현정> 그랬겠네요.


◆ 피해자> 조울증도 생기고 우울증도 생기고 한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가고 스토킹 당하는 기분이 들기는 들었어요. 밖에 나갈 때도 완전 꽁꽁 싸매고 누가 알아보면 안 되니까 완전 꽁꽁 싸매고 풀무장하고 그 여름날에.


◇ 김현정> 세상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영상이 지금 생각해보니 N번 방 같은 곳에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 피해자> 네.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영상이 만약 야동 사이트에 불법 공유를 하면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다 적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이, 제 얼굴도 알고 다 아니까 이거 가지고 무슨 협박을 하지 않을까. 이걸 가지고 평생 괴롭히지 않을까. 직장 생활을 한다 그래도 그때 가서 뒤꼬리가 계속 잡히지 않을까. 그 사건 이후로 한 몇 주 뒤에 제가 폰 번호를 아예 바꿔버렸어요. 이사도 가고요.


◇ 김현정> 극도의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네요, 이제 보니까. 그야말로 수렁이네요.


◆ 피해자> 네,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식으로 피해를 당한 여성이 경찰이 파악한 수로만 74명이라고 그럽니다. 그중에 미성년자가 16명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 숫자가 다일까요?


◆ 피해자> 아니요. 저 같은 경우는 그런 채팅 어플을 통해서 만난 거잖아요. 그런 곳에 스폰 알바 구한다는 채팅이 엄청 많이 올라와요. 이게 엄청 많이 올라오는데 과연 74명이라는 사람만 그것에 걸려들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엄청 많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경찰이 파악하기론 미성년자가 16명이라고 하는데, 미성년자의 수도 훨씬 많을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피해자> 제가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10살짜리 애한테 한 행동인데 몸 사진을 보내주면 기프티콘을 5만 원짜리 주겠다는 거였어요.


◇ 김현정> 10살짜리까지 피해자가 있다는 증언을 들었다?


◆ 피해자> 성인보다 제 개인적으로는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성인보다 미성년자가 더 많을 거라고 보신다고요?


◆ 피해자> 네. 왜냐하면 조건 만남 어플이라든지 그런 트위터 계정 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사용자가 학생이거든요.


◇ 김현정> N번 방, 박사 방 이런 범죄자들이 노린 건 주로 학생, 미성년자다. 즉 학생, 미성년자가 상당히 많은, 피해자의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 피해자> 미성년자, 아예 사회생활 같은 거 아예 모르는 미성년자들한테 더 했을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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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이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훨씬 더 가중 처벌이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미성년자 피해자가 용기를 내서 증언을 해 준 건 정말 값진 증언인 건데요. 들으셨겠지만 이 N번 방 운영자 중에서도 가장 악랄하다고 알려진 박사 신상이 어제 한 언론에 의해 공개가 됐습니다.


◆ 피해자> 네, 봤습니다.


◇ 김현정> 본명은 조주빈이라고 하고 한 대학교 학보사 기자 출신. 그 기자로서 학보사 활동을 할 때 썼던 글도 공개가 됐는데 ‘학생들의 안전에 더 대학은 힘을 써야 한다.’ 이런 글까지 있더라고요.


◆ 피해자> (한숨) 보면서 저면서 진짜로 손이 떨리더라고요.


◇ 김현정> 손이 떨려요?


◆ 피해자> 네.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이렇게 미성년자 포르노를 다 공개해버리고 협박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고 하는 게 정말 화가 나고 미칠 것 같다고요.


◇ 김현정> 미칠 것 같다고요?


◆ 피해자> 네. 꿈에도 자기 전에 문득 생각나요. 만약에 내 영상이 공개돼서 바로 내일 아침에 카톡이 수 만개가 오고 SNS에 퍼져있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너무 겁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이야기 들으셨겠지만 우리나라의 법이라는 게 이런 온라인 성범죄에 대해 관대해서 솜방망이 처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약한 처벌밖에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답니다. 그 얘기 듣고는 어떠세요?


◆ 피해자> 한숨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지금 제가 고통 속에 살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사람도 못 만나고 하는 시기에 그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그 영상을 또 그런 방에 올리면서 자기 성욕구를 채운다는 그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요. 제가 한 도구였다는 그런 생각에 너무 끔찍하고요, 이제는.


◇ 김현정> 어떻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피해자>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나와서 그 사람이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 김현정> 지금 말이죠. 인터뷰하는 학생처럼 누군가에게 말 못 하고 끙끙 앓고 있는 피해 여성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요.


◆ 피해자> 일단은 이제서야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수면 위로 올라온 게 다시 가라앉을 수 있으니까 그런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시면 진짜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이제 그만 힘들어 하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학생, 제가 너무 감사하고요. 여러분, 사실은 하루 종일 굉장히 힘겨운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리고 인터뷰를 하는 겁니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학생, 피해자 힘내시고 씩씩하게 사셔야 돼요. 이겨내셔야 돼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좌절하고 안 좋은 생각하고 하면 이거 나쁜 사람한테 지는 겁니다?


◆ 피해자> 당연하죠.


◇ 김현정> 응원하겠습니다. 꼭 힘내세요.


◆ 피해자>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 힘든 인터뷰였네요. 2018년 그러니까 이 인터뷰이가 중학생일 때 이 박사, N번 방 운영자에게 성착취를 당한 그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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