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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노컷뉴스

임현주 아나가 본 '밤쉘'…"나만의 얘기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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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나래미디어 등 제공

우리 사회에 관한 소신 발언과 실천을 이어가는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권력형 성폭력에 맞선 여성 언론인들을 그린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을 본 소감을 전했다.


임현주는 지난 11일 서울에 있는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하 밤쉘) 관객과의 대화에 패널로 참석해 "일단 이 주연배우들(사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 충분히 볼 만한 영화겠다는 기대감을 안고 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는 정말 많이 깜짝 놀랐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단지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이야기구나' 하는 공감을 많이 느꼈다"며 "어떤 점에서는 같이 화가 났고 또 많이 위안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현주는 영화 속 각 주인공에 대한 커다란 공감대도 나타냈다.


먼저 마고 로비가 맡은 케일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순수한 열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아나운서를 꿈꾸기 시작했을 때 방송국에 입사하기 전 굉장히 열정 넘치는, 순수한, 어떤 것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그런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감했다"고 말했다.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 그레천을 두고는 "소위 미인대회에도 나가고 수석 졸업도 하고, 그렇게 항상 자기가 원하는 대로 노력해서 무언가를 다 이루어 왔는데, 방송국에서는 어느 순간 유리천장을 느낀다"며 "내가 더 이상 선택할 수 없고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 저도 그걸 굉장히 많이 느꼈다. 나중에 결국 용기를 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했다.


끝으로 샤를리즈 테론이 분한 메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저보다 한 세대 조금 위의 모습, 혹은 현재 저의 모습이 많이 오버랩 됐다"며 "억울한 상황을 말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고, 수단도 없었고, 그래서 결국에는 거기에 적응해 나가야 했던 인물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고, 그 자리에 올라가 힘을 갖게 됐을 때 그 힘을 사용한 것에 대해 많은 감정 이입과 공감을 했다"고 설명했다.


임현주는 "나에게 기대하는 게 아름다움과 젊음이라는 생각 때문에 늘 다이어트에 시달렸고, 항상 작은 옷 사이즈에 저를 맞췄던 것 같다. 그 시간이 너무너무 힘들었다"며 "옷이 안 맞거나 옷을 잘 소화하지 못하면 다 내 탓이구나 자책도 많이 했었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언제부턴가 더 이상 '나는 그런 역할을 감당하고 싶지 않다' '나도 내가 가진 어떤 힘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고 아나운서로서 자신의 삶을 전했다.


그는 "더 이상 성적 대상화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시도하면서 조금씩 제 나름대로의 자리를 찾아갔던 것 같다"며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옷이 굉장히 편한데, 평소 방송도 이런 착장으로 하게 됐다. 그런 변화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 가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은 많이 멀다"고 부연했다.


임현주는 "갑자기 누가 '그래 바꿔 줄게' 해서 변한 건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조금씩 역할을 해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삶을 살아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있고, 나도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게 우선되어서 그 역할을 해야겠다기보다 사실은 나를 위해서, 내가 그렇게 살아가고 싶으니까라는 측면"이라며 "함께 했을 때 응원이 중요한 것 같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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