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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에 귓속말 김평화…재판에서 드러난 '실세'

가평 평화의궁전서 이만희에 귓속말 김평화…그는 누구?

지파장 등 간부들에 지시…이만희 대리인 노릇

신현욱 소장 "1인자 이만희에게 가장 총애받는 김평화가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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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가평 평화의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평화씨(사진=이한형기자)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던 지난 3월, 이만희 교주가 가평 평화의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 앞에 앉은 이 교주는 귀도 잘 안 들리는 듯 했고, 말도 어눌해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해 보였다.


그런 그에게 '육체영생'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고, 머뭇거리다 대답하려는 이 교주의 말을 옆에 있던 한 여성이 막아섰다.


자색 정장에 안경을 쓴 그 여성은 이 교주에게 "질문 아니에요. (대답) 안하셔도 돼요"라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이어 이 교주에게 "최근 어디 있었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도 여성은 또 다시 이 교주의 말을 끊고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세요"라며 속삭였다.


20여분 간 이어진 기자회견 동안 여성은 마치 이 교주를 조종하듯이 귓속말을 이어갔고, 이 교주는 그의 말대로 말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노쇠한 모습으로 나타난 이만희 교주보다 그의 옆을 지켜서 있던 이 여성에 주목했다. 그가 바로 김평화다.

지파장·부서장들도 김평화에게 업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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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평화가 이단 신천지의 '숨은 실세'임을 짐작할 수 있는 증거들이 최근 이만희 교주의 재판과정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교주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평화와 신천지 신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증거로 공개했다.


증거 자료를 보면 김평화가 이 교주의 옆에서 지파장이나 간부급 교인들로부터 전달받은 업무 내용에 대해 이 교주를 대신해 방침을 전달·지시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질적인 '2인자'였던 것이다.


자료에는 김평화와 한 신천지 간부의 대화 내용 중 간부가 김평화에게 이 교주에게 보고할 내용을 전달하자 "지금 식사하시고 쉬고 계시니 이따 말씀드리겠다"는 대목 나온다.


나이가 많은 이 교주의 사생활을 일일이 챙겨온 김평화가 자신을 거쳐야 이 교주에게 보고가 전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신천지내 12명의 지파장과 24명의 부서장들도 김평화에게 행동 지침을 묻고, 김평화는 이만희 교주의 이름으로 지시를 전달했다.


검찰이 제시한 또다른 증거에는 신천지 총회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알려진 총무가 행사 장소 대관에 문제가 생기자 김평화에게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평화는 "민원을 많이 넣다보니 대관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일단 대화해 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총무의 보고에 "예"라며 짧게 답했다.


김평화는 재판 중에도 매번 재판정에 나와 방청하는 등 여전히 이 교주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범한 신도에서 실세로 올라선 김평화

과거 김평화는 요한지파에서 행정서무로 근무하던 평범한 신천지 신도였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이만희 교주의 부인인 김남희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가 신천지에서 탈퇴하자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 비서로서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들은 "언론에서 김평화가 2인자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 안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위로 치면 200인자도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전혀 다르다.


신천지 고위 간부 출신인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는 공산주의 체제, 독제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지파장이라 할지라도 절대적인 1인자인 이만희가 가장 총애하는 김평화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만희의 신변에 문제가 생겨 지금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현실적인 2인자는 김평화밖에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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